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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비순례 15일째] 곳곳서 전해진 불자들 정성에 훈훈해진 순례길

10월21일, 31km 행선…충북 출발 강원 거쳐 경기 도착
윤병관 대표 휴식공간·포항 무심사 따뜻한 물수건 보시

15일차 상월선원 만행결사 자비순례는 따뜻했다. 모처럼 포근한 날씨에 추위 걱정 없이 행선에 집중했고, 걸음걸음 전해진 정성들로 마음까지 훈훈했다.

하루 전 15일차 코스 점검을 위해 답사에 나선 진행팀은 출발부터 곤란한 상황에 처했다. 숙영지를 출발해 7km 지점에서 첫 번째 휴식을 계획했는데 100여 대중이 함께 쉴만한 공간은 물론 화장실조차 찾을 수 없었다. 유일한 관공서인 보건소에 협조를 요청했지만 작은 시골동네라 적당한 장소가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마침 그때 보건소를 찾았던 윤병관 샘말정미소 대표가 정미소에 벼를 말리는 공간과 화장실이 있으니 괜찮다면 그곳을 이용하라고 했다.

새벽 6시 결사대중이 도착한 샘말정미소는 화장실이 말끔히 청소돼 있었고 화장지도 넉넉히 준비돼 있었다. 대중이 쉬도록 마련된 바닥에는 깨끗이 닦여진 플라스틱 팔레트가 깔려있었다. 20분의 휴식 후 떠나는 결사대중에게 윤 대표는 즉석에서 쌀 2포대를 보시하기도 했다.

“내 집에 이렇게 많은 분들이 지나가며 쉬어가는 인연이 과거는 물론 앞으로도 있겠습니까. 잠시나마 편안하게 쉬면서 피로를 푸셨다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스님들과 불자들이 코로나19 종식을 위해 서울까지 걸으며 기도한다는데 이 정도도 못하겠습니까. 따뜻한 한 끼 공양이라도 올리고 싶어 올해 제가 직접 농사지어 도정한 쌀을 전달했습니다.”

자비순례의 원만회향을 기원하는 윤 대표에게 상월선원 회주 자승 스님을 비롯한 결사대중은 박수와 합장인사로 감사를 표했다. 충주 양성면 샘말정미소에서의 휴식 후 결사대중은 6km를 행선한 후 강원도 원주 경계에서 아침공양을 했다. 바닥에 작은 방석을 깔고 앉아 공양을 하는 가운데 포항 무심사 신도 강순옥(보현행) 불자가 따뜻한 물수건을 결사대중에게 건넸다. 행여 물수건이 차가워질까 그는 고무장갑을 끼고 뜨거운 물에 수건을 적셔 직접 물을 짜낸 후 결사대중 한명 한명에게 전달했다.

“텐트 안에서 불편한 잠을 자고 세수도 제대로 못한다는 얘기를 듣고 아침공양 시간에 맞춰 따뜻한 물수건이라도 공양 올려야겠다는 생각에 포항 무심사 신도들이 마음을 모았습니다, 매일 새벽 1시에 물을 끓이고 수건을 준비해 새벽 2시에 포항을 출발합니다. 마음으로 동참하며 자비순례가 회향할 때까지 무심사 신도들은 함께할 것입니다.”

이날 하루 결사대중은 충북 청주를 출발해 강원도 원주를 거쳐 경기도 여주에 도착했다. 걸음걸음마다 불교중흥과 국난극복을 발원하며 마음과 마음을 모았다. 삼현 스님은 “발에 물집이 잡히고 발목을 접질리는 등 시련은 있었지만 의료팀의 정성스런 치료와 여러 대중들의 응원으로 포기하지 않고 걷고 있다”며 “정진의 길에 나선 결사대중 모두를 존경하며 불교의 저력을 느끼는 시간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결사대중 이영규 나산사업 대표이사도 “많은 분의 정성으로 행선에만 집중해 걷고 있다”며 “인도성지를 걷는다는 마음으로 석가모니불 정근, ‘반야심경’ 독송, 광명진언 등을 염송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15일차 숙영지 여주 금은모래캠핑장에는 용주사를 비롯해 조계종 제2교구 스님과 불자 등 50여명이 결사대중을 맞이했다. 용주사 주지 성법 스님은 “앞으로 남은 일정 끝까지 건강하고 원만하게 회향하기를 기원한다”고 인사했다. 결사대중은 10월21일 31km를 묵언정진했으며, 지금까지 381km를 순례했다.

여주=김현태 기자 meopt@beopbo.com

[1558호 / 2020년 10월2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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