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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 별이 된 노동자 고 문중원 기수…1주기 추모제

기자명 김내영
  • 사회
  • 입력 2020.11.24 17:37
  • 수정 2020.11.25 14:54
  • 호수 1563
  • 댓글 0

조계종 사회노동위, 11월24일 정부청사 인근서
극락왕생 발원·진상규명·마사회 제도개선 요구

“자식 잃은 슬픔에 가슴이 찢어질 듯 아프지만, 중원이를 위해 그리고 사회적 약자들을 위해 도움을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한국마사회의 열악한 노동환경을 고발하고 스스로 목숨을 내던진 고 문중원 기수의 아버지 문군옥씨가 진상규명에 앞장섰던 불교계를 비롯해 시민단체, 민주노총에 감사인사를 전했다.

11월24일 서울 정부청사 옆 세종로 공원에서는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주관으로 고 문중원 기수 1주기 추모제가 봉행됐다. 고인의 극락왕생을 발원하고 마사회의 근본적인 개선을 요구하는 마음을 담아 진행한 추모제에는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에 따라 사회노동위원회 위원 스님들과 고인의 가족들만이 참석했다.

오열하는 고 문중원 기수 유가족.
오열하는 고 문중원 기수 유가족.

추모제는 한국마사회 적폐청산을 위한 시민대책위원회가 11월29일까지 마사회 개혁을 촉구하며 선포한 ‘문중원 열사 1주기 추모주간’ 사업의 일환으로 열렸다.

추모제 내내 오열하던 고 문중원 기수 아내 오은주씨는 “한 사람의 생명은 누구의 아들이고, 누군가의 남편이고, 또 누구의 아빠이다”며 “더 이상 억울한 죽음이 발생하지 않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고 문중원 기수 아내 오은주씨.
고 문중원 기수 아내 오은주씨.

고 문중원 기수는 한국마사회 ‘렛츠런파크 부산경남(부산경마공원)’에서 일하다 11월29일 승부조작, 부당 지시와 횡포, 조교사 개업비리 등을 고발하는 유서를 남기고 기수 숙소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문 기수 사망 이후 진상규명을 위한 100일 여만의 노력 끝에 마사회와 시민대책위는 ‘경마공원 사망사고 재발방지를 위한 합의서’에 서명했다. 합의서에는 기수 처우 개선, 조교사 개업 심사 과정의 투명성 제고, 부산경남 기수 사망사고 재발을 위한 연구용역 수행, 책임자 처벌 등의 내용이 담겼다. 책임자 처벌을 위한 검찰 수사는 진행 중이다.

아버지 문군옥씨는 영정사진 속 아들을 하염없이 만지고 부르며 통곡했다
아버지 문군옥씨는 영정사진 속 아들을 하염없이 만지고 부르며 통곡했다.

추모의식에 앞서 사회노동위원회 서원 스님은 “문중원 기수가 떠난 지 1년이 지났지만 바뀐 것은 하나도 없다. 여전히 사회적 약자들은 사회의 부정과 갑질, 부조리로 인해 고통받고 있다”며 “사회노동위원회는 고인이 염원했던 밝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한웅 사회노동위원회 집행위원장도 “문 기수의 죽음 이후에도 과천 경마공원에서 말관리사 2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며 “유가족들과의 합의만으로는 근본적인 해결이 될 수 없다. 사회 약자들이 정부를 믿고 살아갈 수 있도록 철저한 진상규명과 마사회의 개혁에 앞장서 달라”고 촉구했다.

사노위 스님들은 염불과 추모의식으로 고인의 극락왕생을 발원했고, 의식이 진행되는 동안 유가족은 고인의 영정사진이 모셔진 영단에 헌향하고 절하며 고인을 추모했다. 아버지 문군옥씨는 영정사진 속 아들을 하염없이 만지고 부르며 눈물지었다.

김내영 기자 ny27@beopbo.com

[1563호 / 2020년 12월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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