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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기 불화 표준 '남장사 영산회 괘불도' 보물된다

  • 성보
  • 입력 2021.01.07 14:30
  • 수정 2021.01.08 18:59
  • 호수 1569
  • 댓글 0

문화재청, 1월7일 지정예고
23명 스님들이 제작한 걸작

 

이번에 새롭게 보물로 지정 예고된 ‘상주 남장사 영산회 괘불도’ 그림 중앙에는 석가여래가 앞으로 걸어나오는 듯 압도적인 크기로 배치돼 있다. 세밀하게 표현된 문양과 명암이 입체감을 더한다. 

정조 1년(1776년) 불화를 그리는 경상도 지역 23여명 화승(畵僧)과 이들을 이끄는 수화승 유승 스님이 참여해 제작한 ‘상주 남장사 영산회 괘불도 및 복장유물’과 인조 8년(1630) 경전을 보관하고자 만들어진 ‘구미 대둔사 경장’이 보물로 지정된다.

문화재청(청장 김현모)은 1월7일 ‘상주 남장사 영상회 괘불도 및 복장유물’과 ‘구미 대둔사 경장’을 보물로 지정 예고하고, 앞서 예고된 ‘문경 봉암사 마애미륵여래좌상’ ‘미륵원명 청동북’ ‘고성 옥천사 영산회 괘불도·함’을 각각 보물 제2108·2109·2110호로 지정했다.

이번에 새롭게 보물로 지정 예고된 ‘상주 남장사 영산회 괘불도 및 복장유물’은 높이 11m에 이르는 대형 불화 1폭과 복장낭, 함을 포함한 복장유물로 구성됐다.

새롭게 보물로 지정 예고된 ‘상주 남장사 영산회 괘불도 및 복장유물’은 높이 11m에 이르는 대형 불화 1폭과 복장낭, 함을 포함한 복장유물로 구성됐다. 조선후기 수화승 유성 스님을 비롯한 경상도 지역 화승 23여명이 참여해 조성한 것으로, 18세기 후반기 불화의 기준이 되는 작품이다. 같은 시기에 제작된 괘불들은 여러번 보수를 거치며 원래 모습을 상실했으나 이 불화는 원형을 잘 간직하고 있어 높은 가치로 평가받고 있다.

그림 중앙에는 석가여래가 앞으로 걸어나오는 듯 압도적인 크기로 배치돼 있다. 세밀하게 표현된 문양과 명암이 입체감을 더한다. 문화재청은 “석가여래를 협시하는 좌우 보살과 그 뒤에 위치한 사천왕, 용왕, 용녀의 표정이 권위적이지 않고 친근하게 표현돼 있다”며 “특히 각 존상의 비중에 따라 채색을 달리해 강약을 조절한 점은 화승들의 재치가 발휘돼 있어 예술성이 매우 높은 작품”이라고 강조했다.

‘구미 대둔사 경장’은  불교경전을 보관하는 건물인 ‘예천 용문사 대장전과 윤장대’(국보 제328호)를 제외하면, 불교경전을 보관하는 목공예품으로서는 처음으로 지정 예고돼 의미가 크다.

‘구미 대둔사 경장’은 제작시기, 제작자, 용도가 왼쪽 경장 뒷면과 윗면에 기재돼 있어 조선시대 불교 목공예품 가운데 시기를 명확하게 알 수 있는 매우 희귀한 사례다. 불교경전을 보관하는 건물인 ‘예천 용문사 대장전과 윤장대’(국보 제328호)를 제외하면, 불교경전을 보관하는 목공예품으로서는 처음으로 지정 예고돼 의미가 크다. 문화재청은 “명문을 통해 제작시기, 제작장인을 알 수 있어 학술·공예사 분야에서 중요하며 규모도 크고 조형적으로도 우수해 조선후기 불교목공예 편년과 도상연구 기준이 될 수 있어 보물로 지정해 보존할 가치가 충분하다”고 밝혔다.

경장의 좌우 문비(門扉)  안쪽으로는 사천왕 선묘불화가 각각 두 구씩 배치돼 있다. 선묘불화는 붉은색 혹은 감색 바탕지에 금은 가루만을 사용해 선을 그리거나 새겨 표현한 것을 의미한다.

경장의 좌우 문비(門扉)에는 큰 연꽃과 모란이 조각돼 있으며 안쪽으로는 사천왕 선묘불화가 각 2구씩 배치됐다. 문화재청은 “장식성이 화려하다기보다는 단순하고 소박하며 연꽃, 모란이 있어 조각과 회화적인 요소가 잘 어우러졌다”며 “사천왕도는 원래부터 한 쌍으로 제작돼 대웅전 불단 좌우로 놓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둔사 경장은 제작 당시 문양과 기법을 상실하지 않아 17세기 채색기법 연구와 선묘불화 연구에 귀중한 자료가 되며 사천왕도는 17세기 선묘불화 가운데 유일한 사례”라고 말했다. 선묘불화는 붉은색 혹은 감색 바탕지에 금은 가루만을 사용해 선을 그리거나 새겨 표현한 것을 의미한다.

이날 문화재청은 앞서 지정 예고됐던 불교문화재 3건을 보물로 지정했다. ‘문경 봉암사 마애미륵여래좌상’ ‘고성 옥천사 영산회 괘불도 및 함’ ‘미륵원 명 청동북’이다.

보물 제2108호 ‘문경 봉암사 마애미륵여래좌상’.

보물 제2108호 ‘문경 봉암사 마애미륵여래좌상’은 현종 4년(1663) 봉암사 옥석대(백운대)에 조성된 마애불이다. 높이 5.39m, 너비 5.02m 정도로 불상 주변을 깊게 파 광배를 만들고 윗부분은 깊게, 아랫부분은 점차 얕게 파 부조(돋을새김) 기법으로 처리했다. 수인은 미륵불 수인 가운데 하나인 용화수인이다. 두 손으로 긴 다발형 꽃가지를 쥐고 있다. 특히 조선후기 명찰 스님(明察, 1640~1708)의 문집 ‘풍계집’ 환적당대사 행장에 ‘문경 봉암사 마애미륵여래좌상’ 제작시기, 주관자, 존상 명칭이 수록돼 있다. 이 행장에 의하면 마애미륵여래좌상은 환적당 의천 스님(義天, 1603∼1690) 발원에 의해 조성됐다고 한다.

문화재청은 “마애미륵여래좌상은 둥글고 갸름한 얼굴에 오뚝한 콧날, 부드러운 눈매, 단정히 다문 입술이 자비롭고 인자한 인상을 풍기고 있다”며 “얼굴, 자세, 착의법 등 세부표현에서는 1622년 조성된 ‘나주 죽림사 세존괘불탱’, 1653년 ‘구례 화엄사 영산회괘불탱’과 같은 17세기 괘불 표현요소가 확인돼 이들 불화와의 상관관계를 엿볼 수 있고 문헌으로 고증이 가능한 몇 안되는 마애불”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도상연구, 사실적 조각수법, 당대 불화와의 연관된 창의적 표현 등 예술적 가치가 높고 역사, 학술적으로도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보물 제2109호 ‘미륵원명 청동북’.

보물 제2109호 ‘미륵원명 청동북’은 고려 명종 20년(1190) 미륵원에 걸기 위해 제작한 금고이다. 미륵원은 충남 공주에 있는 사찰 인제원(仁濟院)의 후신이며, 청동북은 공양 시간을 알리거나 대중을 모을 때 사용하는 불교의식구로 금구, 반자, 쇠북으로도 불린다. ‘미륵원명 청동북’은 3개 뉴(鈕, 고리)를 가진 전형적인 고려 청동북이며 안쪽에는 당좌를 중심으로 꽃잎을 가진 연꽃 16송이가, 당좌 안에는 14개 연꽃 씨가 양각으로 새겨져 있다. 12세기 청동북 가운데서도 비교적 크고 제작연대, 명칭, 발원자, 사찰명도 명확히 확인된다. 문화재청은 “청동북이 마모돼 원래 금속 표면이 드러나 보이기도 하나 얕게 도드라진 양각으로 표현된 연꽃잎이 균형감 있게 배치돼는 등 문양 조각 솜씨가 좋고 고려 청동북 제작 기법을 확인할 수 있다”며 “확실한 제작 연대가 확인되는 귀중한 작품”이라고 밝혔다.

보물 제2110년 ‘고성 옥천사 영산회 괘불도 및 함’.

보물 제2110년 ‘고성 옥천사 영산회 괘불도 및 함’은 순조 8년(1808) 수화승 평삼 스님을 비롯해 17여명 화승이 참여해 화폭 스무 개를 붙여 제작한 대형불화다. 높이는 10m다. 그림 중앙에 석가여래 삼존이 크게 위치했으며 그 뒤로 아난·가섭존자를, 이들 옆으로 6존 부처님가 배치돼 간결한 구성을 보인다. 문화재청은 “옥천사 영산회 궤불도는 신체묘사·입체기법·색채조화 등 양식에선 18세기를 계승하면서도 색감·비례·인물표현·선묘 등 화풍은 19세기 전반을 담아내고 있다”며 “과도기 양식을 잘 보여주고 있는 귀한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이 괘불도를 담았던 함도 보물로 지정됐다. 여러 모양의 장석과 철물로 장식돼 있고 옻칠로 마감해 형태가 잘 보존돼 있어 충분한 공예 가치를 지녔다는 평이다.

정주연 기자 jeongjy@beopbo.com

[1569호 / 2021년 1월1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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