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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저명학자와 첫 기획학술 심포지엄 연다

  • 교학
  • 입력 2021.01.08 19:00
  • 수정 2021.01.08 19:11
  • 호수 1569
  • 댓글 0

불교학연구회, 한국연구재단이 공모한
‘신진연구자 국제학술지원사업’에 선정
1923곳 학회 가운데 종교분야로 유일
엘칭어·카타오카 교수와 밀착네트워킹

 

7세기 인도불교를 대표하는 사상가로, 인식론과 논리학을 완성했다고 평가받는 다르마끼르띠(Dharmakrīti·法稱, 600~660)는 그의 이름을 딴 국제학회가 유럽·미국·일본에서 조직될 정도로 세계 불교학 분야에서 활발히 연구되고 있으나 국내에는 위상이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불교학연구회(회장 임승택)가 최근 신진연구자를 위한 국제학술 심포지엄 공모사업에 선정됐다. 한국연구재단이 주최하는 이 사업은 해외 저명학자를 국내학회로 초청, 신진연구자들과 밀착 네트워킹을 통해 공동 연구와 논문 발표를 지원하고자 마련됐다. 이번 공모사업은 한국연구재단 우수등재·등재·등재후보학술지를 발행하는 1932곳 학회 가운데 전 학문 영역을 통틀어 25개 학회만 선정됐으며, 종교분야에서는 불교학연구회가 유일하다.

불교학연구회는 프랑스 고등연구원의 엘칭어(Vincent Eltschinger) 교수와 일본 규슈대학의 카타오카(Kei Kataoka) 교수를 초청해 ‘다르마끼르띠와 인도불교의 콘텍스트’를 집중 조명할 계획이다. 7세기 인도불교를 대표하는 사상가로, 인식론과 논리학을 완성했다고 평가받는 다르마끼르띠(Dharmakrīti·法稱, 600~660)는 그의 이름을 딴 국제학회가 유럽·미국·일본에서 조직될 정도로 세계 불교학 분야에서 활발히 연구되고 있으나 국내에는 위상이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불교학연구회는 이번 사업을 통해 다르마끼르띠 철학과 당대의 지적풍토, 나아가 동아시아 불교에 미친 그의 영향을 심도있게 논의할 수 있도록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불교학연구회가 '다르마끼르띠와 인도불교의 콘텍스트' 연구사업을 위해 인도철학 분야를 대표하는 세계 석학을 초빙했다. 왼쪽은 프랑스 고등연구원의 엘칭어(Vincent Eltschinger) 교수, 오른쪽은 일본 규슈대학의 카타오카(Kei Kataoka) 교수.

불교학연구회와 함께할 엘칭어, 카타오카 교수는 다르마끼르띠와 인도철학 분야를 대표하는 세계 석학이다. 엘칭어 교수는 다르마끼르띠를 중심으로 인도 유가행파를 주로 연구하며, 최근에는 ‘브릴 불교백과사전(Brill`s Encyclopedia of Buddhism)’에서 다르마끼르띠 항목을 저술했다. 특히 2014년도 출간한 엘칭어 교수의 ‘호교론으로서의 불교인식론(Buddhist Epistemology as Apologetics)’은 인식론적 관점에서만 접근하던 다르마끼르띠 저작을 6~7세기 인도철학계 흐름 속에서 고찰해, 철학적 전모를 밝혀낸 명저로 평가받고 있다. 불교학연구회는 “불교학자들의 실질적 역량은 고전에 담긴 담론을 체계적으로 재서술할 수 있는 능력에서 비롯된다”며 “세계 학계의 연구 방향을 선도하고 있는 엘칭어 교수와의 교류를 통해 최신 동향을 파악하고 신진학자들의 국제적 안목을 높일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카타오카 교수는 미망사 학파를 중심으로 다르마끼르띠와 인도철학의 관계를 연구한다. 다르마끼르띠가 활동했던 7세기 전반, 인도는 바라문교에 기반한 육파철학과 같은 불교에 비판적인 사상이 위세를 떨쳤다. 미망사학파도 이들 가운데 하나였다. 특히 다르마끼르띠가 미망사의 꾸마릴라(Kumārila Bhaṭṭa, 7세기)와 벌인 논쟁은 그가 어떤 방향으로 연구하고 활약했는지 드라마틱하게 보여준다. 카타오카 교수가 2011년도 출간한 ‘꾸마릴라의 진리, 전지(全知), 그리고 살생에 관한 논의(Kumārila on Truth, Omniscience, and Killing)’는 불교인식론 전통에 대한 대표적 비판자인 꾸마릴라의 입장을 명쾌하게 해설했다고 평가받는다. 불교학연구회는 “카타오카 교수는 불교학이 인도철학 콘텍스트 안에서 연구될 때 유의미함을 강조해 세계 불교학계의 방향을 바꾸는데 큰 역할을 담당한 석학”이라고 강조했다.

불교학연구회는 이들과 11월 초, 2박3일동안 국제학술 심포지움을 연다. 개최 첫날은 엘칭어, 카타오카 교수의 기조 강연이 마련돼 있다. 국내 신진연구자들은 이들이 공유할 중요연구 성과로 최신 동향을 파악할 수 있다. 둘째 날은 신진연구자들이 주제 발표를 한다. 엘칭어, 카타오카 교수가 논평하며 발표된 연구의 타당성, 방향성을 지도한다. 이후 라운드테이블 형식으로 이들과 자유토론을 이어간다. 신진연구자들은 이 시간을 통해 자신의 연구 방향을 밀도있게 기획할 수 있을 것으로 불교학연구회는 전망했다. 셋째 날은 집중 강독회로 마무리된다. 신진연구자들은 엘칭어, 카타오카 교수와 함께 원전을 독해하며, 그들에게 원전 해석의 노하우를 전수받을 수 있다.

심포지엄 효율을 높이기 위해 불교학연구회는 1월부터 사전준비에 들어간다. 우선 신진연구자들은 엘칭어, 카타오카 교수와의 협의를 통해 강독 텍스트를 확정하고, 2월부터 10월까지는 주어진 개별 연구에 몰두한다. 또 7~8월에는 신진연구자들과 대학원생들이 매주 모여 그간 성과를 공유한다. 8월 중순에는 2박3일 선행워크숍도 마련돼 있다. 신진연구자로 참석하는 함형석 전남대 교수는 “엘칭어, 카타오카 교수와의 집중강독회를 통해 국내 신진연구자들의 원전 독해능력이 제고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특히 해외에서는 활발히 연구되는 분야임에도 국내에선 관련 연구가 미진했던 분야인 만큼 이번 심포지엄을 계기로 해외학계와의 격차가 해소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제12대 회장에 연임된 임승택 불교학연구회장도 “해외에서 인지도 높은 세계석학과 국내 신진학자, 대학원생들이 함께 강독하고 자유 토론하는 것은 불교학계 첫 사례”라며 “국내에서 공부하는 젊은 학자들이 국제적 안목을 갖출 수 있도록 앞으로도 주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학회지인 ‘불교학연구’도 국내 우수등재학술지에 만족하지 않고 세계적인 학술지 평가기구인 SCOPUS에 등재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영문 홈페이지 구축, 무진국제학술상 제정, 사단법인 21세기불교포럼 결성 등이 대표적 성과”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국제학술심포지엄을 위해 한국연구재단(이사장 노정혜)이 2000만원을, 사단법인 21세기불교포럼(이사장 황경환·강성용)이 300만원을 지원한다.

정주연 기자 jeongjy@beopbo.com

[1569호 / 2021년 1월1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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