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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비주수행 김자령(자광, 57) - 상

기자명 법보

대비주수행 통해 환희 가득차
자성불수행, 감정 살핌에 도움
수행으로 진정한 행복 깨우쳐

자광, 57

‘엄마가 대비주수행을 해서 정말 다행이다.’

얼마 전 큰 딸이 나에게 무심히 건넨 말이다. 아이의 말 속에는 여러 가지 의미가 들어있다. 

아이들을 힘들게 했던 우리 엄마가 달라져서 고맙고, 아빠의 심신이 힘들어 우리 집에 위기가 왔을 때 수행의 힘으로 잘 극복해줘서 다행이라는 안심의 의미도 담겨있다. 

아이의 이 말을 들으며 지나온 시간들이 스쳐 지나간다. 

대비주수행, 신묘장구대다라니수행을 만난 것은 2009년이다. 그해 봄 과로로 어지러워 입원을 하게 되었다. 앞만 보고 달려오던 나를 돌아보는 시간이었다. 

‘어쩌다 몸이 이렇게 되었을까? 나는 왜 늘 불안하고 조급할까? 매사에 왜 이렇게 짜증이 날까? 아이들은 왜 이렇게 내 맘대로 안 되는 걸까? 남편은 왜 사사건건 미울까?’

뭔가 내 인생이 잘못 흘러가는 것 같았다. 이렇게 살면 안 될 것 같았다.

무늬만 불자에서 벗어나 선지식의 가르침 따라 제대로 공부를 해 내 인생의 방향을 잡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던 중 인터넷 카페를 통해 ‘대비주수행도량/덕양선원 일산법상 스님’을 알게 되었다. 대비주수행은 신묘장구대다라니 독송 10만 독을 목표로 했다. 440여 글자를 한번 읽기도 어려운데 10만 독이라니 쉽지 않을 것만 같았다. 

그러나 매주 금요법회에 가서 스님의 집전으로 도반들과 함께 고성정진을 하고 오면 이상하리만치 마음이 편안해지고 막히고 뭉친 감정의 응어리가 풀렸다. 

스님께서는 대비주에 대한 체험과 확신, 열정과 신심 나는 법문을 통해 나태해지고 지칠 때마다 격려해주시고 바로잡아주셨다.  

덕양선원 카페에는 10만 독을 이미 성취한 도반들의 수행기와 경험담이 잘 정리되어 있었다. 힘든 시기 수행기를 통해 위로도 받고 지혜로운 답을 얻기도 했다.    

49일 단위로 대비주수행을 반복해 입재하고 회향하면서 매일 일과 수행을 하다 보니 멀게만 느껴졌던 10만 독을 성취하고 내 삶의 많은 부분이 수정되고 정리되었다. 약사로서 엄마, 아내, 딸로서 나는 조금씩 안정을 찾았다.

약사로서의 나는 아픈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지치고 힘들어 사람을 만나는 것이 싫을 때가 있었다. 스님께서는 대비주수행을 하는 것 못지않게 일상이 얼마나 중요한 수행인지를 강조하셨다. 

“내가 만나는 사람과 내가 하는 일이 복을 지을 수 있는 기회이자 복전”이라는 법문을 들으면서 약국이라는 내 일터가 큰 복을 지을 수 있는 기회의 공간이라는 생각의 전환이 왔다. 한 사람 한 사람이 내 복전이라 생각하니 출근길이 설레기도 하고 가볍고 환희로웠다. 물론 경계에 걸려 넘어지는 날도 많았다. 그럴 때마다 대비주를 지송하면서 그 마음을 다시 다잡고 밝혔다.

스님께서는 ‘대비주수행’과 함께 ‘자성불수행’도 지도하셨다. 감정은 내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화가 나거나 불안할 때 보면 그 감정과 하나 되어 헤어나지 못할 때가 많다. 그 감정으로 내 삶은 통째로 흔들린다. 

‘자성불수행’은 내 마음 속 깊이 뿌리내린 중요한 감정이 무엇인지, 왜 그러한 것들이 생겼는지, 어떻게 하면 그 감정에서 벗어날 수 있는지에 대한 솔루션을 준다. 더불어 인연에 대한 성찰도 하게 된다. 

엄마로서의 나는 아이들을 낳고 키우는 것이 유난히 힘들었다.  

나는 늘 누구보다 잘해야 한다, 완벽하게 잘 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달려왔다. 그런 내 마음을 아이들은 충족시키지 못했다. 학교성적도 생활태도도 아이들이 내 마음대로 따라 주지 않는 것 같아 화가 났다. 오히려 여유 있고 느긋한 아이들을 보면 뒤쳐질까봐 조바심이 났다. 

대비주수행과 자성불수행을 하면서 내 마음은 차츰 안정되고 고요해졌다. 무작정 앞만 보고 달려온 내가 얼마나 지치고 힘들었는지 알게 되었다. 조금씩 진정한 행복과 만족이 무엇인지, 그리고 있는 그대로의 내가 괜찮은 사람이며 지금의 내가 얼마나 행복한 존재인지 깨달아 갔다. 
 

[1569호 / 2021년 1월1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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