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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과 수행

기자명 황산 스님

수행 잘하려면 몸이 건강해야
건강 잃으면 발보리심도 퇴색
운동·식이요법이 곧 수행과정
마음공부와 몸공부 병행해야

수행이란 마음을 조절하여 어디에도 물들지 않는 건강한 마음을 얻는 것을 말한다. 마음을 능수능란하게 잘 쓸 줄 아는 자가 수행의 경지에 이른 사람이다. 마음을 자재롭게 쓰려면 마음의 구성과 작용 원리를 이해해야 하고, 그 작동원리를 이해하기 위한 방법이 사념처(四念處)다. 사념처란 신수심법의 네 가지를 관찰하는 것으로 신(身)은 몸에 대한 고찰, 수(受)는 그 몸으로 느끼는 것들을 말한다. 심(心)과 법(法)은 마음과 마음에 반영되는 현상을 지속적으로 깊이 있게 관찰하는 것이다.

신과 수는 몸 관찰이 포함되는데 몸을 명료하게 관찰해 몸을 자유롭게 하려면 몸이 건강해야 한다. 몸이 건강하지 않아도 수행할 수 있지만 아무래도 건강하지 않으면 수행에 방해가 된다. 몸을 건강하게 하려면 많은 노력이 필요한데 모두 수행과 관련되어 있다. 

그렇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첫째, 마음이 청정해야 한다. 둘째 근력운동과 유산소운동을 매일해야 한다. 셋째 먹는 것이 청정해야 한다. 이 세 가지는 각각 몸을 건강하게 하는 동시에 마음에 영향을 미치는 행동이니 다 깨달음을 얻는 수행 과정에 포함된다.

깨달음을 얻으려는 마음으로 음식을 먹고, 운동을 하게 되면 그것이 곧 수행이다. 운동과 식이요법의 중요성을 모르면 등한시하지만 알면 알수록 행동으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그래서 수행을 잘하려면 운동하는 방법과 음식을 먹는 것 하나하나까지 공부가 필요하다. 마치 삼법인, 사성제, 팔정도, 육바라밀 등의 가르침대로 마음을 써야 깨달음으로 향해 갈 수 있듯 운동법과 식이요법 등 몸에 이롭게 하는 법을 배워 실천해야 점점 더 건강해진다.

식이요법이 수행의 범주에 들어가는 이유는 마음조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건강해지려면 먹고 싶은 만큼 충분히 먹는 것이 아니라 자기 위장의 7~8할만 규칙적으로 먹어야하며, 달달한 음식과 탄수화물, 염분의 섭취를 줄이고 식이섬유가 많이 함유된 채소를 섭취하되 한입에 30번 이상씩 꼭꼭 씹어야 한다. 일단 몸 안에 들어간 음식은 소화과정을 겪는데, 지용성 영양소는 지방에 녹는 영양소이기에 참기름이나 들기름 같은 지방질도 같이 먹어야 한다. 지방질이 건강에 해롭다는 편견은 버려야 한다. 또 일상에서 당분과 트랜스지방, 환경호르몬, 중금속 등에 늘 노출돼 있기에 주의하지 않고 장기 섭취하게 되면 수행에 방해가 된다. 주림을 채우는 정도의 식습관은 당장은 좋아보여도 100세까지 살아가는 현시대에는 위험하다.

수십년을 수행했던 수행자도 나이가 70이 넘어가면 수행자의 본모습을 잃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100세까지 꼿꼿한 수행자가 되려면 이제는 식이요법과 운동을 반드시 병행해야 한다. 건강을 잃으면 발보리심도 잃기 마련이다. 수행은 숨이 멎는 순간까지 지속해야 하지만 건강을 잃게 되면 마음도 약해져서 발보리심도 옅어지게 된다.

우리 불자들은 지금 당장의 수행도 중요하지만 죽는 순간까지 수행을 놓지 않으려는 것이 더 중요하다. 100세 이후까지 발보리심을 놓지 않고 계속 수행하는 것은 대단히 어렵다. 자칫 계획 없이 살다간 자기도 모르는 사이 불구덩이에 빠져버리게 된다. 삼악도에 빠진다는 것은 죽은 후에 지옥, 아귀, 축생에 태어나는 것만이 아니라 살아 있을 적에 보리심을 잃고 의미 없이 노후를 맞는 것도 의미한다.
 

황산 스님

수행자라 해서 마음공부만 중요하게 여긴다면 노후에 삼악도로 직행하기 쉽다. 젊어서부터 운동과 식이요법 등을 수행삼아 실천하는 몸 수행을 함께 병행해야 할 것이다. 건강을 위해 노력하는 것은 대단한 절제력과 의지력이 필요하다.

황산 스님 울산 황룡사 주지 hwangsanjigong@daum.net

 

[1574호 / 2021년 2월2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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