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비주 수행 이미선(여문, 60) - 하

기자명 법보

수행력으로 코로나19 이겨내
대비주 수행하며 더 감사한 삶
일상 가피·기회로 가득차게 돼

여문, 60

‘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 49가지’를 수행주제로 다루며 ‘MS버킷리스트 49’를 작성했다. 이중에 ‘시부모님께 애교 부리고 용돈 받아보기’가 있는데 시어머니의 기억이 희미해져서 불가능해 보였다. 그래도 진심을 전해야겠다고 생각해 생신날 편지를 써 읽어드리니 곁에 있던 시누이가 어머님 대신이라며 용돈을 주었다. ‘리마인드 웨딩’도 잊지 못할 성취다. 전에는 남편 얼굴도 쳐다보기 싫었는데 지금은 그 마음이 다 녹고 더 편안하고 환하게 웃고 있다. 

어느날 남편의 건강이 악화돼 수술을 해야했다. 사업이 악화되면서 남편에 대한 주변의 여러 기대와 원망 탓에 몸과 마음도 견디질 못한 것이다. 수술이 진행되는 7시간 동안 대비주를 독송하면서 의사선생님의 수술도구 끝에 밝은 전구를 달아드렸다. 수술은 성공적이었고 회복도 순조로웠다. 나중에 남편이 말하길 수술 후 병실에 누워있는데 꿈인 듯 생시인 듯 약병들과 주사바늘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스르륵 사라졌단다. 그리고 테라스 같은 곳에 스님처럼 보이는 많은 분이 가부좌를 하고 큰소리로 기도하시는 모습을 보았다고 한다. 남편은 이 일을 계기로 자연스럽게 불자가 됐고 나의 신행을 지지하고 있다. 

앞으로도 부정적인 업장들이 계속해 사라지고 원력이 커져 원하는 대로의 삶이 펼쳐질 것이다. 수행 전에는 평면의 단조로운 삶이었다면 수행 이후의 삶은 시공간을 넘나드는 초입체적인 삶을 사는 느낌이다. 지난해 코로나19로 대중법회 동참이 어렵게 되니 수행이 느슨해지는가 싶었다. ‘하나를 잃으면 하나를 얻는다’는 스님의 가르침대로 아침저녁 홈페이지의 대비주수행에 열심히 동참했다. 오히려 시간과 장소에서 자유로워져 신심이 더 깊어졌다.

평소 잦은 기침으로 고생했는데 코로나19가 오히려 완치의 기회가 됐다. 코로나19가 1차 유행하던 때 기침이 너무 심해져 다니던 병원에서 진찰을 받았다. 병원은 큰 병원으로 가야한다며 코로나19 위험군에 해당된다고 말했다. 나와 가족들은 불안했지만 수행력을 발휘할 때라고 생각했다. 확진이라고 해도 저항 않고 잘 다녀가도록 기다리겠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편해졌다. 모든 것을 자성불에 맡기고 대비주에 의지했다. 절묘하게도 병원 진료일정과 학교의 등교수업 및 원격수업 일정이 맞춰지면서 치료가 이뤄졌다. 그리고 친한 동료가 평소 운동을 해서 체력을 키워야 기침도 잘 낫는다며 공원, 호숫가, 산으로 데리고 다니며 걷기운동을 시켰다. 이 상황들이 마치 나를 지켜주시는 화엄성중님들이 온통 감싸고 계신 것 같았다.

요즘은 ‘알고 지은 죄보다 모르고 지은 죄가 더 크다’는 말이 와 닿는다. 지난날 무지함으로 행했던 생각과 말, 행동들을 돌이켜보면 너무나 부끄럽고 죄책감도 든다. 나쁜 마음으로 한 행동이 아니었어도 누군가에게 상처로 남지 않았을까 참회하며 대비심을 보낸다. ‘미안합니다. 용서하세요.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건강하세요. 소원성취 하세요. 언제나 행복하세요.’ 진심으로 축원하면 마음이 환해진다.

교직에 있으면서 교사역할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었지만 부처님 공부를 하면서 이 직업이 더욱 감사하다. 한 사람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교사가 얼마나 대단한 역할을 하고 중요한 위치에 있는지, 이 일이 귀한 복을 짓는 것이라는 스님의 가르침이 나의 마음과 몸에 각인되고 있다. 외부에서 어떤 평가를 하건 교직에 대한 자부심과 사랑하는 마음이 가득하다. 오늘 만나는 학생들이 더없이 귀하고 사랑스럽다. 동료들과도 더욱 원만해져서 학교에 나오는 일이 늘 즐겁고 감사하다.

아기가 바르게 걷기 위해 2000번 이상 넘어진다는 말이 있다. 수행도 마찬가지다. 7년차에 접어든 지금, 그 어떤 난관을 만나도 대비주를 지팡이 삼아 일어설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 관점을 바꾸니 일상이 가피고 기회다. 정년퇴직을 두려워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나는 ‘MS버킷리스트 49’와 함께할 생각에 기대와 설레임으로 맞이하고 있다.

수행기를 정리하며 보잘 것 없는 내용이 아닐까 걱정했다. 그러나 마무리해보니 상이 좁을 정도로 진수성찬이다. 앞으로 더 다양하고 깊이 있는 메뉴들이 추가돼 환희의 순간으로 나아가길 발원한다.

[1580호 / 2021년 4월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