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명산 대찰과 서원 등지를 답사한 끝에 옛 먹판화의 아름다움에 눈을 뜨고 먹으로 찍는 수성목판화의 그윽한 맛에 흠뻑 빠져들게 된 사연이 잘 담겨져 있다.
일종의 작가 노트이지만 한때는 여자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던 선생님의 모습이 그대로 남아, 목판화에 얽힌 갖가지 문헌학적, 역사적 이야기들, 하다 못해 판화를 찍는 바탕 천과 한지에 천연염색 들이는 문제까지 세세히 풀어놓아서 책을 다 읽고 나면 그림을 포함한 판화 작업 전반에 관하여 전문가가 된 듯한 포만감을 얻을 수 있다.
홍 화백은 특히 ‘진경판화’라고 하는 새로운 그림 세계를 개척하여 화단을 주목을 받고 있다. 진경판화란 진경산수에서 따온 말로 이는 쓸데없는 경치는 잘라내고 좋은 것은 화면 안으로 옮겨다 빌어 넣으면서(借景) 마음속에 느꼈던 대상의 표현에 더 주력하는 것이다.
홍 화백은 이러한 진경정신을 계승하고자 노력해왔고 그 결과, ‘대담한 생략과 구성미’가 돋보이는 작품성을 지닌 작가로 우뚝 서게 되었다. 다양한 도판이 함께 수록되어 읽는 이의 이해를 돕는다.(미술문화 12000원)
채한기 기자
penshoot@beopbo.com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