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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사의식 달라져야 한다 "무분별한 남방국 사리 수입 자제해야"

기자명 이학종
  • 사설
  • 입력 2004.08.10 16:00
  • 댓글 0
전통적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사리신안이 매우 성행하였다.

이는 성철 큰스님의 사리를 친견하기 위해 몰려드는 수십만의 인파에서도 잘 입증되었듯 오늘까지 계속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서기549년(진흥왕 10년) 양나라에서 불사리를 보내와 왕이 흥륜사에서 맞이했다는 것이 사리전래에 관한 최초의 기록이다.

그뒤 안홍(安弘)이 중국진나라에 들어가 <능가경> <승만경>과 함께 불사리를 가져왔다는 기록이있고 636년(선덕왕 5년) 자장율사가 중국 오대산 태화지(太和地)에서문수보살을 친견 불정골(不頂骨)과 치아(齒牙)사리 등을 받아서 645년에귀국, 오대산 중대에 적멸궁을 건립, 봉안했다는 기록 이 전래오고 있다.

우리나라에서의 사리신앙 열기는 부처님 입멸 당시만큼은 아니더라도세계적으로 가장 뜨겁다는게 불교 관계자들의 말이다. 어느 사찰의 탑이나부처님의 복장안에서 사리가 발견됐다하면 신도들이 구름처럼 몰려드는경우는 요즈음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현상 이다.

그런데 최근 교계처럼 이처럼 뜨거운 사리신앙 열기에 편승한 빗나간`불사'가 자주 치러지고 있어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른바 스리랑카 등남방 불교국가에서 들여온 `부처님 진신사리' 친견법회 및 탑조성 등이그것이다.

특히 스리랑카에서 집중적으로 반입되는 이른바 부처님 진신사리들은 결론적으로 말해 그 진위가 모호할 뿐 아니라 장삿속 행사의수단으로 이용되고 있어 많은 부작용을 일으키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법륜왕사의 선혜스님은 "남방국가에서 모셔온 `사리'로 친견법회를 하고적멸보궁이라며 대대적 불사를 벌이는 것은 결코 부처님의 법을 널리선양하는 불사일 수 없다" 고 잘라 말했다.

조계사 교화사무국장 덕신스님은 "최근 사리를 구하기 위한 한국스님들의 방문이 잇따르자 스리랑카에서 국법으로 사리의 해외유출을제한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그 사리가 진짜 석가모니부처님의유골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조계종 총무원 교무부장 대우스님은 최근 무분별한 사리수입은 잘못된일이라고 전제하고 "진신사리라고 볼 수 없는 사리를 들여다 각종 행사를벌이는 일은 하루빨리 사라져야할 것"이라고 개탄했다.

최근 경남지역한 사찰에서 사리친견법회를 하는 것을 직접 목격한 P불교서적출판사의 대표인 정씨는 주최 사찰 주지스님의 "이번에는 큰돈을 벌기 어려울 것 같다. 사리를 전달대준 스리랑카 스님의 서울관광비용 등을 제외하면 남는게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 망연 자실했었다고털어놓기도 했다.

서울 사천왕해 주지 현능스님은 "요즈음 스리랑카에서 들여오는 사리는돈만 주면 누구나 받아올 수 있는 것"이라며 "경위가 어떻든 사리를모셔왔으면 바로 탑에 봉안해야지 이곳저곳을 옮겨다니며 순회친견법회등을 하는 것은 옳지 못한 일"라고 밝혔다.

이들 스님들은 또 "불자들의 높은 사리신앙 열기를 이용해 각 곳에서비슷한 종류의 사리친견법회와 이른바 적멸보궁불사를 벌이는 것은 부처님진신사리에 대한 가치를 떨어뜨리고 성지인 적멸보궁의 격을 낮추는부작용만 초래할 뿐"이라고 크게 우려했다.

교계뜻있는 불자들은 부처님의 유골이 숭배의 대상이 되는 것은당연한 일이지만 부처님께서 남기신 다르마(法), 즉 법진사리를 존숭하도록 기존의 색신사리에 대한 열기를 전환시켜야 할 것이라는 지적을하고 있다.

<8천송반야경>에서도 "반야바라밀이야말로 진정한 여래의몸이다. 불타세존은 법신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비구들은 결코 물리적으로이루어진 신체를 부처님의 신체로 생각해서는 안되며 반야바라밀을 법신의완성으로 생각해야 한다"는 내용이 있는만큼 부처님의 유골이나 육신의부처님에 대한 동경보다는 반야바라밀에 대한 귀의를 강조해야 한다는것이다.


이학종 기자
urubella@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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