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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심삼론』 탄허 스님 번역

기자명 남수연
  • 불서
  • 입력 2004.08.10 16:00
  • 댓글 0

“『초발심자경문』보다, 먼저 읽어라”

3개 종교 입장서 ‘불교란 무엇인가’집중 조명

탄허 스님이 생전에 번역 주석했던 삼교평심론 이혹론 현정론을 한 권의 책으로 엮었다. 삼교평심론은 중국 송원 시대의 유학자인 정재 유밀의 저술로 정재 유밀에 대한 자세한 기록은 전해지지 않고 있다. 삼교평심론은 당시 유학자를 중심으로 배불론이 확산되자 이에 맞서 불교의 가르침과 우수성을 주장하며 호불론을 펼친 일종의 논문. 오늘날까지 전해지고 있는 정재 유밀의 유일한 저술이다. 중국 한나라 헌제 대의 사람인 도교학자 모자의 저술 이혹론 역시 도교 학자의 눈에 비친 불교론이다. 모자가 도교 학자이기는 하지만 도교와 불교가 모두 사람의 바른 도리를 가르치고 있다는 점에서 불교를 대하는 바른 자세를 제시하고 있다. 현정론은 조선 초기의 선사 함허 득통의 저술. 정도전의 척불론인 불씨잡변에 맞서 불교의 바른 가르침을 편 대표적 호불논서로 유명하다.
탄허 스님은 이 세 편의 논서를 번역, 주석하며 “불교를 배우기에 앞서 이 세 편의 논서를 공부해야 한다. 불교를 신앙하고 수행하기에 앞서 불교란 어떤 종교이며 어떤 마음자세로 불교를 접해야 하는가를 알려 주는 논서들이다”고 강조했다. 탄허 스님이 초발심자경문보다도 앞서 공부해야 할 책으로 꼽았을 정도로 중시했던 이 세 편의 논서는 유교, 도교, 불교의 각기 다른 입장에 서 있는 세 학자들이 불교란 어떤 종교인가를 각자의 입장에서 객관적으로 기술하고 있다. 신앙이라는 절대 명제에 앞서 불교란 무엇이며 어떻게 대해야 하는 가를 본인 스스로 판단하고 선택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고 있다. “불교를 알고자 하면 무슨 책을 읽어야 합니까”라는 현대인의 질문에도 해답이 될 수 있는 책이다. (교림, 15000원)

남수연 기자
namsy@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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