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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불교학자 연구서 독일학계 첫 노크

기자명 이재형

독어로 [유가론] 사본 교정본 펴낸 최종남 박사

범어 사경문-티베트본-한문본 대조
“세계적인 문헌학적 연구서” 평가도

독일의 저명한 학술전문 출판사인 프랑크 슈타이너 페어락이 한국 학자의 연구서를 처음으로 출판해 화제가 되고 있다.
함부르크대학 부설 인도·티베트학연구소와 이곳 출판사는 최근 최종남(위덕대 강사) 박사의 "초기 유가행파에 있어서 삼학(三學) 연구(Die dreifache Schulung im frhem Yogcra)"를 펴냈다.
370여 쪽 분량의 이 책은 무착의 현양성교론(顯揚聖敎論)(이하 현양론) 권7을 독일어로 번역하고 주석을 단 문헌학적 사본 연구서다. 현양론은 유식의 6경 11론의 하나로 유가행파를 대표하는 무착의 저작으로 부파-대승 불교사상을 연구하는 데 있어 일대 보고로 평가되지만 산스크리트 원전이 없어 저작 시기와 원제명, 저자 문제에 대한 논란이 많은 논서로 알려져 있다.
최 박사는 한역 경전이 갖는 한계를 미륵 저술의 유가사지론 성문지(聖聞地)와 티베트 번역본 등을 통해 보완하고 있다. 이중 7∼8세기 사경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성문지는 지난 1938년 티베트 짤루(Zha-lu) 사원 말사인 리푹(Ri-phug)에서 발견된 필사본으로 현양론의 모태가 되는 논서다. 그러나 산스크리트와 티베트어가 혼재돼 있어 대단히 난해한 사본으로 정평이 나있다. 이로 인해 이 사본에 대한 연구는 알렉스 웨이먼(1961)이나 카루네샤 슈클라(1973), 다이쇼대 성문지연구회(1981∼1996) 등의 의해 사본 일부 교정이 출판되기도 했으나 이들 교정본 역시 많은 문제점이 지적돼 왔다.
최 박사의 이번 저술이 큰 의미를 갖는 것도 바로 이 점 때문이다. 그는 현장 스님의 현양론을 단순히 독일어 번역하는 수준을 넘어 성문지 및 티베트 번역본과 꼼꼼히 비교 검토함으로써 한역 경전의 잘못된 번역까지도 일일이 밝혀내고 있는 것이다. 이를 위해 기존 한역본인 현양론 전부를 산스크리트로 번역하고 이를 다시 성문지 등 원본과 대조하는 치밀한 작업을 거쳐야 했다.
이와 함께 이 책의 뛰어난 점은 문헌학적 연구를 토대로 한문 인덱스와 산스크리트 인덱스를 처음으로 만들었다는 데 있다. 또한 현양론, 성문지, 티베트 번역본 각각의 문장구조와 내용이 다른 것을 감안, 문장의 구조 및 용어, 문법 등을 참조해 문헌학적인 인덱스도 만들어 원문의 정확한 이해를 돕고 있다.
최 박사가 그의 스승이자 세계적인 유식학 대가인 함부르크대학 슈미트하우젠(Lambert Schmithausen) 교수의 지도를 받아 지난 3년간 각고의 노력 끝에 나온 이 책은 세계 학계에도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최 박사는 “현재 세계적인 연구 흐름은 불교학의 뿌리를 규명하기 위한 문헌학적 연구를 토대로 한 사본 연구”라며 “이 책의 출간으로 국내에서도 원전과 번역본과의 비교 연구가 활성화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재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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