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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가 말하는 ‘병문안 ABC’

기자명 안문옥

“진심으로 ‘짧게’ 기도하세요”

서울에 사는 김정숙(54)씨는 한반도를 강타한 태풍 ‘매미’로 부상을 당한 친지를 위로하러 부산대학병원을 찾았다. 김씨는 청천벽력처럼 하루아침에 재산을 잃고 목숨까지 위태로운 친지를 어떻게 위로해야 할지 몰라 ‘어쩌면 좋으냐, 완쾌되기를 바란다’는 등의 말 밖엔 전할 수 없었다. 김씨는 그렇게 형식적인 몇 마디만을 전한 뒤 눈물을 훔치며 자리서 일어섰다.


환자가 알기 쉽게 ‘간단히’

불자들이 병문안을 갔을 때, 특히 환자의 생명이 위태로울 때, 어떻게 위로해야 하는지 마땅한 방법이 떠오르지 않아 난감해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고 조금이라도 죽음에 대한 공포를 없애줄 수 있는 방안은 없을까. 비교적 생명이 위독하지 않은 환자들에게는 ‘어서 빨리 건강을 회복해라, 이 기간을 자신을 삶을 되돌아 보는 기회로 삼아라’ 등의 이야기만으로도 환자에겐 충분히 힘이 된다. 그러나 삶과 죽음의 기로에 서 있는 이들에게 무심코 던진 위로의 말은 오히려 환자에게 화가 되어 무력감을 주거나 자칫 상처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현대의학으로도 병을 치료할 수 없는 이들을 위로하기 위해 전문가들의 조언을 따라 실천해 보는것도 좋을 듯하다. 전문가들은 환자를 위로하는 방법도 환자의 상황과 상태, 불심에 따라 위로방법이 달라진다고 말했다. 정토마을 원장 능행 스님은 “비교적 증세가 가벼운 환자의 경우에는 빠른 시간에 완쾌되기를 축원하며 여럿이 모여 환자를 위한 기도를 해주는 것이 좋고 중환자의 경우에는 주력, 염불을 통해 실제로 병을 이겨낸 이들의 이야기를 해 주며 자연스럽게 기도를 유도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말한다.

<사진설명>서울아산병원 법당에서 지홍 스님이 아픈 환자를 격려해주고 있다.


기도시간 5분 넘지 않아야

불자들은 부처님 앞에서 기도하는 것은 익숙하지만 환자의 손을 잡고 기도하는 것에는 익숙하지 않다. 여러 명이 병문안 갔을 경우와 혼자 병원에 갔을 경우, 각각 기도하는 방법이 조금씩 달라진다.

서울대 병원 은진 스님은 “특히 임종을 앞둔 환자를 방문할 때는 여럿이 방문했다가 ‘우루루’ 빠져나가는 것은 환자에게 좋지 않다”며 “혼자 병문안 갔을 경우 기도는 환자의 두 손을 잡고 관세음보살 정근이나 약사여래 정근을 염불하는 것이 가장 좋은 기도법”이라고 말했다.


염불 - 다라니 수행 권유

여럿이 함께 병문안 갔을 경우에는 삼귀의, 반야심경 등을 함께 독송하며 기도하고 혼자일 경우엔 환자와 함께 정근이나 염불을 하는 것이 적당한 기도법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서울 아산병원 법당에서 환자들과 함께 12년 째 매일 새벽예불과 사시예불을 하는 지홍 스님은 “우선 기본적으로 병실에서의 기도 시간은 5분이 넘지 않아야 하고 너무 큰 소리의 기도는 오히려 환자에게 방해가 된다”고 기도 시 주의할 점에 대해 당부했다.

병원은 병을 치료하는 곳이므로 타인에게 불편을 주어서는 결코 안된다. 병실이 2인실 이상이면 우선 기도하기 전에 같은 병실을 쓰는 환자들에게 양해를 구해야한다는 것도 잊지 말아야한다.


안문옥 기자 moonok@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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