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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학자 학술서 집필 왜 기피할까?

기자명 권오영
  • 교학
  • 입력 2004.08.10 16:00
  • 댓글 0
교수임용-평가 도움 안돼 주된 요인

과도한 행정업무… 현실 안주도 한몫


불교학자들이 전문학술서적 저술을 기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지가 교계 출판사인 운주사의 협조를 얻어 98년부터 2002년까지 최근 5년간 불교전문학술서적 현황을 조사한 결과 총 105종(번역서 제외)이 출판됐으며 연평균 20여 종이 발간된 것으로 조사됐다. 연간 불교서적이 250여종 출판되는 것으로 비춰볼 때 학술서적은 연 8% 수준에 머무르는 것이다.

특히 학술서적을 세부적으로 분류하면 단편논문들을 한 권으로 엮은 서적이 44종(42%)으로 가장 많았으며 다음으로 박사 또는 석사 학위 논문을 새롭게 편집해 발행한 서적이 32종(30%), 학자의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저술한 순수 창작 학술전문서적은 29종(28%)에 불과했다. 이 같은 결과는 전국 150여명의 불교학 관련 학자들이(전임강사 이상) 5년 동안 평균 1권 미만의 책을 저술한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으로, 학자들이 학술서적 저술을 기피하는 현상이 심각하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줬다.


1명당 5년에 1권 미만 저술

이처럼 불교학자들이 학술 서적을 저술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교수 임용 및 평가에 큰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조사됐다. 교수 임용 평가시 단편논문에 비해 학술서적 저술 점수가 낮아 자연히 논문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학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동국대 불교대학 한 교수는 “현재 동국대의 경우 교수 임용에서 저술을 위해서는 최소 1년 이상이 소요되는 전문학술서적 평가점수는 200점인데 비해 1∼2개월이면 쉽게 쓸 수 있는 단편 논문의 경우는 120점”이라며 “높은 점수를 받기 위해서는 당연히 전문학술서적보다는 단편 논문을 쓰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고 밝혔다.


1년단위 교수평가… 저술 기피요인

이 같은 점수 비율이 교수 임용 후에도 그대로 적용돼 학자들이 학술서적을 기피하도록 부추긴다는 지적도 있다. 특히 교수들의 경우 학생지도뿐 아니라, 학교에 제출해야하는 각종 보고서 등 행정업무가 많아 한 분야를 집중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시간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또 교수 평가제도도 1년 단위로 실시돼, 2∼3년 정도 걸리는 전문학술서적을 저술하는 것이 사실상 평가에서 누락될 수밖에 없어 교수들의 학술저술을 늘리기 위해서는 제도적 보완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박사 학위를 취득한 이후 자신의 학문에 대한 열정을 갖고 지속적인 연구를 하기보다는 현재에 안주해 버리려고 하는 학자들의 성향을 지적하는 의견도 제기됐다. 불교학과 모 교수는 “박사학위를 받은 이후 교수로 임용되면 학문에 대한 초발심을 망각한 채 ‘이제는 다됐다’는 식의 나태함으로 연구를 소홀히 하는 경향이 있다”고 강조했다.


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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