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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한복판서 국보가 무너진다

기자명 권오영
  • 교학
  • 입력 2004.08.10 16:00
  • 댓글 0
국보 2호 원각사 10층 석탑 균열…5~6cm 틈

종로구청 “별일 아니다”…문화재청 “나몰라라”


대형 오피스텔 건축 등으로 몸살을 앓던 국보 제2호 원각사지 10층 석탑이 최근 붕괴 조짐을 보이고 있다. 탑의 훼손을 막기 위해 설치된 이중유리 보호각 중 일부가 깨지는가 하면 탑 앞의 바닥 돌이 10cm 가량 솟구쳐 올랐다.

<사진설명>원각사지 10층석탑의 탑신부에 5~6cm 가량의 균열이 발생했다. 흰색 원이 균열된 부분.


교계도 아무런 대응 없어

특히 유리 보호각 동쪽면의 18개 판유리 가운데 상층부에 위치한 유리판 하나가 심한 균열로 완전히 깨져 유리 자체가 뿌옇게 보일 정도다. 다행히 이중 유리판 사이에 필름이 첨가돼 있어 급속한 파손을 막고 있지만 유리 조각이 내부로 튕겨 나갈 경우 원각사지 석탑을 훼손을 가할 수 있는 상태이다.

더욱이 심각한 것은 이미 원각사지 석탑 자체에 균열이 발생하는 등 점차적으로 석탑이 붕괴되고 있는 징후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탑신의 중심부에 5∼6cm 가량의 틈새가 벌어져 원각사지 석탑이 금방이라도 무너질 듯한 아찔함이 느껴지고 있다.

<사진설명>파손된 석탑의 유리 보호각.

이 같은 붕괴현상이 눈으로 확연히 드러난 것은 지난 9월 중순. 그러나 이 같은 원각사지 석탑의 붕괴 징후는 그 보다 앞선 지난해 12월경부터 진행됐다는 것이 주변의 이야기다. 특히 본지가 지난 6월 18일(710호) ‘원각사지에서 불과 10m 가량 떨어진 곳에 지하 2층 지상 8층 규모의 대형 오피스텔이 조성되면서 원각사지 석탑이 심각한 훼손 위기에 처해 있다’는 보도에도 불구하고 해당관청이 그대로 방치함에 따라 석탑훼손이 더 가속화된 결과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최초로 원각사지 붕괴 현상을 제보한 원각사 보리 스님은 “원각사지 터에 관한 옛날 기록을 조사해 보면 현재 대형 오피스텔 공사가 조성되는 그 옆으로 개천이 지나가고 있었다”며 “이 곳에 깊이 10여m의 땅을 파게되면 당연히 원각사 탑을 지탱하고 있던 토사가 물과 함께 빠져나가 지반의 침하 현상이 발생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區, 보호각은 결함으로 파손

사건이 불거지자 해당 관청인 종로구청은 지난 10월 2일 긴급 현장조사를 실시했다. 그러나 종로구청은 원각사지 석탑의 붕괴 원인에 대한 정밀조사보다는 ‘별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이며 사건을 축소하려해 빈축을 사고 있다.

<사진설명>보호각 앞의 지반이 돌출했다.

종로구청 문화재과 박대복 팀장은 “전문가들의 자문결과 유리보호각의 파손은 유리 보호각 이음새의 결함으로 발생했고, 바닥 돌이 솟아 오른 것은 그 주위를 덮고 있는 콘크리트가 열에 의해 팽창되면서 발생한 것 뿐”이라며 전문가의 자문을 인용, 단정적인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이날 자문위원으로 참석했던 한양대 토목공학과 정형식 교수는 “정확한 정밀조사 없이 이렇다 저렇다 말할 수 없는 것”이라며 “자신이 밝힌 의견은 일반적인 견해에 불과하다”고 밝혀 종로구청 관계자의 단정적인 결론에 대해 반박했다.


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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