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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선학계 두 동강?

기자명 권오영
  • 교학
  • 입력 2004.08.10 16:00
  • 댓글 0
한국선학회에 반발 학자들 선문화학회 발족

전공학자 극소수…“동대-비동대 대립 양상”


한국선학회(회장 법산 스님) 중심체제로 운영되던 국내 선학계에 최근 한국 선문화학회(이하 선문화학회)가 창립되면서 선학 전공학자들간의 대립 양상이 노골화되고 있다.

<사진설명>선문화학회가 발족되면서 선학계에 갈등이 발생하고 있다. 사진은 선문화학회 창립 법회 장면.

지난 10월 4일 선문화학회는 불교방송 3층 대법당에서 창립 총회 및 제 1차 학술발표회를 가졌다. 그러나 이 자리에는 한국선학회 회원들과 선을 전공한 학자들이 거의 참석하지 않아 이 같은 선학계의 깊은 갈등을 단적으로 드러냈다. 실제 선문화학회 142명의 발기인 가운데 선학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한 학자들은 불과 10여명도 되지 않아 ‘선학의 기본 이론에 대한 정리 및 재조명하겠다’는 창립취지를 무색케 했다. 이에 대해 한 학자는 “선학 전공학자 없이 응용 선을 접근하는 것은 학문의 깊이 보다는 형식적인 학회로 흐를 수밖에 없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창립 취지, 선학회와 차별 없어

또 기존 한국선학회의 ‘선을 통해 다른 학문에 대한 연구, 정치·경제·사회·문화·환경·교육 등 현대사회의 여러 문제점들에 대한 선적 해법의 모색을 추구한다’는 취지와 유사하다는 점에서 한국선학회와 차별성이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그렇다면 선문화학회가 왜 창립됐을까?

이는 지난해 3월 한국 선학회의 차기 회장직 선출을 두고 발생한 갈등에서 출발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한국선학회 신임 회장을 반대했던 몇몇 학자들이 중심이 돼 새로운 학회를 설립할 것을 모색하면서 선문화학회가 발족하게 됐다는 것이다.


선 전공자 10여명만 참가

이와 관련 한국선학회 한 회원은 “선문화학회를 창립한 학자들 대부분이 지난해 3월 한국 선학회 회장 선출과정에서 자신들의 의사대로 진행되지 않은 것에 불만을 품고 탈퇴한 사람들”이라며 “문제가 있다면 학회 내에서 해결해야지 새롭게 학회를 꾸리는 것은 선학 전공자들간의 갈등을 부추기는 것에 불과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또 “선문화학회가 발족하면서 동국대와 비동국대 간의 대립양상으로 불거져 더욱 심각한 문제”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이 같은 배경에서 출발한 선문화학회는 학회 회장을 선출하는 과정에서도 많은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창립 총회에서 초대 회장으로 선임된 동국대 김용정 명예교수는 인사말에서 “동국대 선학과 한 교수 스님과 몇몇 선문화학회 주축인사들이 찾아와 간곡하게 학회장을 맡아달라는 부탁으로 어쩔 수 없이 맡게 됐다”며 “우선 임시 회장으로서 역할을 다할 뿐 내년에 다시 정식 회장을 선출해 학회를 운영했으면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교학 배경 없이 선 발전 없다”

선학관련 학계가 대립 양상을 노골화함에 따라 한국선학회는 교학에 대한 연구에만 그치고, 반대로 선문화학회는 교학을 담보하지 못해 응용 선에 대한 연구에만 그칠 것이라는 지적이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다. 실제 이번 창립학술대회를 두고 한국 선학회 한 학자는 “이번 첫 학술발표회에서 발표된 논문을 보면 기존에 발표됐던 논문을 재탕하거나 기존에 언론에서 보도된 내용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는 수준”이라며 “이는 교학이 바탕이 되지 못해 생긴 결과”라고 꼬집었다.

이번에 창립된 선문화학회가 교학적 측면과 응용선의 두 축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선 중심의 교학적인 배경에서 응용학문에 대한 접근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 지배적인 의견이다.

그러나 선문화학회는 교학적 바탕이 될 수 있는 선 전공학자들이 부족해 응용학문에 대한 다양한 시도는 있을 수 있으나 학문의 깊이와 내용성은 담보할 수 없다는 지적이 있다. 선학계의 갈등 속에서 출범한 선문화학회가 이 같은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 나갈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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