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스님들이 밤잠을 설치고 피로에 지치면서 만들어 놓은 교육과정을 고려해보거나 생각 없이 '정진시간이 많고, 독송과 참회정진은 지나친 육체적 훈련과정이다. 운력은 형식적이며, 오후불식은 극기훈련 이상의 의미가 없다'는 등의 말을 한다.
『채근담』에 '한 마디의 말이 들어맞지 않으면 천 마디의 말을 더 해도 소용이 없다. 그러기에 중심이 되는 한 마디를 삼가서 해야 한다. 중심을 찌르지 못하는 말일진대 차라리 입밖에 내지 않느니만 못하다' 했다. 『방등경』에서는 '참다운 뜻은 참다운 말을 많이 들음으로써 얻게 된다. 많이 듣는다는 것은 뜻을 잘 알라는 것이요, 말을 잘 하라는 것은 아니다' 했다.
『악구형명경』에서는 '그 비구는 자기 이익만을 위하여 나쁜 말로 여러 비구들의 별명을 지어 '이것은 나쁜 대머리, 이것은 나쁜 버르장머리'하고 험담을 하였으므로 이 욕설 때문에 있던 사람은 떠나고, 올 사람은 오지 않았다' 했다.
어리석은 사람이 어진 사람을 헐뜯더라도, 어진 사람으로서는 끝내 성내거나, 미워하지 않고 그 헐뜯음과 꾸짖음을 참아가면서 수순하는 말을 해야 한다. 그러나 그러기에는 지금까지 애써 노력해온 스님네의 일이 너무나 어렵고 힘들었던 일이다.
'말하는 사람은 알지 못하는 사람이고 아는 사람은 말하지 않는다'고 했다. 말로써는 진실을 드러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도를 도라 함은 이미 도가 아니다' 했는데, 이 말을 하는 것조차 시비의 대상이 될지도 모른다.
말을 너무나 일방적으로 하는 것은 옳지 않다. 노력하던 사람도 우리승가의 대중이요. 지금 노력하는 이도 우리승가의 대중이다. 잘 한 일은 칭찬하고 잘못한 일을 덮어줄 필요도 있다. 신심으로 노력하는 스님네의 공을 가차없이 짓밟는 소리를 하지 않는 것이 계율정신이기 때문이다. 또 이 종단의 앞날을 위해서 노력하는 젊은 스님네의 신심을 꺾는 말들은 좀 삼가 해주었으면 하는 바램에서 하는 말이다.
철우 스님/파계사 영산율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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