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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믿음 수행’ ‘심신 수련’ 단계”

기자명 권오영
  • 교학
  • 입력 2004.08.10 16:00
  • 댓글 0

본지 후원 ‘종교인의 대화모임’ 심포지엄

11월 5일 오전 10시. 스님들의 배움터 김포 중앙승가대에는 난데없이 검은 색 옷에 두건을 두른 수녀들과 신부, 목사들이 몰려들었다. 씨튼연구원이 주최한 ‘종교인의 대화모임’에 참가하기 위해서였다. 서울에서 차로 1시간 여 걸리는 외곽 지역에 위치한 김포 중앙승가대이지만 이른 시간부터 승가대 강당은 스님, 신부, 수녀, 목사들로 북적거리고 있었다.



날카로운 질문 장내 긴장감

종교간의 대화와 화합을 모색하기 위해 각 종교 성직자 교수들을 중심으로 대화모임을 시작한 ‘종교인의 대화모임’이 올해로 10주년을 맞아 중앙승가대에서 ‘불교와 그리스도교의 수행’이라는 주제로 법석을 열었다. 각 종교간의 수행관을 점검하고 이해하는 과정을 통해 종교간의 대화합을 모색하기 위한 자리였다. 성균관 최근덕 관장의 축사에 이어 첫 번째 발제자로 중앙승가대 총장 종범 스님이 나섰다. ‘한국불교의 전통수행’이라는 주제로 발제를 시작한 종범 스님은 “불교의 수행은 연기법의 원리에 근거해 생활과 의식을 개선하고 세계를 개선하는 것”이라면서 “이것은 자각자타, 각타자각의 이념을 성취하기 위한 것”이라며 불교의 전통 수행관이 자리·이타행에 있음을 설명했다. 이어 서강대 교수 김승혜 수녀는 “그리스도교는 비록 수행 전통이 불교에 비해 짧지만 예수의 삶을 닮아가려고 하는 노력과 실천을 통해 불교와 같은 수행을 하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그리스도교의 수행관에 대해 발제를 이어갔다.

이어 두 종교의 수행에 대해 서로 공유하는 논평시간. 두 종교를 서로 비교 분석하는 질문이 오가면서 장내는 팽팽한 긴장감이 맴돌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분위기를 감지했는지 종범 스님은 ‘불교와 그리스도교의 수행’에 대해 직접적으로 비교하는 김승혜 수녀의 질문에 지극히 평범하면서도 유연한 답변으로 장내의 분위기를 다시 화색이 돌게 유도했다. 종교간의 수행에 대한 열띤 논쟁은 다시 객석으로 이어졌다. 한 비구니 스님은 “불교는 모든 미물에도 불성이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반면 그리스도교는 지나치게 인간 중심적인 교리가 아니냐?”고 질문했다.

이에 김승혜 수녀는 그리스도교가 다분히 인간중심적이라는 것을 인정하면서 “물론 그리스도교의 교리에도 불교와 같은 것이 강조돼 왔지만 현재에 와서 많이 사라져가고 있어 앞으로 이런 점을 불교에서 배우려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고 대답했다. 또 한 개신교 목사는 “개신교는 교리적으로 수행보다는 믿음과 실천이 강조돼 왔다”면서 “그렇다면 불교의 수행과 개신교의 실천은 어떤 차이가 있나”고 질문했다. 이에 종범 스님은 “불교에서는 수행을 3가지로 나누고 있는데 봉사하는 것은 심신 수행이라고 해서 기본적인 것이며 그것에서 발전된 발심 수행, 또 선정에 드는 무념 수행이 있다”며 “믿음과 실천은 기본적인 단계인 심신 수행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불교서 체계 배우려 노력”

8시간에 걸쳐 진행된 이번 심포지엄은 불교를 비롯해 가톨릭, 개신교 등 종교인 300여명이 끝까지 참관해 종교간의 대화에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특히 종교간의 갈등이 팽배해져 있는 현대사회에서 각 종교 성직자 교수들이 중심이 돼 종교인의 화합을 모색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김승혜 수녀는 “이번 심포지엄은 각 종교 성직자들이 대화를 통해 상대 종교를 이해할 수 있었던 시간 이었다”며 “이를 계기로 앞으로 더욱 많은 대화모임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포= 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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