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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화합은 ‘이리 오고’ 살생-육식은 ‘절로 가라’

기자명 남배현

보성 대원사 견공 ‘이리와’와 ‘절로가’

사찰 초입에 티베트 성보 박물관이 우뚝 서 있는 보성 대원사(주지 현장 스님)에는 아주 독특한 이름을 가진 두 마리의 개가 살고 있다. 이들 개는 일본의 ‘아끼다’란 종으로, 본디 닭이나 덩치가 작은 개, 심지어 멧돼지까지도 물어 죽이는 맹견 중의 맹견이다. 그러나 보성 대원사에서 살고 있는 개들은 다르다. 대원사에 살고 있는 두 마리의 개 이름은 한 마리는 ‘이리와’, 다른 한 마리는 ‘절로가’이다. “개들의 이름은 ‘이리 오고 절로 가’라는 뜻에서, 부르기 쉽고 재미있으라고 이렇게 지었다”는 게 현장 스님의 설명이다. 아울러 사나운 ‘아끼다’의 성품을 온순하게 하기 위한 목적도 이름에 담기도 했다.

대원사에 온지 1년 반이 된 이들 개는 보성 지역에선 종교 화합을 상징하는, 맹견의 본성을 버리고 ‘불살생 계’를 철저히 실천하는 ‘불성(?)을 지닌 견공’으로 이름나 있다. 두 놈 다 지금까지 단 한 차례도 다른 동물을 해한 적이 없을뿐더러 두 마리 중 ‘이리와’란 놈은 대원사와 꾸준히 종교 화합을 위해 교류를 해 온 경남 고성의 베네딕트 수도원 출신으로, 종교 화합 자체를 상징한다. 현장 스님과 친분이 두터운 수도원의 한 신부가 ‘이리와’를 직접 사찰로 끌고 와 부처님이 봉안돼 있는 대웅전 앞에서 스님과 함께 종교 화합을 다짐했다. 원래 육식을 좋아하는 ‘아끼다’ 종인 ‘이리와’ 부모들은 수도원 내에 있는 수녀원에서 살고 있는 잡견을 물어 죽이는가 하면 작은 동물을 살생한 이력이 있는 맹견. 현장 스님은 “사찰에서 불자들이 선정이나 고요히 수행하는 모습을 자주 보고 밥과 채식 위주로 식사를 한 ‘이리와’가 문제를 일으킨 적은 한 번도 없었다”면서 “아마도 ‘이리와’가 수도원에 있었다면 자기 부모를 닮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설명>"이리와, 졸린가 보구나" 현장 스님이 햇볕아래 잠을 청하는 '이리와'를 쓰다듬고 있다.

스님은 ‘종교 화합’을 상징하는 ‘이리와’가 새끼를 낳으면 그 새끼를 보성 지역의 교회에 전해 ‘불교와 가톨릭, 개신교의, 종교간 화합’의 기운을 싹 틔울 작정이다.

보성 대원사와 고성 베네딕트 수도원은 올해로 10년 째 종교 화합을 위한 목적으로 교류해 오고 있으며 2000년 수도원의 신부들은 금식 기도를 통해 모은 500만원을 “독거 노인을 위한 도시락 급식 사업에 써 달라”며 보성 대원사의 자비신행회에 기탁했다. 대원사는 이에 대한 답례로 수도원 신부와 대중들이 먹을 김장과 밑반찬을 보시해 화합의 층을 한껏 두텁게 했다.


보성=남배현 기자 nba7108@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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