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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대통령, 31일 弔電

기자명 법보신문
  • 사설
  • 입력 2004.08.10 16:00
  • 댓글 0

“온 국민과 함께 삼가 조의를…”

“가르침따라 모두가 화합할 때”




조계종 종정 혜암 대종사의 열반을 맞아 각계 각층의 조문이 이어졌다.

김대중 대통령은 혜암 대종사의 열반 소식을 접한 12월 31일 “조계종 제 10대 종정 혜암 스님의 원적에 대해 전 국민과 함께 삼가 조의를 표한다”는 내용의 조전과 조사를 해인사에 보내왔다.

새천년 민주당도 “종단이 여러 어려움을 극복하고 내실을 다져가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 대표적 선승인 혜암 큰스님의 열반은 이천만 불자는 물론 국민들에게 과거 어느 때보다 큰 충격을 안겨 주고 있다”며 “혜암 스님의 큰 가르침을 사부대중과 함께 깊이 되새기고 부처님의 뜻에 따라 국가와 겨레를 위한 의정활동을 전개하도록 더욱 정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참여불교재가연대는 혜암 스님은 “종단이 누란(累卵)의 위태로움을 맞았을 때에 사부대중의 선두에 서서, 사자후를 토하며 종단을 구해 냈다”며 “큰스님의 열반이 종단의 안정과 화합, 개혁에 대한 더욱 큰 울림으로 성성이 살아있기를 서원 한다”고 애도의 뜻을 밝혔다.



김 대통령 조사 전문



존경하는 혜암당 성관 종정 큰스님!



큰스님의 입적(入寂) 소식을 접하면서 슬픈 마음 이를 데가 없습니다. 이 나라, 이 중생들을 위해서 베푸실 일들이 아직도 많으신데 이렇게 홀연히 가시다니 그 빈자리가 너무도 크게만 느껴집니다.

혜암 큰스님은 우리 모두 너무나 잘 아는 대로 불교계의 굳건한 거목이십니다. 1946년 출가하신 이래 평생을 고행으로 일관하셨습니다. 성철 스님, 자운 스님 등과 함께 한국 불교의 중흥기를 이끄셨고 원로회의 의장으로 종단 화합과 개혁을 통해 불교발전에 크게 기여하셨습니다.

이 곳 해인총림의 제6대 방장을 지내셨고, 조계종 제10대 종정으로 추대되어 우리 사부대중이 감히 범접할 수 없는, 무소유의 삶을 실천하신 대각이십니다. 오랜 세월 동안 많은 설법으로 중생을 감동, 교화하신 우리의 큰 스승이십니다. 물질문명의 발달로 황폐화된 우리의 정신세계를 풍요롭게 일궈 주신 위대한 성현이십니다.

한도 끝도 없는 큰스님의 법덕을 어찌 몇 마디의 필설로 다 드러낼 수 있겠습니까? 깊은 존경심과 한없는 그리움으로 그 공덕을 여러분과 함께 기리고자 할 따름입니다.

저 개인적으로도 큰스님과는 잊지 못할 인연이 있습니다. 지난 97년 이곳 해인사를 찾은 저에게 주신 지도자의 덕목에 관한 큰스님의 말씀을 저는 지금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또한 지난 98년에는 길을 가시다가 문득 저를 찾아 ‘방생’의 참 뜻을 화두로 던져주시면서, 인간방생을 실현하라고 하신 말씀도 잊지 않고 있습니다. 큰스님과의 이러한 인연은 국정운영을 하는데 커다란 가르침이 되었습니다.

사부대중 여러분, 한국 불교에는 호국불교의 자랑스러운 전통이 있습니다. 나라가 어려울 때 국민의 힘을 결집시켜 국난극복과 국가발전을 이뤄온 불교계입니다. 큰스님께서도 평소 나라를 걱정하며 국민대화합을 위해 발원하셨습니다. 민족의 장래를 염려하며 남북이 서로 화해하고 협력하자고 역설해오셨습니다.

올해는 우리에게 참으로 중요한 해입니다. 경제를 일으키고, 중산층과 서민의 생활을 향상시키고, 남북관계도 발전시켜 나가야 합니다. 우리나라 미래의 명운이 걸린 국가 행사도 있습니다. 월드컵과 부산 아시안게임, 지방선거와 대통령 선거가 그것입니다. 우리는 이 모든 행사들을 성공시켜야 합니다. 지금이야말로 나라와 민족의 융성을 바랐던 큰스님의 가르침을 따라 우리 모두 합심하고 단합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착한 사람, 악한 사람, 가난한 이, 외로운 이 모두가 본래로 부처님이니 서로 공경하고 서로 아끼며 나를 용서하는 마음으로 남을 용서하라.” 큰스님께서 내려주신 신년법어를 여러분과 함께 나누면서, 그리고 큰스님의 입적을 마음으로부터 깊이 애도드리면서, 부처님의 자비광명이 사부대중 여러분께 늘 함께 하기를 빕니다.



김대중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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