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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소문역사박물관, 현대불교미술전 ‘공’

  • 문화
  • 입력 2021.04.14 14:33
  • 수정 2021.04.15 11:37
  • 호수 1582
  • 댓글 5

6월30일까지 화엄사 괘불 비롯 13인 현대미술작가 전시
조각·회화·설치·영상 등 다양한 장르 아우르는 작품 구성

서울 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 6월30일까지 현대불교미술전 ‘공(空)’을 개최한다. 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 제공.
서울 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 6월30일까지 현대불교미술전 ‘공(空)’을 개최한다. 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 제공.

가톨릭이 운영하는 서울 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이 불교의 가르침을 테마로 미술전을 열었다.

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관장 원종현 신부)은 6월30일까지 현대불교미술전 ‘공(空)’을 개최한다. ‘공’은 조선시대에 조성한 괘불을 중심으로 조각, 회화, 설치, 영상 등 현대미술의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작품들로 구성됐다. 조계종 제19교구본사 구례 화엄사가 이번 전시를 위해 국보 제301호 ‘화엄사영산회괘불’을 대여해 줬다. 길이 11.95m, 폭 7.76m의 화엄사 괘불은 조선 효종 4년(1653)에 조성된 것으로 석가모니 부처님이 영축산에서 제자들에게 설법하는 장면을 묘사한 현존 최대 불화다.

이와 함께 강용면, 김기라, 김승영, 김태호, 노상균, 윤동천, 이수예, 이용백, 이인, 이종구, 이주원, 전상용, 천경우 등 국내외 현장에서 왕성하게 활동 중인 13인의 현대미술 작가들이 함께했다. 이들은 개성적인 예술 언어로 전시 주제인 ‘공’이라는 불교사상을 풀어냈다. 출품작들은 우리가 사는 이 땅과 현실이 품고 있는 정치·사회·생태·환경 그리고 개인사의 다양한 소리에 귀를 기울여, 이를 ‘공’이라는 관점에서 30여점의 작품 속에 ‘관세음(觀世音)의 결실’이자 ‘시대의 증거물’로 표현했다.

공사상은 인간과 모든 만물에 고정불변하는 실체가 없음을 의미한다. 모든 사물은 자기동일성이 유지되지 않고 변하며 독립·자존하지 않아 실체가 없다는 무상(無常)과 무아(無我)의 개념으로 설명된다. 서로가 함께하며 연관되어 있기에 ‘이것이 있으므로 저것이 있고, 저것이 있으므로 이것이 있다’는 연기(緣起) 개념으로도 이해한다.

4월12일 열린 개막식에는 조계종 호계원장 보광, 화엄사 주지 덕문 스님을 비롯해 가톨릭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 황희 문화체육부 장관, 노웅래 국회의원, 오세훈 서울시장,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 등이 참석했다

4월12일 열린 현대불교미술전 ‘공(空)’ 개막식. 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 제공.
4월12일 열린 현대불교미술전 ‘공(空)’ 개막식. 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 제공.

예술감독 김영호 중앙대 교수는 “문명사적 전환기로 불리는 어려운 현실에서 이번 전시가 종교의 경계를 초월한 보편적 진리의 이상을 현대미술의 형식을 통해 성찰하고, 그 예술적 결실을 대중들과 더불어 소통하고 나누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시기획의 취지를 설명했다.

관장 원종현 관장 신부는 “현대불교미술전 ‘공(空)’은 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에 부여된 ‘종교와 사상의 경계를 넘어 모두에게 열린 복합문화공간을 지향한다’는 가치를 실현하는 또 하나의 시작점이 될 것”이라 말했다.

조계종 호계원장 보광 스님은 축사에서 조선시대 참형 장소가 가톨릭성지가 된 곳에서 열리는 불교 전시회에 대해 의미를 설명했다. 특히 스님은 “조선말 천주교가 이 땅에 들어와 많은 박해를 받을 때 천진암의 스님들은 천주교인들을 흔쾌히 절에 받아주어 신앙을 계속하게 하고, 천주학을 연구케 하기도 했다”며 “과거의 이러한 인연이 오늘 천주교성지박물관에서 현대불교미술전을 개최하게 된 결과인 것 같다”고 말했다. 경기도 광주 퇴촌에 위치한 천진암은 스님들이 천주교도들에게 강학 장소를 제공했다가 근래 폐사가 된 절이다.

한편 2019년 6월 문을 연 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은 서울 서소문역사공원 내에 위치한다. 이곳은 조선 후기 공식 참형장으로 많은 민초들이 참형된 곳이지만 가톨릭 신자들이 처형당한 주요 장소라는 이유로 가톨릭 성지로 조성돼 논란을 빚기도 했다.

김현태 기자 meopit@beopbo.com

[1582호 / 2021년 4월2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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