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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영 작가 일곱 번째 개인전 ‘불투명한 중첩’

  • 문화
  • 입력 2021.04.14 16:59
  • 호수 1582
  • 댓글 0

5월2일까지 서울 갤러리도올서
존재의 연약함 색의 겹으로 표현

서양화에 불교회화적 기법을 접목해 작업해온 정윤영 작가가 일곱 번째 개인전을 열었다. 서울 종로 갤러리도올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 주제는 ‘불투명한 중첩’으로 신작 16점을 선보인다.

일반적으로 회화는 작가의 세계관 또는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담겨있기 마련이다. 그러나 정 작가의 이번 작업은 형상성이나 상징성이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는다. 오히려 색 위에 색, 면과 면이 만나 겹을 이루는 작업은 닮음의 형상에서 벗어나 있다. 붓질의 흔적과 미묘하게 번지는 색이 모였다 흩어지기를 반복하며 물감층은 다채롭게 어떤 것을 나타내려 하다가도 정해진 모양은 드러나지 않는다.

‘무제 untitled_Equilateral triangle’, Color on silk layered canvas, 2020년.
‘무제 untitled_Equilateral triangle’, Color on silk layered canvas, 2020년.

하지만 반복적인 모습의 움직임과 자유로이 사라지기를 반복하며 색채는 어우러진다. 한 공간에 다양한 요소들이 더해지며 공존하는 화면은 여러 겹으로 이루어진다. 캔버스 위로 그려진 형상에 몇 겹의 반투명한 비단과 중첩되어 화면은 다르지만 연결된 형상들이 공존하고 있다. 불교미술학과를 졸업하고 서양화를 공부한 그의 작업은 다양한 동서양의 표현으로 재미를 준다.

전시작 ‘untitled(무제)’ 연작은 작가가 코로나19가 시작된 1년여 동안 서울의 집과 강원도 양구의 작업실을 오가며 작업한 결과물이다. 오랜 시간 병마와 싸운 시간은 자신의 삶과 주변을 되돌아보는 진지함을 갖게 했고, 직접 느낀 존재의 연약함은 작업의 원동력이 됐다. 감정은 말을 넘어서고 자각하며 살아가는 현실을 옮긴 색의 겹은 그래서 모호하고 여전히 움직인다.

“예정된 의도 안에서 움직이며 완성을 향해 나아가는 대신, 화면 위 중첩 속에서 의미를 비껴가며 미지의 차원을 다시 열고 덧입힌다. 작품 속 화면은 짙고 깊은 암흑이라기보다는 아직 정리되지 않은 모호한 대상들과 순응과 저항 사이의 미묘한 상태다. 나의 작업은 모순된 감정의 층위를 새롭게 돌아보고 그것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형성하는 것이며, 궁극적으로는 삶에 대한 새로운 태도를 갖춰가는 과정이다.”

정윤영 개인전 ‘불투명한 중첩’은 4월14일부터 5월2일까지 진행된다. 02)739-1405

김현태 기자 meopit@beopbo.com

[1582호 / 2021년 4월2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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