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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법문 - “죽음 맞는 법, 교육 시작할 때”

기자명 미명 스님
  • 기고
  • 입력 2004.08.10 16:00
  • 댓글 0
계미년 한해도 보름 남짓 남았을 뿐이다. ‘올해의 화두는 무엇이었을까’ 곰곰이 생각해 보니 곧 ‘자살과 죽음’이라는 단어를 어렵사리 생각해 낼 수 있다. 한 여름을 뜨겁게 달구었던, 서민들의 우상 같아 보이던 어느 경제인의 자살에서부터 어려운 여건에서 묵묵히 일하던 노동자들의 분신, 그리고 인터넷에서 만난 어느 꽃다운 소녀들의 동반자살, 학업 부진 등의 이유로 인한 여고생의 잇따른 투신자살, 가정불화 등을 핑계로 택한 방화 자살 등등. 올해는 그 어느 해 보다 죽음이라는 소재가 언론과 매스컴을 가득 메웠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죽음이라는 단어가 자연스럽게 사람들의 입에 회자되어 버렸다.

너무나 자연스럽게 친숙해진 죽음이라는 단어 앞에 우리는 과연 그들의 죽음을 생각해 볼 여유나 가지고 있었을까? 그리고 한번쯤 이런 현상들에 대한 고민이라도 해보았을까? 생각해 볼일이다.


올 해 유난히 많았던 자살

어느 조사기관에 따르면 몇 년 전 자살사건이 한해 평균 8천여 건인데 그중 10대의 자살사건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며 그 비율이 계속 증가 추세에 있다고 한다. 또한 중, 고등학생 정신건강상태를 조사해보니 남학생 34.5%, 여학생 47.5%가 우울증세를 보이고, 구직자 중 70%가 자학, 폭력 등 사회 부적응적 행동을 보이고 있다하니 가히 심각한 수준이 아닐 수 없다.

왜, 무엇 때문에 그들은 자살로 생을 마감 하고 심각한 우울증세를 겪으며 사회적응을 못하는 걸까. 결론은 인성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고 종교가 제 역할을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회 구조는 복잡해져 가고 마음은 여유가 없어 극단적 해결책으로 귀결되어져 익숙하지 않은 현실이 닥치면 삶의 여유 속에서 보다 나은 내일을 기약하는 기다림의 미학보다 ‘에라, 나하나 죽으면 끝이겠지’란 극단적인 이기주의를 이겨낼 마음의 힘이 없기에 빚어진 비극일 뿐이다. 모든 사회구조가 어릴 때부터 남을 이기기 위한 경쟁구도로 짜여졌을 뿐, 더불어 살아야 한다는 교육이 뒷받침 되지 못하고 그들의 아픔을 치유해 주고 위무해줄 종교가 제 의무를 게을리 했기 때문에 죽음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찾게 되는 건 아닐까. 죽음은 현실의 도피처나 끝이 아님을 알리고 그들의 아픔을 함께 하여 업과 윤회를 설명해 주어야 한다.


종교가 제 역할 못했기 때문

전생에 지은 악행이나 선행으로 말미암아 현세에서 받는 응보를 업이라 하고 현재의 삶은 과거의 업에 의해서 나타나는 것이며 미래의 삶은 현재의 업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인식시켜야 한다. 그것이 바로 불교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죽음은 끝이 아니라 또 다른 고통의 시작임을 일깨워야 한다는 것이다. 세상은 점점 좁아지고 있다. 좁고 편협해진 우리들의 삶이 유행처럼 번지는 자살의 유혹을 부추기는 원인이다. 좁음에서 탈피해야 한다. 더 큰 미래를 맞을 넉넉한 마음을 키워야 한다. 지금 당장 가족과 더불어 가까운 절에 가서 가쁜 호흡,한 쉬엄 쉬어 가는 여유를 찾아 보자.


큰 미래 위한 넉넉한 마음 키울 때

찬바람이 불면서 종단의 어른스님들이 세연(世緣)을 다 하시고 연이어 열반에 드셨다. 열반이라 함은 죽음의 다른 말로, 뚜렷하고 고요하다는 뜻인바, 절집에서는 진리를 깨달아 체득하여 미혹과 집착을 끊어 일체의 속박에서 해탈하여 도달하게 되는 최고의 경지다.


미명 스님/서울 달마사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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