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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월선원 만행결사로 확산된 걷기, 수행으로 승화돼 불교중흥 견인

  • 교계
  • 입력 2021.07.23 14:11
  • 수정 2021.07.23 18:38
  • 호수 1595
  • 댓글 1

깨달음으로 향하는 자발적 의지 표현
순례대중 의지해 난관 극복·신심 증장
"결집된 대중 원력 전법으로 이어질 것”

지난해 10월 진행된 상월선원 만행결사 자비순례.
지난해 10월 진행된 상월선원 만행결사 자비순례.

한국불교중흥과 국난극복을 발원하는 상월선원 만행결사가 올해 ‘삼보사찰 천리순례’로 이어지며 다시 한번 ‘걷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이번 순례는 승보종찰 송광사에서 법보종찰 해인사를 거쳐 불보종찰 통도사로 이어지는 ‘삼보사찰’에 무게가 실린 만큼 걷기를 통한 순례가 새로운 수행문화의 기폭제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불교에서 걷기는 오래전부터 수행의 방편으로 활용돼 왔다. 선원에서는 경문을 외우며 가볍게 걷는 ‘경행(經行)’이나, 화두를 잡고 걸으며 참선하는 ‘행선(行禪)’ 또는 ‘포행(步行)’이 오늘날까지도 일상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위빠사나에서도 ‘경행’은 ‘알아차림’과 함께 대표적인 수행법의 하나로 손꼽힌다. 수행의 방법을 설명하고 있는 경전 ‘대념처경’에서도 ‘수행자는 걸어갈 때 나는 걷고 있다고 알아차릴 것’을 제시하며 걷기가 곧 수행의 일환임을 말하고 있다.

자비순례 수행대중들이 문겨새재를 넘고있다. 
자비순례 수행대중들이 문겨새재를 넘고있다. 

순례 또한 신행과 수행의 중요한 방편이다. 팔리어 ‘열반경’과 ‘유행경’, 한역 ‘대반열반경’ 등에서는 모든 불교도들에게 4대 성지순례를 권장하며 성지를 순례하는 것이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르는 것과 다름없음을 강조하고 있다.

황순일 동국대 교수는 “교통이 발달하지 않은 시절에는 걷기와 순례가 사실상 불가분의 관계였으며 걷기가 곧 수행으로 인식되기도 했다”며 “상월선원 자비순례에서 걷기라는 고된 방식을 고수하는 이유 역시 깨달음으로 나아가는 과정은 다른 누구의 힘이나 도구에 의지해서가 아닌, 나 스스로 부처님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자발적이고 능동적인 실천행을 통해서만 다다를 수 있음을 가시적으로 구현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2020년 11월 고창 선운사에서 진행된 자비순례 입재식에서 상월선원 회주 자승 스님이 선운사 주지 경우 스님에게 죽비를 선물했다.
2020년 11월 고창 선운사에서 진행된 자비순례 입재식에서 상월선원 회주 자승 스님이 선운사 주지 경우 스님에게 죽비를 선물했다.

지난해 상월선원 만행결사 자비순례를 계기로 불교계에서는 다양한 걷기 수행들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고창 선운사를 시작으로 매월 본·말사 중심의 걷기명상 성지순례가 진행되고 있으며 올해 4월에는 합천 해인사 사부대중이 수미산원정대와 함께 자비순례를 봉행했다. 의정부 정혜선원도 매월 걷기 명상을 주제로 정기법회를 봉행하고 있으며 5월에는 남양주 봉선사에서 ‘천년 숲을 걷다, 자비순례’를, 동국대 경주캠퍼스도 ‘국난극복 자비순례’를 진행했다.

올해 5월 남양주 봉선사에서 진행된 ‘천년 숲을 걷다, 자비순례’.
올해 5월 남양주 봉선사에서 진행된 ‘천년 숲을 걷다, 자비순례’.

이처럼 수행과 신행으로 승화된 ‘걷기’는 불교계가 직면한 위기를 타계하기 위한 사부대중의 적극적인 실천행이라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이는 상월선원 천막결사를 시작으로 지난해 자비순례와 올해 천리순례로 이어지며 만행결사를 이끌고 있는 회주 자승 스님의 원력에서도 확연히 드러난다. 자승 스님은 지난해 21일간 500km여를 걷는 자비순례 대장정을 결행하며 “앉은 불교에서 움직이는 불교, 침체된 불교에서 활기찬 불교, 소극적 불교에서 적극적 불교로 변화해야 한다. 미래불교 사부대중이 함께 해야 한다”고 선언해 사부대중이 함께 하는 걷기 순례가 불교중흥으로 나아가는 첫걸음임을 명시했다. 자승 스님은 이후에도 “상월선원과 만행결사는 부처님과 새로운 인연을 맺기 위한 실천행”임을 강조하며 “개인적으로 3년간 108명에게 부처님과 인연을 맺어주겠다고 원을 세웠다”고 말해 걷기로 집약된 불교의 힘을 전법과 불교중흥의 동력으로 삼겠다는 원력을 드러냈다.

지난해 상월선원 만행결사 자비순례 동참대중들이 불자들의 환영 속에 마지막 회향지인 서울 봉은사에 들어서고 있다. 
지난해 10월 상월선원 만행결사 자비순례 동참대중들이 불자들의 환영 속에 마지막 회향지인 서울 봉은사에 들어서고 있다. 

상월선원 만행결사 추진위원회 총도감 호산 스님은 “아무리 좋은 가르침이라도 실천이 없으면 공허한 말에 그친다”며 “스스로 내딛는 한 걸음, 대중이 함께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는 걷기 순례는 전법의 원력을 이끌어내 불교 미래를 담보하는 새로운 수행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남수연 기자 namsy@beopbo.com

[1595호 / 2021년 7월2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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