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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등한 한 걸음, 능동적 동참과 실천 상징”

  • 교계
  • 입력 2021.07.23 14:15
  • 수정 2021.07.23 21:18
  • 호수 1595
  • 댓글 5

상월선원 만행결사 추진위원회 총도감 호산 스님

불교사·수행 생생한 사찰·성보 참배로 불자들 자긍심 고취
전 세계 유일 ‘살아있는 순례길’ 불교에 대한 인식 높아질 것

상월선원 천막결사로 시작된 만행결사가 ‘천리수행’으로 이어지며 걷기 수행 확산이 기대되는 가운데 만행결사 추진위원회 총도감 호산 스님은 “사부대중이 함께 신심을 증장하는 시간이자 전법과 포교가 불자의 사명임을 확인하는 수행이 되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상월선원 만행결사 추진위원회 총도감 호산 스님.
상월선원 만행결사 추진위원회 총도감 호산 스님.

호산 스님은 “종교인구 감소와 출가자 급감 등 안팎으로 위기에 직면한 불교가 중흥의 전환점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사부대중 한 사람이라도 직접 움직여야 한다는 회주 자승 스님의 가르침에서 이번 순례 또한 출발한다”며 “많은 사람들이 ‘왜 굳이 걸어가느냐’고 묻지만 걷기는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활동인 동시에 불교의 정체성과 가르침에 대한 단적인 상징”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인은 건강과 연관해 걷기를 떠올리지만 불교적 의미가 더해진 걷기는 구도행이며 전법행”이라고 설명한 스님은 “부처님께서는 깨달음을 얻기 위해 길을 떠나셨고, 깨달음을 이루신 후에는 법을 전하기 위해 스스로 걸으시고 제자들에게도 길을 떠나라고 당부하셨다”며 “이는 걷는다는 행위로 표현되는 자발적이고 능동적인 동참과 실천, 그리고 삼보와 사부대중이라는 근본으로 돌아가자는 의지를 의미한다”고 해석했다.

특히 자비순례와 천리순례로 이어지는 일련의 만행결사는 대중이 함께 한다는 점에 무게중심이 실려 있다. “천리를 걷는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똑같이 버거운 일”이라는 호산 스님은 “그러나 차를 타고 가면 볼 수 없는 것을 만나고, 혼자였다면 포기했을 어려움에 직면했을 때 서로 격려하며 극복하는 과정은 사부대중의 힘을 확인하고 우리가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한 공감대 형성으로 이어진다”며 “어려움을 감내하며 순례의 길을 걷는 불자들의 모습은 편리함과 편안함, 빠르고 쉬운 것에 몰입하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그 자체로 자성의 경종이 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

지난해 10월 진행된 상월선원 만행결사 자비순례.
지난해 10월 진행된 상월선원 만행결사 자비순례.

순례의 주제를 ‘삼보사찰’로 정하고 송광사, 해인사, 통도사로 이어지는 여정을 선택한 이유 역시 사부대중의 신심을 고취시키기 위한 결정이다. 스님은 “불교는 삼보에서 출발하고 그 안에 불교의 모든 가르침이 담겨있으며 수행과 포교 또한 삼보 안에서 이뤄진다”며 “삼보를 개념이 아닌 몸과 마음으로 느낄 때 불교에 새로운 바람이 시작될 것”이라고 기대를 밝혔다. 특히 삼보사찰을 잇는 순례길에는 옛 스님들의 발자취가 남아있는 점도 주목된다. 19일 간 순례 과정에서 참배하게 되는 화엄사, 천은사, 사성암, 실상사, 표충사 등은 모두 대표적인 수행도량이자 불교사의 중심 무대였다. 호산 스님은 “지난해 자비순례에서는 사찰에 조금이라도 피해를 끼치지 않기 위해 가급적 참배를 자제했다”며 “그러나 이번 순례는 신심 증장과 사부대중 결속에 중점을 두고 있는 만큼 불교사를 접하고 성보를 친견할 수 있도록 사찰들을 참배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삼보사찰 천리순례 경로가 ‘살아있는 성지’라는 점도 강조했다. “스페인 산티에고가 순례길로 유명하지만, 사찰의 역사가 이어지고 지금도 스님들이 거주하며 수행하는 모습을 직접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천리순례 경로는 생생하게 살아있는 순례길이다”며 “수행과 신행의 현장을 직접 확인하고 체험하는 과정을 통해 불자들은 자긍심과 신심을 높이고, 일반인들은 불교에 대한 인식 전환과 우리 문화에 대한 자부심을 키울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호산 스님은 지난 4월 의정부 정혜선원에서 신도들과 함께 걷기명상을 진행하고 매월 걷기명상을 주제로 정기법회를 봉행했다.
호산 스님은 올해 4월부터 의정부 정혜선원 신도들과 함께 매월 걷기명상을 주제로 정기법회를 봉행했다.

“지난해 자비순례 길에서 참깨가 여물어가는 밭을 지나가다 고소한 깻잎 향이 코끝을 스친 적이 있다”고 회상한 호산 스님은 “참기름을 머금은 듯한 고소함이 퍼지는 순간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환희로움을 느꼈다”며 “이번 순례 또한 삼보를 만나지 못한다면 결코 알 수 없었을 삶의 의미와 불교의 환희를 느끼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남수연 기자 namsy@beopbo.com

[1595호 / 2021년 7월2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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