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수행의 네 과정을 일컬어 신(信)-해(解)-행(行)-증(證)이라 말한다.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실천하는 것이다. 굳은 믿음과 앎이 있다하더라도 그것이 실천되지 않는다면 마치 우리가 배고픔에 밥을 먹으면 배부를 줄 알지만 먹지 않는 것과 다를 바 없을 것이다. 아무리 그것이 배의 주림을 채워줄 수 있는지 알더라도 스스로 먹지 않는다면 그 주림은 영원히 해결할 수 없듯이 우리의 앎도 실천되지 않는다면 그것은 어떠한 결과도 가져올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실천하는 것이 곧 수행이다.
아는 것보다 실천이 더 중요
참회는 우리가 말하는 수행의 모든 방법을 포괄할 수 있는 말로 참(懺)이 자기의 행위를 반성하는 것이라면 회(悔)는 그 반성의 바탕 위에서 다시는 그와 같은 잘못을 범하지 않고 더 나은 삶을 살겠다는 다짐, 곧 발원이다. 다시 말하면 참회수행은 자기행위에 대한 성찰의 바탕 위에서 새로운 삶을 다짐하고 나아가 그것을 실천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관음대참회를 예로 들어 말한다면 관음의 위신력에 가피를 빌어 수행에 퇴굴심(退屈心)을 극복하고 나아가 관음이 표방하는 대자대비의 절대사랑을 구현하고자 하는 것이다. 참회를 실천으로 옮기지 전에 주의해야 할 사항이 있다. 먼저 스스로의 마음을 굳게 다지고 외부의 인연도 쉬어야 할 것이며, 나아가 삼보에 공양하고 도량을 깨끗이 장엄하여, 도량과 자신의 몸과 마음을 청정히 해야 한다. 신심이 엄정(嚴正)하지 않고 무턱대고 도량에 들어간다면 도심(道心)이 나오지도 않고 법답지도 못하며 감응도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과거의 오랜 세월로부터 지금까지 지어온 모든 악업을 떠올려 간절한 마음으로 부처님 앞에 예를 드리면서 참회하고, 경을 읽고 발원을 함에 있어 오롯하게 해야 한다.
더 나은 삶을 살겠다는 발원
하나하나 구체적인 방법을 언급한다면 모든 행동을 할 때 먼저 생각하고 그 생각에 따라 행동을 하는 의행일치(意行一致)가 있다. 다음으로 호흡에 모든 정신을 집중해 고요함에 들 수 있는 지식(止息)참회, 호흡이 들고 나는 것이 확연히 알아차려지면 그 호흡이 들고 나면서 일어나는 감각을 알아차리는 지각(知覺)참회, 마음의 변화를 살피는 관심(觀心)참회, 마지막으로 앞의 모든 것들이 변하고 덧없음을 알아차리는 무상(無常)참회 등이 있다.
참회는 모든 속박서 벗어나는길
우리가 참회하는 삶을 산다는 것은 궁극적으로는 모든 속박으로부터 벗어나 절대 편안함에 이르는 것이다.
그러나 이에 앞서 우리들의 현실적 삶에서 그 삶을 크게 잘못되게 하지 않을 것이며 결국 그러한 삶은 스스로를 만족시키고 나아가 우리사회를 더 나은 사회로 만들어 갈 것이니, 이것이 곧 불교가 지향하는 불국토일 것이다.
정연 스님/나주 불회사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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