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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일간 심은 마음 씨앗이 선사할 놀라운 미래

  • 불서
  • 입력 2021.08.30 11:35
  • 호수 1599
  • 댓글 0

매일 한 단어씩 화두 삼아 마음 살피는 100일간의 수행법 제시
생각·습관 바꾸는 하루 15분 노력으로 새로운 나 만드는 과정

마가 스님의 100일 명상
마가 스님 지음 / 불광출판사
328쪽 / 1만6000원

40여년 간 마음 아픈 이들을 보살펴 온 마가 스님의 평생 수행과 마음공부법이 한 권의 책에 담겼다. 사진제공 불광출판사
40여년 간 마음 아픈 이들을 보살펴 온 마가 스님의 평생 수행과 마음공부법이 한 권의 책에 담겼다. 사진제공 불광출판사

삶을 바꾸기에 100일이면 충분하다. 갓 난 아기는 백일이면 낯선 세상에 적응하고, 마곡사 대광보전서 삿자리 짜던 앉은뱅이는 백일만에 벌떡 일어나 삼배를 했다. 사람만이 아니다. 파릇파릇 어린 모는 백일이면 이삭이 패고 여물어 벼가 된다. 심지어 곰도 마늘을 먹고 사람이 될 만한 시간이다. 100일의 놀라운 변화에 대한 믿음은 수많은 영험담과 전설, 그리고 기도로 이어져 왔다. 숫자에 대한 상징을 넘어 놀라운 체험들이 켜켜이 쌓여 빚은 문화와 전통의 결실이다.

마가 스님 역시 100일이면 새로운 나로 거듭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그것도 하루 딱 15분이면 충분하다. 하지만 공짜는 없다. 씨앗을 뿌리지 않고 수확을 바랄 수 없듯 발원을 하고 매일매일 보살펴야 한다. 집중하고 정성을 들여야 한다. ‘마가 스님의 100일 명상’은 원력을 세우도록 돕고 매일매일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려준다. ‘따뜻한 불교’를 강조하며 40여년 간 마음 아픈 이들을 보살펴 온 스님의 평생 수행과 마음공부법이 오롯이 담긴 한 권이다. 2016년 출간돼 베스트셀러로 등극한 스님의 저서 ‘나를 바꾸는 100일’의 개정판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사찰 참배조차 망설여지는 비대면 시대를 예상이라도 한 듯 혼자 수행할 수 있도록 초점을 맞췄다.

책을 펼치면 ‘나 ○○○는 100일 수행을 마치고 나면 ○○○○가 된다’라는 문장이 가장 먼저 독자를 맞이한다. 한숨에 읽어내리는 책이 아니라는 암시다. 결심하고, 실천하고, 변화를 적어보라는 독려이자 결실에 대한 약속이다.

“100일은 뭔가를 이루기 위해 꼭 필요한 정성의 시간입니다. 하루 15분씩 명상하며 ‘지금 이 순간 깨어 있음’을 연습하면, 100일 후 나의 삶은 많이 달라져 있을 것입니다.”

첫걸음은 기도에 대한 올바른 이해다. 지금의 현실을 조금이라도 바꾸고 싶은 마음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기도를 시작한다. 하지만 마가 스님은 ‘채움이 아닌 비움, 지혜를 닦는 수행’이 기도의 핵심이라고 정의한다. 비움과 지혜가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갈등, 욕심, 슬픔, 고통 등을 비우면 전에는 보지 못했던 것들이 비로소 모습을 드러낸다. 지혜의 발현이며 세상과 나, 사물과 나, 사람과 나 사이의 관계를 새롭게 풀어나가는 출발점이다. 이것이 기도의 힘이다. 그렇기에 기도는 씨앗을 심는 실천행이기도 하다. 나를 괴롭게 하는 모든 관계를 새롭게 만들어 행복의 결실을 얻기 위한 파종이다. 마가 스님은 이 단계에서 다섯 종류의 씨앗을 마음에 심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고통에서 벗어나겠다는 굳은 마음 출리심, 모든 존재가 윤회의 고통에서 벗어나길 바라는 자비심, 모든 존재가 윤회에서 벗어나도록 실천하겠다는 보리심, 매 순간 내 마음을 살펴보는 알아차림, 그리고 출리심·자비심·보리심의 씨앗을 심겠다는 서원이다.

이 같은 마음을 바탕으로 자비관, 수식관, 염불, 간경, 사경 등 책에서 제시한 10가지 수행법 중 자신에게 맞는 수행을 택해 매일 꾸준히 실천하면 된다. 삼귀의와 오계수지를 발원한 후 자비명상 문장과 ‘자비경’ 독송, 미고사 108배, 긍정단어 독송, 발원문 독송, 1일 1보시, 맞춤수행을 실천하면 하루 수행이 완성된다. 수행의 중심에는 ‘오늘의 화두 명상’이 자리한다. 100일 동안 하루 하나씩 제시된 단어를 화두 삼아 마음에 새기며 염송하면 된다. ‘오늘의 화두’는 미소, 용서, 칭찬으로 시작해 가족, 감사, 지혜, 선의, 성장, 친절, 존중, 산생, 공감, 치유를 거쳐 마침내 100일이 되는 날 환희에 도달한다. 습관과 생각을 바꾸는 과정이며 새로운 나를 만들어가는 실천이다.

“100일 동안 꾸준히, 아침에는 마음을 채우고 저녁에는 마음을 비우다 보면 하루하루를 온전히 누리는 나 자신을 만날 수 있습니다.”

된밥을 꼭꼭 씹어 넘기 듯 100일 동안 한 장씩 책장을 넘겨야 된다. 100일간의 명상으로 부처가 될 수 있다고 약속할 수는 없다. 하지만 100일의 모든 순간순간이 미래와 연결돼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남수연 기자 namsy@beopbo.com

[1599호 / 2021년 9월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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