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심층취재-이주민 시대의 한국불교] 3. 이주민을 돕는 재가단체들

치료비 지원서 의료봉사까지…이주민 구심점 역할

일일시호일 2008년부터 이주민 돕기 캠페인 벌이며 지원 나서
병불련·선재마을의료회 의료사각지대 이주민에 무료 의료봉사
센터·쉼터 운영, 봉사단 설립 등 전문적 이주민 지원 체계 갖춰

재가단체를 중심으로 한 이주민 지원도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다문화시대를 맞아 이주민들을 향한 관심과 지원이 절실한 가운데 사찰과 스님뿐 아니라 재가단체가 중심이 돼 이주민들의 정착을 돕고 있어 눈길을 끈다.

법보신문이 설립한 공익법인 일일시호일은 불교계를 대표하는 이주민지원 단체다. 법보신문은 불교계 언론사로는 최초로 이주민 돕기 캠페인을 벌이며 이주민 지원 단체의 모범으로 평가받고 있다.

법보신문이 본격적으로 이주민 돕기에 나선 것은 2008년부터다. 이주민을 둘러싼 사회문제가 곳곳에서 발생하자 시선을 돌린 것이다. 소외된 이웃의 아픔을 덜고, 더불어 살아가는 공익적 가치를 구현하기 위해 서울 화계사와 도움이 절실한 이주민들에게 치료비를 지원하는 ‘이주민 돕기 캠페인’을 벌였다. 기사를 통해 이주민 인식 개선 및 관심 확대에 주력했으며 실질적 지원을 위해 사찰과 협약을 통해 곳곳에 자비의 손길을 뻗었다.

지면에 실린 이주민들의 안타까운 사연을 접한 독자들의 관심과 정성이 이어져 매월 300~500만원을 치료비로 전달했다. 이렇게 지원한 돈이 연간 1억 여원이었다. 이주민돕기 캠페인은 단순한 지원을 넘어 불자들에게는 이주민들에 대한 관심을, 절망에 몰린 이주민들에게는 새로운 삶의 희망이 됐다.
 

이주민과 더불어 사는 사회구현에 앞장서온 법보신문은 2016년 3월 지난 10년 동안 추진해온 나눔운동을 체계적으로 진행하고자 공익법인 ‘일일시호일’을 설립했다. 일일시호일은 출범 이후 줄곧 이주민을 지원하고 우리사회에 굳어져있는 차별적 시선을 해소하는 데 앞장섰다. 또 2019년에는 재한 이주민 연합조직인 한국다문화불교연합회 창립을 이끌었고, 올해 4월 영등포구다문화센터의 운영지원단체로 선정되면서 이주민 정착과 복지향상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김형규 일일시호일 대표는 “이주민 지원은 언론의 공익적 역할을 강화했다는 점에서 많은 호응과 격려를 받아왔다”며 “다문화 관련 시설 운영을 확대해 이주민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광주외국인복지센터(대표 이주성)도 이주민 지원에 앞장서온 대표적인 재가단체로 꼽힌다. 2006년 설립된 센터는 법률상담, 겨울 옷 나눔, 무료 진료 연계 및 치료비 지원, 한국어 말하기 대회 등을 개최하며 이주민 복지향상에 기여했다.

이주노동자 지원을 전문으로 하던 ‘외국인근로자복지센터’는 다문화가정으로도 눈을 돌렸다. 광주지역 내 이주여성 비율이 늘어나면서 다문화가정 지원의 필요성을 절감했기 때문이다. 이에 2010년 명칭을 ‘외국인복지센터’로 변경하고 부모교육, 인권교육, 취업연계, 중도입국자녀 대상 한국어교실을 운영하며 이주민 생활과 밀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병원, 노동청 등에서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이주민을 위해 ‘찾아가는 통역서비스’도 제공하며 권리 보호에도 나서고 있다.

이와 함께 지역 내 거주비율이 높은 캄보디아, 네팔 이주노동자를 대상으로 하는 쉼터를 마련했다. 최근에는 캄보디아 스님을 초청해 법회와 상담을 제공하며 이주민들의 애환을 달래고 있다.

약왕보살의 손길로 의료사각지대에 놓인 이주민들에 자비인술을 펼쳐온 재가단체도 있다. 바로 선재마을의료회(회장 여오숙)와 전국병원불자연합회(회장 류재환, 병불련)이다. 선재마을의료회는 이주민 건강권 보호를 위해 봉은사를 거점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한방, 내과, 치과 등을 개설하고 매주 일요일마다 15명의 의료진들이 진료를 제공했다. 2003년부터는 활동영역을 넓혀 부천 석왕사에 진료실을 설치했으며, 김포외국인노동자인권센터 등 외국인노동자 밀집지역을 찾아 순회 진료도 펼쳤다.

초음파 장비, 적외선 치료기 등 다양한 의료기기를 갖추면서 전문 의료서비스를 제공했으며, 2002년부터 결핵협회와 한센협회 지원으로 매년 건강검진을 진행해 이주민들의 건강지킴이 역할을 톡톡히 했다.

병불련도 2004년 서울 조계사 인근에 진료소를 설치, 내과·치과 등 10개 진료과목을 개설하고 의료봉사를 시작했다. 그러나 불법체류자 단속이 강화되면서 공개된 장소에 노출되는 것을 꺼린 이주민들의 발길이 줄어들자 찾아가는 의료봉사로 전환, 이주민 거주 비율이 높은 안산·평택 등에서 의술을 펼쳤다. 류 회장의 보시로 초음파기기·혈액분석기·심전도기 등 종합병원 수준의 의료기기를 구비한 병불련은 과목별 진료와 함께 검사·처치·약 처방까지 현장에서 가능하게 했다.

비영리 민간단체로 활동해온 병불련은 2016년 사단법인으로 거듭나면서 국제보건의료재단에서 진료버스를 후원받아 폭넓은 종합 진료를 펼칠 수 있었다. 한국말에 서툰 이주민들을 위해 의료통역 서비스를 제공해 원활한 검진을 도왔고, 평균 2000여명의 이주민들이 치료를 받았다.

이동숙 병불련 사무국장은 “이주민 공동체가 활성화 된만큼 더 체계적으로 이주민을 지원하기 위해 한국다문화불교연합회와 MOU를 체결할 예정이며, 이주민과 교계를 잇는 가교역할을 수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밖에 좋은이웃(대표 정용기)은 쉼터 후원, 템플스테이, 외국인 어울림 한마당 등을 통해 지역사회 적응을 돕고 있다. 또 국제포교사회는 이주민지원을 목표로 다문화부를 설립해 전통문화기행, 한국어 말하기 대회를 주최했다. 불교여성개발원도 2008년부터 다문화 인식개선 운동을 전개하며 다문화가족을 돕는 전문 인력 발굴, 교육을 진행했다. 2009년 비영리민간단체 ‘불교여성다문화봉사단’을 설립, 이주여성의 국내정착 지원과 상담 등 다양한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주성 광주외국인복지센터 대표는 “오래전부터 지원을 시작했지만 불자와 스님들의 참여는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라며 “불교국가에서 오는 외국인들이 많은 만큼 불교계가 이주민에 더 많은 지원과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민아 기자 kkkma@beopbo.com

[1602호 / 2021년 9월2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