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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티베트선 설날이 최고 불교축제

기자명 탁효정
  • 해외
  • 입력 2004.03.22 13:00
  • 댓글 0

동남아-물세례, 일본-108 타종, 티베트-버터 양초 제작

동양에서 가장 큰 명절은 뭐니뭐니해도 설날이다. 미얀마, 태국, 일본 등 아시아 불교국가들은 신년축제 기간동안 나라마다 독특한 전통 놀이와 행사가 이어져오고 있다.

<사진설명>축제를 즐기고 있는 티베트 한 시골 마을의 아낙들.

한국과 일본, 중국, 티베트는 음력 1월 1일에 신년축제가 열리는 반면 동남아시아 불교국가들의 신년축제는 4월 중순에 있다. 아열대 기후에 속하는 타이, 베트남, 라오스, 미얀마 등에서는 가장 더운 시기로, 이들 지역에서는 신년 축제기간이 되면 물축제가 열린다.

불상을 깨끗한 물로 씻는 것은 물론 사람들에게도 물세례가 퍼부어진다. 물을 뿌리는 것은 묵은 해의 불결한 것, 더러움, 추함 등을 버리고 새해를 물로 정결히 씻어 맞아들인다는 의미이다.

미얀마에서는 신년 축제를 띤잔(Thingyan)이라고 하며, 산스크리트어로 ‘Thithau’ (change over)의 뜻이다. 이 축제 기간 중 사람들은 거리거리마다 바가지, 주전자, 물통, 양동이, 드럼통 등 물을 담을 수 있는 모든 도구를 들고 서로에게 물을 뿌려된다. 이 축제는 3일간 지속되는데 마지막날인 새해 첫날에는 사원을 방문한다. 새해 첫날 아침에 불상을 깨끗한 물로 씻고 스님들에게 보시를 하는 일이 가장 중요한 일과이다.

축제의 마지막 날은 종교적인 명상과 관조의 시간이다. 하루종일 삼귀의를 암송하면서 스님들에게 헌물의식을 치르고 갖가지 공양물이 바친다.

철저한 불교신자들은 신년 축제가 열리는 3일동안 금식하면서 팔정도의 원리를 특히 엄격하게 실천하려고 노력한다.

태국의 송크란(Songkran)은 동남아시아 신년 축제 중에서도 가장 요란한 것으로 유명하다. 태국에서도 물총, 항아리, 양동이가 동원되고 심지어 소방차까지 동원되는 물 전쟁이 한바탕 치러진다. 이 기간동안 교통사고 등 부상자가 많아 태국 정부가 축제를 축소해야할 것인지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할 정도이다.

새해 첫날 아침이 되면 불상에 물을 붓고, 스님들에게 공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의식이다. 이른 아침 정성스럽게 음식과 꽃을 준비해 사찰을 방문한다. 절과 가정에서 점잖게 물 붓는 일이 끝나면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물 퍼붓는 일이 시작되고, 거리에서는 퍼레이드, 야외극, 춤과 노래가 펼쳐지는 거리 축제가 진행된다.

라오스에서도 신년 축제인 삐마이라오 기간이 되면 물 축제가 활발하게 이루어지지만 태국처럼 요란하지는 않다. 라오스인들도 새해 첫 아침 사원을 방문해 불상을 목욕시키고 스님께 공양한다. 관욕 행사가 끝난 후에는 사원 근처에 거대한 모래성을 쌓고〈사진 좌〉 가족 친구들과 함께 파티를 즐긴다.

캄보디아 촐츠남 트메이(Chol Chnam Thmay), 스리랑카 아부루두(Avurudu) 등도 1년 중 가장 성대한 신년 축제이다. 스리랑카 싱할리족들도 이날만은 내전중인 타밀족과 휴전을 하고 부처님께 공양을 올린다.

티베트인에게 1년 중 가장 큰 축제는 신년축제로, 서양의 크리스마스, 부활절, 추수감사절, 생일을 모두 합친 것과 같을 정도로 중요하다.

티베트의 신년축제 로사(Losar)는 보통 음력으로 12월 29일에 시작돼 설날까지 3일동안 계속된다. 중국이 침공하기 전까지 티베트인들은 1월 한달동안 신년축제를 즐겼으나 달라이라마가 다람살라로 망명한 이후에는 3일간 치러지는 것이 관례가 됐다. 미국의 티베트 사원에서는 설날 하루동안 축제가 치러진다.

티베트 스님들은 새해를 축하하기 위해 매년 야크버터로 경전속 우화를 묘사한 갖가지 조각품들을 만든다. 그 중 30피트나 되는 커다란 조각상들은 한해동안 사원을 밝히는 버터 램프로 사용되며, 최고의 버터 조각상 신도들에게 선물로 주지기도 한다.

사원에서 스님에 대한 공양과 소원을 비는 기도가 끝나면 민속축제가 대대적으로 펼쳐진다. 민속의상을 입은 사람들이 춤과 노래, 연극 공연 속에서 시끌벅적한 새해를 즐긴다.

티베트인들은 설날에 구둑(guthuk)이라는 특별한 국수를 만들어 먹는다. 건조한 치즈와 갖가지 곡물등 9가지 재료를 섞어 만든 이 국수와 함께 탑잔(Tab-zan)이라는 특별한 빵을 준비한다. 짬빠와 버터차가 주식인 티베트인들에게 무려 9가지 재료나 가미된 구둑은 호화로운 명절 특별식인 것이다.

또 밀가루로 만든 둥근 빵을 준비하는데, 이 빵 안에는 칠레고추, 소금, 양모, 쌀, 숯 등이 숨겨져있다. 밀가루 속에서 쌀이나 양모, 소금 등 흰색 내용물을 집는 것은 ‘좋은 마음’을 가진 사람임을 상징한다. 칠레소스가 들어있는 빵을 집은 사람은 ‘수다스러운 사람’임을 의미하는 것이며, 숯이 든 것을 집은 사람은 ‘마음이 검은 사람’임을 의미한다고 한다.

일본에서는 신년축제를 쇼가쓰(正月)라고 부른다. 일본인들이 새해 처음 방문하는 곳은 절이나 신사이다. 이날 기모노를 입은 사람들은 사찰을 방문해 불단에 공양하고 한해의 소원을 빈다. 정월 초하루 전날 사찰에서는 불교의식에 따라 108번뇌를 상징하는 제야의 종을 108번 울린다. 이 땅의 모든 중생들이 욕망의 고통에서 벗어나기를 기원하는 제야의 종소리가 새해를 알리자마자 사찰과 신사에는 엄청난 수의 방문자들이 몰려들기 시작한다. 동경 아사쿠사같은 유명한 절에는 사람들을 통제하기 위한 경찰이 동원될 정도이다. 이들은 사찰에서 새해 덕담을 하고 메밀국수를 먹는다. 새해 첫날 새벽에 소바를 먹는 것은 일본인들의 오랜 풍습이다.


탁효정 기자 takhj@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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