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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고승들 통해 본 가야산 해인사 1219년 역사

  • 문화
  • 입력 2021.09.27 18:20
  • 수정 2021.10.01 10:09
  • 호수 1603
  • 댓글 0

해인사성보박물관 ‘불교 빛내고 나라에 공헌한 해인사 스님들’
창건서 해방까지 해인사 주석 선지식 16명 진영·유물 등 소개
현응 스님 “해인삼매 뜻 새겨 평온한 바다처럼 마음 편해지길”

법보종찰 가야산 해인사(주지 현응 스님)가 개산 1219주년을 맞아 불교를 빛내고 나라에 공헌한 해인사 스님들을 조명하는 자리를 마련한다.

해인사성보박물관은 10월6일부터 내년 4월10일까지 관내 특별전시실에서 ‘불교를 빛내고 나라에 공헌한 해인사 스님들’ 특별전을 개최한다. 해인사는 신라 애장왕 3년(802년) 화엄종주(華嚴宗主) 의상대사의 법손인 순응 화상과 그 제자인 이정 화상이 화엄의 가르침을 펴기 위해 세운 화엄십찰(華嚴十刹) 중 하나다. 또한 부처님의 가르침을 새긴 세계문화유산 고려대장경을 600년 넘게 보전해온 법보종찰이며 고고한 수행가풍이 면면히 이어져 온 청정수행도량이다.

유구한 역사만큼이나 해인사에는 수많은 고승들의 업적과 원력이 곳곳에 남아있다. 특별전에는 802년 창건부터 1945년 해방까지 해인사에 주석했거나 연관된 선지식 가운데 시대와 주제에 따라 선정한 16분의 진영과 관련 유물들을 소개한다. 해인사는 이번 전시회를 통해 역대 조사스님들의 활약과 공덕을 기리고, 한국불교사에 남긴 위대한 업적을 널리 선양한다는 계획이다.

이정·희랑·순응 삼화상 진영.
이정·희랑·순응 삼화상 진영.

전시는 ‘해인사 화엄도량의 문을 열다’ ‘대장경판 조성과 우리말로 번역하여 대중에게 전하다’ ‘한국불교의 법맥을 이은 고승들, 호국애민의 자비를 펼치다’ ‘화엄의 가르침으로 교학을 펼치다’ ‘한국불교의 선풍을 중흥하고 근대화를 열어가다’ 등 5부로 구성됐다. ‘해인사 화엄도량의 문을 열다’에는 개산조 순응·이정 두 조사와 고려 태조 왕건의 스승이자 해인사를 중창한 희랑대사를 만날 수 있다.

불교를 숭상한 고려는 외세의 침략을 부처님의 힘으로 막고자 방대한 대장경 간행사업을 추진했다. ‘대장경판 조성과 우리말로 번역하여 대중에게 전하다’에서는 고려대장경의 초석을 다진 ‘신편제종교장총록’을 간행하고 천태교학을 창종한 대각국사 의천, ‘팔만대장경’ 조성불사를 총괄한 수기 스님을 소개한다. 이와 함께 한글 창제에 크게 공헌하고도 세종과 집현전 학자들에게 그 공로를 양보한 신미, 세종 때 시작됐다 중단된 ‘증도가남명계송’ 번역과 해인사 중수 및 대장경 판당을 중창한 학조 대사에 대해 이야기한다.

보물 ‘해인사 중수기’, 1490년.
보물 ‘해인사 중수기’, 1490년.

민족의 대전란 임진왜란의 비극을 맞아 교단의 구성원들은 불살생과 자비실천이라는 시대의 화두를 놓고 격론을 벌였다. 결국 많은 스님들이 자비실천과 호국불교의 기치 아래 승병을 결성해 민족을 구제하고 전장에서 맹위를 떨쳤다. ‘한국불교의 법맥을 이은 고승들, 호국애민의 자비를 펼치다’에서는 사명, 벽암 등 승병장들의 면면을 전한다.

일찍이 화엄도량으로 개산한 해인사에는 많은 스님들이 화엄학을 중심으로 공부하며 좌선에 힘쓰고 후학을 양성했다. ‘화엄의 가르침으로 교학을 펼치다’에는 총섭으로 임명돼 표충사를 수호하며 후학들에게 화엄학을 지도했던 해봉 스님과 해인사를 중창하고 ‘화엄경소초’ 등 80권본을 복각해 영각사 경판각에 봉안했던 설파 스님 관련 유물이 전시한다.

사명대사가 선조 임금에게 하사받은 것으로 전해지는 ‘봉황칠보촛대’, 조선.
사명대사가 선조 임금에게 하사받은 것으로 전해지는 ‘봉황칠보촛대’, 조선.

‘한국불교의 선풍을 중흥하고 근대화를 열어가다’의 주인공은 경허 선사와 용성 스님이다. 한국 선불교 중흥조 경허 선사는 인경 불사와 수선사(修禪社) 불사의 법주가 되어 해인사에서 ‘해인사 수선사 방함인’과 ‘합천군 가야산 해인사 수선사 창건기’를 집필했다. 3·1운동 민족대표 33인 중 한 명인 용성 스님은 조선의 독립과 불교 개혁에 앞장섰던 선각자다. 일제가 민족불교를 말살시킬 목적으로 대처승 중심의 교단을 조장하자 대각교를 창립해 한국 전통불교 수호에 나서는 한편, 불교개혁을 통해 불교 근대화와 대중화의 기틀을 확립했다.

‘팔만대장경 인경 현판’, 1899년.
‘팔만대장경 인경 현판’, 1899년.

해인사성보박물관장 적광 스님은 “오늘날 해인사의 위상과 영광은 수많은 선지식들의 지고한 원력과 헌신적 삶의 토대 위에 세워진 것이기에 개산 1219주년을 맞아 역대 선지식들의 발자취를 조명하는 자리를 마련했다”며 “빛의 속도로 변화하는 인류 문명의 발전 속에서 한국불교가 어떠한 전법교화를 펼칠 것인지에 대한 화두는 역대 선지식들의 시대 변화에 대한 앞선 진단과 해석, 그리고 적극적인 현실 참여와 도전 정신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인사 주지 현응 스님은 “1200여년의 기나긴 세월 속에 해인사의 수많은 고승 대덕 스님들의 법향 가득한 가야산 산천에도 어김없이 가을이 찾아왔다”며 “이번 전시를 통해 해인삼매의 뜻을 되새겨 고요한 바다에 삼라만상이 비치듯이 모든 세상 사람들의 번뇌와 망상의 파도가 멈춰 평온한 바다처럼 마음이 평안해지기를 기원한다”고 이번 특별전에 대한 많은 관심을 당부했다.

국보 ‘건칠희랑대사좌상’, 고려 10세기.
국보 ‘건칠희랑대사좌상’, 고려 10세기.

한편 해인사성보박물관 특별전 ‘불교를 빛내고 나라에 공헌한 해인사 스님들’은 정부의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준수해 진행된다.

김현태 기자 meopit@beopbo.com

[1603호 / 2021년 10월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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