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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앉아 있어도 마음이 불안합니다”

기자명 현웅 스님
Q : 참선을 할 때 마음을 한 곳에 집중하거나 또 계속해서 일어나는 생각들을 없애려고 하기도하고, 여러 가지 테크닉을 사용해서 이 일어나는 마음들을 콘트롤 하려고 합니다. 그런데도 뜻대로 되지 않고 불안합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A : 여러분이 자연스럽게 좌복에 앉을 때 절대 무엇을 빨리 하려고 생각하면 안돼요. 그냥 붓다 가르침도 생각하지 말고, 바이블도 생각하지 말고, 법문도 기억하지 말고, 자기 마음에서 어떠한 마음이 일어나든 간에 일어난 것을 자각하고, 돌이켜보아 깨어있는 상태에 있음이 중요합니다.

이렇게 해 가면 모든 것이 내게서 일어나는 것이기 때문에 일어난 것들에 대하여 두려워할 필요가 없게 됩니다. 그래서 선(禪)은 마음이 처음 일어나는 곳에서 시작한다고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화두공부를 해서 생각과 마음의 길이 끊어져야 그래야 우리는 우리한테 있는 진리를 경험할 수가 있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진리밖에 없는 것이고, 선심(禪心) 밖에 없게 됩니다. 그래서 우리한테 있는 진리가 드러나야 우리의 어둠을 밀어내 버릴 수가 있지요. 그러나 우리가 어디서 배워서 진리가 이런 것이다 알고 들어가면 마음 안에서 싸움을 만나게 됩니다. 왜냐하면 자기가 본래 진리인데 자기가 만든 진리를 가지고 들어가면 본래 있는 진리하고 만든 진리하고 하나가 안 되거든요. 그러면 집주인이 아닌데 손님이 와서 집을 뺏으려고 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러나 자기의 마음의 길을 가려버리고,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가려고만 하면은 전혀 자기가 자기내면을 터치할 수가 없습니다. 선은 직접적으로 자기내면을 터치해 가는 길입니다. 붓다가 경험했던 것을 우리가 직접 경험해 가는 길입니다.

그러나 처음 선을 하려고 하는 사람한테는 아직 생활 속에서 익혀진 습 때문에 뇌세포가 불안정해져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 안정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립니다. 이럴 때는 불안정한 상태를 자각하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뇌세포가 불안하고 있는데도 본인은 무엇인가 하려고 하니까 이것도, 저것도 안 되는 결과만 옵니다.

그렇지만 이럴 때도 내가 지금 이렇게 하고 있구나 각성을 해야 합니다. 절대 선을 잘하려고 하지말고, 안되고 있는 그 상태에 같이 있어야 합니다. 생각을 일으키지 않고 같이 있을 줄 알면 저절로 뇌세포가 조용해지면서 몸과 마음이 하나가 되어 고요해짐을 경험하게 됩니다.

우리한테 이미 깨어있는 본성만 드러나게 됩니다. 이것을 선심(禪心)이라고 합니다. 이것을 경험하게 되면 항상 우리는 깨어있게 되고 길이 열려요. 그렇기 때문에 선은 쉬우면서도 간단합니다. 그러나 우리의 기본 시작이 잘못되면 자기 마음을 가려버리기 때문에 또 머릿속에는 일어났다 사라졌다하는 생각을 지혜라고 잘못 믿어 자각 없이 선을 하려고 하기 때문에 어려운 길에 들어서게 됩니다.


현웅 스님/미국 버클리 육조사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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