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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선수행 김해인 씨 [상]

기자명 김해인
선방서 정진하며 불교 더 깊이 이해

경전강독-선어록 등도 함께 공부


나는 어린 나이로 할머니께서 돌아가실 때 아버님과 함께 임종을 지켜봤다. 할머니께서는 눈을 감으시고 조용히 주무시는 모습으로 아버님의 나무아미타불 염불을 들으시면서 극락세계로 가셨다. 나는 이 때까지만 해도 죽음이 있다는 것을 모르고 있었다. 따라서 나 자신은 죽지 않고 영원히 사는 것으로 착각했다.

그 뒤 죽음이란 무엇이며 죽은 후는 어떻게 되는가에 대해서 늘 의문을 가지고 있었다. 지금 와서는 불교가 이 문제해결을 위한 최상의 종교라는 것을 알았지만 어릴 때 어머니 손을 잡고 절에 간 일이 있으나 죽음이란 의문을 해결해 주지는 못했다.

훗날 대학에 들어가 국어국문학을 전공하게 되었다. 전공과목 시간에 신라의 향가, 고려가요의 탐구와 조선시대 석보상절, 월인석보 등 불교경전 국역본 강독을 통해서 평소 품고 있던 죽음문제 해결은 불교라야 한다는 실마리를 찾게 되었고, 기회가 오면 불교를 체계적으로 총론에서 각론까지 공부를 해보고자 불교서적 가게를 돌아다녔다. 그러나 한역경전과 국역경전은 출판된 것이 다소 있었으나 내가 필요로 하는 책은 구할 수 없었다.

이점은 내 자신이 과문한 탓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던 중 1970년대에 들어와서 한국불교구도회 주최로 개최한 불교 교리 강좌에 참가하게 되었다. 일주일동안 하루 3시간씩 18시간의 강의를 지금은 고인이 된 이기영 박사께서 계속 열강을 하셨다.

필자는 학창시절을 비롯하여 평생을 교직에 있으면서 많은 저명인사의 특강을 들어봤지만 이기영 박사의 군더더기 없이 요점을 빠뜨리지 않고 알기 쉽게 체계적으로 하시는 강의에 나는 완전 매료되었다. 솔직히 말해 이박사의 열변 강의에 나의 영혼은 완전히 몰입되었으니 그 감회는 추측하고도 남음이 있으리라 짐작한다.

이 때 들은 강의 내용을 속기하다시피 한 것이 대학 노트 한 권을 꽉 채웠는데 이 노트는 지금도 가끔 참고 자료로 활용하고 있다.

이 때 강의는 △서론(불교란·교상판석) △사성제 (팔정도, 삼학) △십이연기 (십이인연, 유전, 환멸, 환생연기, 사법인) △반야중도사상 (반야심경, 팔불중도, 금강경) △유식사상 (해심밀경, 삼성설) △일승사상 (법화경사상) △삼신사상 (열반경사상) △여래장사상 △법계연기 (원융무애사상) △보살도 (육바라밀, 십바라밀) △염불과 선예불 (정토신앙, 선) 등 순서로 진행됐다.

이상의 강의를 듣는 가운데 불교는 심오하고 중중무진한 필설로 표현할 수 없는 진리를 내포하고 있어 인간의 모든 괴로움은 자기 스스로가 해결할 수 있다는 감을 잡게 된 것이 그 때의솔직한 심정이었으며, 왜 내가 일찍 불교공부를 하지 않았는가하는 후회를 하기도 하였다. 그 뒤 계속 불교 교양대학을 비롯해 저명인사의 경전강독과 선어록 등을 섭렵하면서 현재는 참선을 통한 증득 수행에 매진하고 있다.

불교신행은 신해행증(信解行證)의 과정을 거친다고 한다. 먼저 믿는 마음을 내어야하고 다음으로 불교가 무엇이라는 것을 명확히 이해했을 때 행(行)인 실천을 수반하게 되고, 실천의 반복은 드디어 증득(證得)에 이르게 된다고 한다. 지금까지 말씀드린 저의 경험을 참고하셔서 수행의 첫 단계인 믿는 마음과 불교가 어떤 종교인가를 바르게 알게 되면 불교에서 발을 뺄 수 없는 경지에 이르게 됨을 확신하게 될 것이다.


김해인/불교스카우트지도자회 창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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