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⑦ 남경대 라이용하이(賴永海)교수

기자명 김진무

‘중국불성론’ 연구…中 불교학 박사 1호

유·불·도 상호관계에서 학문 전개

“중국철학 없이 중국불교 이해 못해”

<사진설명>라이용하이 교스는 '중국불성론'연구로 옥스퍼드대 인명록에 등재될 정도로 세계적인 학자로 인정받고 있다.

문화적 성격이 전혀 이질적인 인도에서 발원한 불교가 중국에 전래되면서 이른바 전면적인 양종 문화의 충돌을 거치게 된다. 종교로서의 불교는 단순하게 사상만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전면적인 생활양식에 이르는 변화를 가져오게 하였고, 그것은 기존의 전통성을 지니는 양식과 충돌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중국문화연구원 원장 재직

더욱이 중국이 불교를 받아들이는 시기는 이미 자체적인 문화와 사상이 확고한 전통으로서 자리잡고 있었기 때문에 그 충돌은 보다 강하였을 것으로 짐작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전면적인 충돌의 결과로서 중국불교는 인도불교와는 거의 본질적인 차별을 보이는 방향으로 변용하고 있는데, 일반적으로 중국불교의 특징을 불성론의 전개·국가불교·종파의 발전 등으로 말하고 있다.

주지하다시피 현대의 중국은 1949년 공산화이래 문화대혁명을 통한 극단적인 정치적 실험의 과정에서 근대 활발하게 진행되었던 불교학의 연구는 거의 중단되었지만, 1980년대에 본격적으로 시작된 개혁개방 정책으로 현대불교학의 연구도 또한 재개되었고, 최근에는 민족의 정통성 회복의 차원에서 중국불교에 대한 연구가 보다 강조되어 점차 심화되고 있다.

그러한 가운데 1980년대 현대불교학 연구의 선두주자로, 특히 ‘중국불성론’의 연구로 주목을 받는 학자가 나타났으니, 그가 바로 라이용하이(賴永海)선생이다.

라이용하이 교수는 중국에서 불교가 성행하는 푸지엔성(福建省) 민난에서 출생하였다. 그에 따라 유년기로부터 깊이 불교의 훈향에 물들어 있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가 참답게 불교학을 접하게 되는 것은 1978년 사회과학원에서 임계유(任繼愈)선생을 지도교수로 하여 석사과정에서 중국철학을 전공하게 되면서부터라고 할 수 있다. 그것은 중국의 현대사가 지니고 있는 변혁의 과정과도 결코 무관하지 않다고 할 수 있다.

라이교수가 석사과정을 시작한 것은 바로 1965년도로부터 10여 년 동안 진행된 ‘문화대혁명’이 마무리되고, 이른바 현대화로 급선회하던 시기였다. 석사과정에서 라이 교수는 특히 승조(僧肇)의 『조론(肇論)』 가운데 『부진공론(不眞空論)』에 매료되어 점차로 불교에 유가와 도가철학이 범접할 수 없는 깊은 철학적 사유가 존재함을 깨닫게 되었다고 한다.

1982년 드디어 중국의 대학에서 최초로 박사과정이 개설되고, 그에 따라 라이 교수는 박사과정에서 비로소 전문적으로 불교학을 연구하게 된다. 이때, 라이교수는 본래의 중국철학연구로부터 “외래종교로서 불교가 어떻게 중국에 뿌리를 내릴 수 있었는가?”, “무엇 때문에 대·소승이 동시에 전래되었는데, 유독 대승불교만이 발전하게 되었는가?”, “중국의 전통사상인 유·도 양가의 사상과 불교는 어떻게 서로 융합하는가?” 등등의 문제를 설정하고, 그에 대한 접근을 시도하여 가장 심층적인 문제는 바로 ‘중국불성론’에 혼재되어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그로부터 그 핵심적인 문제를 본격적으로 연구하게 되는데, 라이 교수는 그 과정을 다음과 같이 회고하기를, “당시 도서관에는 대장경이 오직 한 질만이 있어 대출이 불가능하였고, 다른 전적들 역시 충분하지 못하여 몇 십 리 되는 거리를 매일 오가면서 16권의 두꺼운 노트와 몇 천장의 카드를 준비하였는데, 후에 그러한 노력을 인정받아 도서관에서 특별히 대출을 허가하였다.”라고 하며 지금도 그때 대출을 허가한 사람들에게 깊은 감사를 한다고 말한다. 그러한 기초작업 이외에 다시 ‘폐관(閉關)’ 3년의 시간을 거쳐 드디어 박사학위 논문으로 『중국불성론』이라는 대작을 완성하였다.

라이 교수의 『중국불성론』은 지금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당시 중국의 불교학계로서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였다는 평가를 받았으며, 나아가 영국 옥스퍼드 인명록에까지 등재될 정도로 일약 세계적인 학자로서 인정받는 계기가 되었던 것이다. 더욱이 문화혁명의 영향으로 상당한 기간 동안 중국의 불교학연구가 단절되었던 것을 감안한다면 그의 연구업적은 다시 불교학의 연구를 재개하는데 커다란 공헌을 하였다는 평가를 덧붙일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이러한 업적은 중국 대학의 현대적 박사학위 제1기 수여자로서의 역할을 충분하게 하였음을 증명하는 것이다.

라이 교수의 학풍은 이른바 유(儒)·불(佛)·도(道) 삼가의 상호관계 속에서 중국불교의 전개를 논한다는 것이다. 그는 중국불교의 전개는 바로 중국철학의 전개와 나누어질 수 없으며, 서로 병행관계를 이루며 진행된다고 말한다. 일반적으로 고대 중국철학의 과정을 ‘선진제자(先秦諸子)·양한경학(兩漢經學)·위진현학(魏晋玄學)·수당불학(隋唐佛學)·송명이학(宋明理學)’으로 분류하는데, ‘선진제자’는 당연히 불교가 전입되기 전이므로 논할 필요도 없지만, 양한 시기로부터 시작하여, 특히 위진 현학은 불교를 배제한다면 연구를 진행할 수 없는 것이다.

수당대는 불교학이 주류를 이루고 있어 그 내용과 깊이에 있어 모두 유·도 양가를 초월하고 있고, 송명의 이학 역시 ‘유표불리(儒表佛裏)’, ‘양유음석(陽儒陰釋)’이라고 말하는 것과 같이 겉은 유가지만 속내용은 불교인 것이다. 따라서 불교에 대한 이해를 배제하고서는 전체적인 중국철학에 대한 연구를 진행할 수 없는 것이고, 또한 반대로 전체적인 중국철학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중국불교에 대한 연구도 역시 어려움이 있음을 지적한다.

라이 교수는 다음과 같이 강한 어조로 그 부분을 강조하여 말한다. “상당한 기간 동안 중국철학사 연구에 종사한 학자들은 이러한 역사적 사실로부터 점차로 다음의 사실, 즉 불교를 이해할 수 없다면 중국철학에 대하여 깊이 연구할 수가 없다는 것을 인식하게 된다. 여기에 한 마디 보충하고 싶은 것은 중국불교를 연구하려는 사람이 만약 중국 고대철학, 특히 유·도 양가의 철학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그가 알고 있는 중국불교도 한 부분일 뿐이다! 그리고 그 진행하는 중국불교학 연구도 똑같이 깊이 들어가기가 매우 어렵다는 것이다!”


전통문화와 불교 관계 연구

현재 라이 교수는 몹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것은 그가 원장으로 있는 중화문화연구원에 세계 각지로부터 거대한 기금이 마련되어 중국전통문화와 불교와의 관계에 대한 연구를 기획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그에 대한 연구를 두 가지 분야로 나누어 기획하고 있다. 첫째는 불교가 중국전통문화에 미친 영향의 부분이고, 둘째는 근대에 진행된 태허(太虛)법사의 ‘인간불교(人間佛敎; 즉 ‘생활인의 불교’)’의 전통을 이어 현대사회의 일상 속에서 참답게 불법의 진리를 체현(體現)하고자 하는 방안에 대한 연구를 기획하고 있다. 현재 중국에서 도교의 ‘법륜공((法輪功)’ 등 종교활동을 금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인간불교’에 대한 연구를 기획하고 있다는 점에서 필자는 조금 의아하였다.

하지만 라이 교수는 학술연구에 있어서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답하면서 현재 중국은 점차로 종교의 자유를 폭넓게 허용하고 있으며, ‘인간불교’의 중요성을 다시금 강조하였다. 또한 그 와중에서도 집필중인 『중국불교략사』의 탈고가 얼마 남지 않았다고 말한다.


김진무 동국대 강사/kimjinm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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