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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 세레모니는 ‘관세음보살!’이죠”

기자명 주영미
  • 교계
  • 입력 2004.03.22 13:00
  • 댓글 0

마산 삼학사 주부불자팀 ‘삼학여성축구단’화제

국내 유일한 사찰 여성축구팀

창단 2년 만에 전국 우승 노려


“축구공 하나에 불심 모아 멋지게 슛팅 할께요.”

마산의 내서읍 중리공단 잔디구장. 노랗고 빨간 유니폼을 갖춰 입은 아줌마 부대가 축구공을 하나씩 갖고 연습에 한창이다. 실업 여성축구단도 남부럽지 않을 자세에 발놀림이며 주고받는 패스까지 보통 솜씨가 아니다. 땀을 닦으면서도 “관세음보살”, 공을 차면서도 “관세음보살”이 입에서 떠나지 않는 아줌마들은 다름 아닌 마산 삼학사 여성 불자 축구팀인 ‘삼학여성축구단’이다.

<사진설명>비가 뿌리는 궂은 날에도 연습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


‘축구광’ 스님 권유로 시작

마산 삼학사(주지 김영재 스님)에서 보살축구단이 창설된 것은 지난 2002년 4월. 축구를 워낙 좋아하고 다양한 운동을 즐겨하는 삼학사 주지 영재 스님이 매일 앉아 염불만 하는 신도들의 건강을 위해 “축구단을 만들어 보자”고 제안한 것이 ‘삼학여성축구단’의 발단이 됐다.

지금은 매주 두 차례 마산 덕동 위생처리시설 내 잔디구장, 내서읍 중리 공단 잔디구장, 마산여자중학교 운동장을 오고가며 2시간 이상씩 맹훈련에 몰입하고 있는 삼학여성축구단이지만 창단 초기부터 지금처럼 활성화돼 있었던 것은 아니다. 여성신도들 대부분이 축구에는 별반 관심이 없는데다 남편들도 “절에만 가면 됐지 무슨 축구냐”며 못마땅해 하기 일쑤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꾸준히 축구를 계속하던 신도들의 건강이 눈에 띄게 좋아지면서 ‘축구단’의 인기는 급증하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운동광인 주지 스님의 철저한 코치로 허리 통증을 호소하던 25명의 ‘염불보살’들이 어느새 체력과 신심 모두 단단한 ‘축구보살’로 거듭난 것이다.

주전 선수 중 가장 나이가 많은 정종시(48) 씨는 “욱신거리던 허리도 말끔히 낫고 절에도 더욱 열심히 나오게 됐다”며 축구효능을 톡톡히 봤다고 자랑했다. 요즘엔 방학을 맞은 자녀들도 운동장에 나와 엄마를 응원하고, 휴일에는 남편들이 직접 코칭 스텝으로 활약하는 등 삼학여성축구단의 활성화는 가족단합에도 기여하고 있다.

공격수인 이경숙(40) 씨는 “신심이 깊어지고 체력도 건강해졌으며 가족의 화목도 축구를 통해 도움을 받아 기쁘다”며 “1석 3조의 효과를 본 셈”이라고 말했다.

삼학여성축구단은 현재까지 서울, 대전, 대구, 무주 등 각지에서 열린 크고 작은 여성축구 대회에 출전하며 기량을 쌓아오다 지난해 마산에서 열린 전국생활체육대회에서 3위, 충북 충주에서 열린 전국여성축구대회에서 6강에 진출하는 기록을 세웠다. 창단 2년된 신생팀으로서는 보기 드문 실적이다.


응원하던 가족들 저절로 불자돼

삼학여성축구단의 명성이 전국에 알려지면서 요즘엔 주변의 축구동호회에서 함께 시합을 갖자는 제안이 끊임없이 들어오고 있다. 만 60세 이상의 어르신으로 구성된 경남실버팀과 주로 연습경기를 가지며 석전택시 운전사팀, 대우백화점 직원축구팀과도 친선 경기를 펼쳤다.

겨울의 찬바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연습에 진력하는 삼학여성축구단 하재연(50) 단장은 “축구를 통해 불교를 알리는 것도 포교의 하나라는 마음으로 만든 여성축구단인 만큼 자부심도 크다”며 “더욱 열심히 연습해서 오는 4월 열리는 전국여성축구대회에서 우승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부산지사=주영미 기자 ez001@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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