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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죽을 것인가…선택하라”

기자명 남수연
  • 불서
  • 입력 2004.03.22 13:00
  • 댓글 0

『죽음, 삶이 존재하는 방식』 오진탁 지음/ 청림

삶의 일부로 죽음도 준비하고 가꿔야

‘연명’강요하는 의학에도 따끔한 일침


‘죽음’은 늘 부당한 대접을 받아왔다. 그것은 젊은이든 나이를 먹은 이든 함부로 입에 담아서는 안 되는 단어이며 엄연히 존재함에도 대부분의 경우 애써 부정해야만 친절한 사람이 될 수 있는 모순의 단면이었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를 논의하기엔 우리사회에서 죽음을 위해 베풀어지는 관대함과 여유 공간은 너무도 적었다.

삶과 죽음을 공평하게 연구하는 생사학의 권위자이자 『죽음, 삶이 존재하는 방식』의 저자 오진탁 교수는 과감히 “죽음을 맞이하는 방식을 당신 스스로 선택하라”고 주문한다. 죽음은 엄연히 존재하는 삶의 일부분임에도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죽음에 대해서는 아주 늦게 생각하기 시작하는 것이 준비 없이 죽음을 맞게 되는 원인이다. 저자는 죽음을 준비함으로써 삶을 제대로 영위하고 있는지를 점검해보길 권유한다.

죽음에 대한 준비가 더욱 간절히 요구되는 이면에는 놀랄 만큼 발달한 현대 의학이 ‘사람을 죽지 못하도록 붙들어 놓는 수준’에까지 이르렀기 때문이다. 예전 같으면 자연사했을 많은 사람들이 각종 의료기계에 둘러 쌓여 몸에 온갖 튜브를 꽂힌 채 계속 호흡하는 일이 비일비재하고 있다. 가족들은 환자의 육체적 연명을 도모하기 위한 온갖 응급조치를 위해 대부분 병실 밖으로 쫓겨나고 환자는 가족들과 마지막 작별 인사를 나눌 기회도 얻지 못하곤 한다.

<사진설명>큰 스님들의 홀연한 열반은 삶과 죽음이 둘이 아님을 보여주는 가장 극명한 모습니다.

저자는 이러한 상황은 대부분 죽음에 대한 준비 없이 혹은 그 실체를 끝내 부정하다 경황없이 죽음과 맞닥뜨리게 되는 상황과 연관이 있다고 분석한다. 죽음준비교육을 활성화하고 죽음을 맞는 방식에 대해 미리 유서를 쓰며 편안하게 죽음을 맞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호스피스 제도를 활성화한다면 보다 많은 이들이 죽음 앞에서 공포에 떠는 일은 줄어들 것이라는 주장도 흥미롭다. 이러한 대안의 근저에는 달라이 라마를 비롯해 틱낫한 스님과 각종 경전 등 불교에서 말하는 죽음에 대한 접근 방법이 기초를 이루고 있어 최근 잇따른 큰스님들의 열반을 다시 떠올리게 한다.

호스피스 시설의 활용 성과 사례는 죽음에 대한 준비가 얼마나 중요한가에 대해 충격적일 만큼 놀라운 결과를 보이고 있다. 침묵 속에 자행되고 있는 낙태와 사회적 살인이라 규정되는 자살 역시 삶과 죽음에 대한 그릇된 인식에서 출발한다는 시각도 눈 여겨 볼만 하다. 10,000원.


남수연 기자 namsy@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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