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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은 수행 황금시간 “삶이 확 바뀝니다”

기자명 이재형
집중력 최고조…고승들도 한결같이 강조

건강하고 정제된 삶 위한 최선의 방법


경기도 산본 매화아파트에 살고 있는 안순심(76·천진화) 씨는 새벽 3시면 어김없이 일어난다. 그는 먼저 목욕재개를 한 후 향을 꼽고 예불을 드린다. 이어 신묘장구대다라니와 광명진언을 각각 108독 하고, 이후 2시간 정도는 붓으로 한지에 『법화경』을 정성껏 한 자 한 자 쓴다. 이렇게 새벽수행이 끝나면 아침준비를 마치고 출근길에 오른다. 그럴 땐 다시 한적한 지하철이 법당이 된다. 마음속으로 다라니를 외거나 경전을 읽기에 이보다 좋은 곳이 없기 때문이다. 이런 생활도 벌써 10년째 지켜오고 있는 그의 오래된 일과다.

“새벽에 일찍 일어나 다라니를 외우고 사경을 하면서 건강이 몰라보게 좋아졌어요. 잡념이 없어 수행하기에는 딱입니다.”

<사진설명>새벽 5시 30분. 조계사 법당에는 수행과 기도로 하루를 시작하는 불자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새벽수행을 강조하는 것은 안순심 씨만이 아니다. 10년째 매일 새벽 3시부터 5시30분까지 금강경을 독송하는 성보고교 김희종(45·혜봉) 교사는 “새벽에 수행하는 습관을 들이면 이보다 좋은 게 없다”며 “내가 하루를 길고 편안하게 생활할 수 있는 것은 새벽수행의 힘”이라고 말한다. 십수 년간 새벽 1시부터 염불선 수행을 하고 있는 위강원 전병롱(53·홍원) 원장도 “새벽수행은 하루를 확 바꿔준다”며 “새로운 삶을 시작하고 싶다면 새벽부터 바꿔 나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지난해 말부터 세간의 화제를 모으고 있는 새벽시간 활용법. 그러나 불교에서는 수천 년간 새벽은 수행의 황금시간이었다. 부처님께서 큰 깨달음을 얻은 것도 새벽시간이었고, 오늘날까지 절에서는 3~4시에 하루를 시작한다. 또 많은 스님들이 새벽수행을 강조하기도 했다.

당나라 고승 규봉종밀(780~840) 스님도 새벽 3시에 일어나는 것을 좌우명의 하나로 삼았다. 이는 공자가 ‘새벽에 일어나지 않으면 하루를 방일하게 된다’는 말과 일맥상통하는 점이기도 하다. 또 『염불경』을 쓴 도경·선도 스님은 새벽 3시는 수행하기에 가장 좋은 시간이라고 신신당부하고 있다.

그러면 왜 그럴까.

“해가 뜨면 일어나고 해가 지면 자는 게 자연의 이치입니다. 우주의 기운이 열리는 새벽시간은 자연의 일부인 사람의 의식도 또렷해지고 집중이 잘 됩니다.”(중앙승가대 총장 종범 스님)

“물론 대지가 가장 청정하고 식(識)이 맑을 때가 새벽입니다. 그리고 그 속에는 게을러서는 여법하게 수행할 수 없다는 의미도 담겨있지요.”(동국대 김호성 교수)

『아침형 인간』의 저자이자 의사인 사이쇼 히로시 씨는 “체온이 떨어졌다가 다시 상승하는 시간이 두뇌가 가장 명석해 지는 시간”이라며 “이는 맥박의 측면에서 볼 때도 가장 빨라지는 새벽 5시면 반드시 일어나야 삶을 풍요롭게 살 수 있다”고 강조한다.

전문가들은 수행이 인생을 바꾸는 것이라면 새벽은 하루를 바꾸는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역경원장 월운 스님은 “새벽에 마음을 다스리면 정제된 하루를 보낼 수 있다”며 “짧은 생을 가장 효과적이고 의미 있게 보내는 방법은 수행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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