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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파사나 김숙희 씨

기자명 김숙희
수행으로 참다운 ‘인생역전’

참회 눈물로 평생 수행 다짐


또 한해가 바뀌었다. 지난해 내가 인생역전을 꿈꾸며 매달린 것은 명상이다.

위파사나 수행은 “스스로의 관찰능력을 통해 번뇌를 제거하고 지혜를 발견하여 해탈을 얻는데 있다.” 처음에는 그냥 남들이 하는 대로 반가부좌에 한 시간 반 정도를 앉아있으니 잘 모르겠고, 다리만 아프고 집중이 잘 안되었지만 관의 힘이 조금 생기자 그동안 세세생생 쌓아놓았던 업들이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눈을 뜨고 있어도 영상이 뜨고, 전생의 일들이 나타났다 사라지고, 마치 브레이크 망가진 자전거를 타고 비탈을 내려가는 그런 심정이었다. 집중수련은 그래서 필요했다. 집중수련은 관찰의 힘을 증가시켜서 올라온 업을 제도하고 정리하는 그런 시간이었다. 나는 세 번의 집중수련을 통하여 이 몸이 세세생생 쌓아온 업(쓰레기) 덩어리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몸의 고통은 쓰레기 더미가 움직이고 썩고 다져지면서 내는 가스와 악취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라는 것이 얼마나 탐욕스럽고 자기중심적인가를 깨달았고, 고통의 모든 원인이 내가 일으키는 욕심이 채워지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 모든 고통의 원인이 나라는 것을 인정하는 데는 치열한 자신과의 싸움이 필요했다.

수행은 혼자 하는 것이 아니다. 수행은 참으로 인내가 필요하다. 스승과 도반 자신이 어우러져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집중수련이 끝나면 모두 둘러앉아 회향을 한다. 자신이 하루 동안 수행중의 느낌을 모두와 나누며 선생의 지도를 받는 것이다. 처음에는 주로 전생의 기억이나 이상한 느낌 체험 등의 얘기들이 많았다. 때로는 얘기가 길어져 12시가 다 된 적도 있었다. 그러면서 서로를 이해하고 어려움은 서로 나누고 즐거울 때는 같이 박장대소를 하면서 수행의 어려움을 해쳐나갈 도반들이 자연스럽게 형성되었다. 수행 중 요란하게 눈물 콧물 흘리며 참회의 눈물을 쏟고, 서러움이 올라오면 울고, 화가 올라오면 진언소리가 천장을 뚫고 나가는 등 여과 없이 자신의 감정을 표출해 때론 도반들을 당황하게 만들기도 했다.

내 경험에 의하면 수행은 그야말로 ‘행함’, 스스로의 체험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처음에는 한 몇 달 열심히 하면 그 까짓것 도를 못 이루겠나? 모든 고통 즉 현실적 어려움이 업(業) 때문이라면 이를 빨리 제도하고 새로운 인생을 살아 봐야지 하는 욕심에서 수행을 했다. 하지만 그 욕심이 바로 세세생생 굴러서 쌓은 내 업(業)이고, 그 업으로 인간의 몸을 받아 태어났으며, 채워지지 않는 욕심 때문에 고통에서 헤어나지 못함을 알았으며, 세세생생 훈습된 악습이 한순간에 제도되는 것이 아니며, 끊임없이 악습을 끊고 선근종자를 심어 악습에 물들지 않게 습을 바꾸는 것이 업에서 벗어나는 길, 곧 내 인생역전의 요체임을 깨달았다.

지금 이생에 정법과 좋은 스승을 만나 수행하고 걸림이 없이 살도록 마음을 제도해가는 것도 과거 한생에 고통에서 벗어나 해탈을 얻도록 수행하고자 세웠던 간절한 원의 발현임을 깨달았기에 지금 잡은 귀한 수행의 끈을 놓지 않고 진정한 해탈을 얻을 때까지 수행하고 그 이후에도 계속 수행할 것이라는 서원을 세운다. 정말 내겐 일생에 찾아온 귀한 한해였다.


김숙희/가정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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