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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溫情’ 담은 아름다운 꽃 팝니다”

기자명 김형섭
  • 사회
  • 입력 2004.03.22 13:00
  • 댓글 0

광림사 ‘꽃사랑 소리사랑’ 자원봉사 3인

“세상엔 두 가지 꽃이 있습니다. 하나는 아름다움만을 추구하는 꽃이고, 또 하나는 아름다움에 남을 배려하는 따뜻한 마음을 담은 꽃이지요.”
“어떤 꽃을 드릴까요.”
만약 당신에게 이런 제안이 들어온다면 어떤 꽃을 선택할 것인가.

<사진설명>늘 웃음이 떠나지 않는 '아름다운 3인', 왼쪽부터 김순복, 장순교, 안령애 씨.

경력 5~30년‘베테랑’불자

아름다움과 함께 따듯한 마음을 담은 꽃을 파는 3인이 있다. 서울 송파구에 둥지를 튼 ‘꽃사랑 소리사랑’ 꽃 배달 전문점 지킴이 장순교(58·여의륜), 김순복(52·청심), 안령애(52) 씨가 바로 그들이다.

지난해 2월 장애인 자활사업과 장애인복지기금 마련을 위해 사회복지법인 연화원(원장 해성 스님)에서 개원한 ‘꽃사랑 소리사랑’ 꽃 배달 전문점에서 자원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는 이들을 가리켜 ‘아름다운 3인’이라 이른다.

그러나 정작 이들은 자신을 가리켜 ‘억세게 운 좋은 3인’이라고 소개한다.

“세상에서 저희처럼 운 좋은 사람이 또 있을까요. 365일 아름다운 꽃과 함께 할 수 있어 행복하죠. 우리가 만든 행복으로 기뻐하는 이들이 있어 행복하죠. 또 이 행복을 팔면서 삶의 희망을 일구는 사람이 있어 행복하니 이야 말로 ‘일석삼조’ 아니겠어요.”
한마디 한마디에 행복과 웃음이 넘치는 3인. 이들은 적게는 5년에서 많게는 30년가까이 꽃꽂이 경력을 가진 베테랑 불자들이다. 이들이 광림사와 인연을 맺게 된 것 또한 꽃으로부터 비롯됐다.

‘꽃사랑 소리사랑’ 자원봉사 ‘리더’이자 ‘왕언니’로 통하는 장순교 씨는 지난 92년 장애인특수학교에서 꽃꽂이 강의를 맡으면서 해성 스님과 인연을 맺었다.

“수업 첫날 기억이 생생합니다. 의사소통은 어떻게 해야 하나, 또 시선처리를 어떻게 해야 하나, 막막하더군요. 다행히 수화통역을 맡은 해성 스님의 도움으로 해낼 수 있었지요.”

장애인에 대한 전문지식이 전무했던 장 씨는 스님으로부터 장애인의 정의에서 에티켓까지 하나하나 배워나갔다. 이렇게 시작된 인연은 스님에게 꽃꽂이를 가르쳐주는 스승으로, 때로는 수화를 배우는 제자로서 불연을 이어갔다. 그리고 광림사에서 여성 청각장애인을 위해 꽃꽂이 강좌를 실시할 때도 무료강좌를 마다하지 않았다. 특히 장애인복지기금마련을 위해 꽃집을 개원한다고 했을 때 누구보다 기뻐했고, 지금까지 든든한 후원자로 남아있다.


기금 마련위해 노상행위‘불사’

30여년의 꽃 경력을 갖고 있는 김순복 씨 또한 해성 스님과의 인연이 깊다. 평소 자원봉사에 많은 관심을 갖고 봉사활동을 펼쳐오고 있는 김 씨는 종교를 막론하고 자신의 도움이 필요한 곳이 있다면 마다하지 않았다. 특히 사비를 털어 장애인복지를 위해 애쓰고 있는 해성 스님의 이야기를 듣고 광림사를 찾아가 꽃꽂이 봉사를 자처했다. 또 장애인복지기금 마련을 위해서라면 노점상 행위도 마다하지 않는다.

그리고 막내 안령애 씨는 자신의 장애를 극복하고 자원봉사에 동참해 그 의미가 남다르다.
4년 전 교통사고로 오른쪽 다리를 다친 안 씨는 “장애인이 되어보니 장애인들의 아픔을 이해할 수 있겠더군요. 비록 한 쪽 다리가 불편하지만 걸을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며, 나 보다 더한 이들을 위해 봉사할 수 있다는 것이 저에겐 큰 행복”이라고 말했다.

다른 이들에 비해 꽃꽂이 경력이 짧은 안 씨는 그 누구보다도 열심이다. 특별한 일이 없으면 늘 지킴이를 자처하고 몸이 불편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굳은 일은 혼자서 도맡아한다. 또 매사에 꼼꼼한 안 씨는 꽃을 다루는데도 ‘적당히’라는 단어를 찾아볼 수가 없다. 자신과 같은 처지에 있는 장애인을 돕는 꽃에 ‘적당히’라는 것은 있을 수 없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전국 체인점 갖는게‘꿈’

요즘 이들 3인방은 마음이 들떠 있다. 4평 남짓에서 시작한 꽃집을 오는 3월 확장공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비록 8평짜리 작은 꽃집이지만 1년 새 두 배의 성장세를 보인 것에 큰 의의를 두고 있다.

“비록 지금은 8평짜리지만 10년 후엔 400평짜리 대형 꽃집으로 변해 있을 것이며, 전국 방방곳곳에 ‘꽃사랑 소리사랑’ 간판이 걸릴 것”이라고 호헌 장담하는 이들에게서 작지만 꺼지지 않는 불꽃이 피어오르고 있다. ‘꽃사랑 소리사랑’ 연락처 02)423-0300


김형섭 기자 hsk@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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