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음을 증득하는 데에는 수많은 길이 있다. 지계와 수행은 그 수많은 방법과 길을 가는데 꼭 필요한 요건이다. 하지만 바로 얼마 전 까지만 해도 이 두 가지가 일부 특별한 그룹과 수행자만 지켜도 되는 것 인양 외면하는 부정적인 현상이 우리 불교계의 부끄러운 현실로 남아있었다. 불교계의 수행문화가 그러한 어두운 과거를 딛고 어느덧 새 시대를 열어가고 있는 것은 불자들의 사고가 이제는 변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삶이 진정으로 변하려면 수행이 필수라는 것과 불교의 요체인 수행을 건너뛰고서는 진정한 불자라고 말 할 수 없다는 인식이 확대되어 오늘날과 같은 수행 열풍 시대가 열린 것이다. 부처님 법을 만난 이라면 그 누구든지 직위와 직업과 때와 장소와 나이의 많고 적음을 가리지 않고 바른 신행과 정진의 생활화를 이루려는 움직임이 올해를 기점으로 더욱 가속화 되면, 불교 수행이 어떤 특별한 사람들의 전유물이 아니라 불자들 전체, 아니 우리 국민 전체가 일상에서 운위하여야 할 삶의 태도로 자리 잡는 것도 가능해질 것이다.
이러한 기운이 잠깐의 유행으로 그치지 않으려면 수행문화를 꾸준히 지탱하고 키워줄 기간적인 성격의 지원정책이 필요하다. 수행에 관한 한 비전문가의 모임일 수 밖에 없는 각각의 단체가 기획하고 진행하는 수행프로그램은 매 순간마다 한계에 부딪힐 가능성이 크다. 이런 부분에서부터 불교계 전체의 수행 풍습을 점검하고 그 방향을 올바르게 잡아가는 것은 중앙 종무기관과 전문가·관련 부서의 몫이다. 모처럼 일어나는 밝은 기운이 좀 더 힘차게 뻗어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다양한 내용의 적절한 조치가 마련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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