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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해 특집] 20살 트로트 영재 남승민

  • 교계
  • 입력 2021.12.29 19:14
  • 수정 2022.01.03 15:52
  • 호수 1615
  • 댓글 20

"나훈아 대선배처럼 세상에 기쁨 주는 노래하는 가릉빈가가 꿈”

부처님 가피로 태어난 모태불자…사찰 찾으며 자연스레 인연 맺어 
동자승 맡으며 연예계 데뷔…가요제 참여하며 트로트 매력 푹빠져
‘미스터트롯’ 출연하며 유명세 타… BTN라디오 DJ 발탁까지

가수 남승민은 나이에 맞지 않게 깊은 울림이 있는 감정선과 목소리의 국민손자로 사랑받고 있다.
가수 남승민은 나이에 맞지 않게 깊은 울림이 있는 감정선과 목소리의 국민손자로 사랑받고 있다.

“임신 가능성이 매우 희박합니다.”

미스터트롯에 나와 ‘국민손자’로 이름이 널리 알려진 트로트 가수 남승민 군의 어머니는 산부인과 의사의 청천벽력 같은 진단에 말을 잃었다. 나팔관 한쪽이 없었기에 임신 가능성이 극도록 낮았던 것이다. 그래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어머니는 매일 같이 창원 금강사를 찾아 간절히 기도했다. 제발 아이 한명만이라도 낳을 수 있게 해달라고.

간절함이 닿아서일까. 오랜 기도 끝에 임신에 성공할 수 있었다. 의료진은 기적이라고 했다. 어렵게 얻은 아이인 만큼 임신 중에도 어머니는 끊임없이 절을 찾아 부처님을 향해 기도를 올렸다. 남 군과 불교와의 인연은 그렇게 시작된 것이다. 남 군은 세상의 빛을 본지 얼마 되지 않아서부터 어머니를 따라 금강사는 물론 해인사, 통도사 등 많은 사찰을 찾았다. 어린나이였지만 그에게 절은 마치 어머니 품처럼 편안했다. 절에서 나눠주는 밥도, 환하게 반겨주는 스님도, 절에서 만나는 강아지까지도. 그에게는 도량이 두 번째 집이었고, 놀이터였다.

“어머니께서 저를 44세에 낳으셨어요. 어디를 가서도 부처님 가피로 태어났다고 자랑스럽게 말해요. 그 낮은 확률을 뚫고서 제가 태어난 거잖아요. 불교와의 인연은 태어나기 전부터 맺어진 셈이죠.”

남 군은 유년 시절 다른 아이들에 비해 유달리 몸집이 작았다. 장난기 많은 친구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하지 않은 날이 없었다. 매일이 눈물바람이었다. 이를 지켜보는 부모님도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지인의 추천으로 카메라 앞에 서게 됐다. 드라마 촬영 오디션이었다. 카메라 앞에서 활동하다보면 자신감도 충분히 생길 수 있겠다고 여긴 부모님은 적극적으로 오디션장을 찾았다. 그렇게 2008년 SBS ‘순결한 당신’에서 동자승역을 맡으며 연예계에 첫 발을 들였다. 첫 연기였지만 남 군은 잠재력을 발휘했다.

이후 ‘천추태후’ ‘솔약국집 아들들’ ‘광개토태왕’을 비롯한 드라마에 줄줄이 캐스팅됐고, ‘쩨쩨한 로맨스’ 등 각종 영화에도 출연할 수 있었다. 그러나 초등학교 5학년이 되던 해부터 활동이 뜸해지기 시작했다. 새로운 아역들이 계속 등장하면서 설 자리가 좁아졌고 자신감 마저 잃어갔다.

운명이었을까. 2013년 추석 무렵 어른들과 함께 길을 걷던 중 가요제 현수막이 눈에 들어왔다. 그때 할아버지가 어린 그의 손을 꼭 붙잡고 “저 함 나가봐라, 할아버지 소원이다. 우리 승민이는 잘할끼다”라며 출전을 권했다. 나가기 싫다고 손을 뿌리쳤지만 팔순에 가까운 할아버지의 소원이라는 말에 결국 가요제에 참가했다.

마이크를 잡은 그는 물 만난 물고기처럼 뛰어난 무대 장악력과 가창력으로 좌중을 휘어잡았다. 마치 태어날 때부터 가수가 될 운명이었다는 것처럼. 그때부터 그의 삶에 트로트 가수라는 소중한 꿈이 새롭게 피어났다.

바쁜 연예계 활동을 이어가는 가운데 학생으로서의 본분도 잊지 않았다. 초등학생 때 전교회장을 역임하는 등 모범적인 학창시절을 보냈다. 주변 친구들은 그를 ‘가장 연예인 같지 않은, 가장 일반인 같은 연예인’이라고 부르곤 했다. 보통 연예인이라고 하면 보이지 않는 벽이 존재하지만 그에게는 벽 따위는 없었다. 오히려 먼저 친구들에게 다가갔다.

가족의 사랑과 지원도 든든했다. 중학생 때 아버지께서는 아들을 직접 관리하기 위해 다니던 회사까지 그만두고 매니저를 자처했다. 일찌감치 자식이 가야할 길이 연예인이라는 것을 아버지는 직감했다. 다른 부모님들보다 먼저 마음을 열고 응원도 아끼지 않았다. 그렇기에 연기와 노래를 병행하면서도 연예인 남승민과 모범생 남승민 사이 균형을 잡는 데 결코 어려움이 없었다.

그런 그가 더 많은 대중들에게 이름을 알린 건 단연 TV조선 ‘내일은 미스터트롯’이었다. 이전부터 여러 가요제에 나와 좋은 목소리와 울림이 있는 감성으로 많은 상을 받은 그였지만 경연에 나가 대중 앞에 서는 것은 또 다른 시작이었다. 쉽지 않은 도전임을 알기에 한참을 망설였다. 때마침 참가자 모집이 시작됐고, 오랜 고민은 가수로서 자신의 길을 확인받고픈 열정으로 이어졌다. 당찬 도전은 그렇게 시작됐다.

“많은 방송, 행사에 나섰지만 경연을 지켜보실 대중분들에게 제 노래가 어떻게 들려질까 궁금했어요. 제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알고 싶은 호기심이 도전으로 이끈 것 같아요.”

평소 가수 대선배인 나훈아를 롤모델로 꼽았던 만큼 ‘미스터트롯’ 무대를 준비하는 것은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기도 했다. 지쳐 쓰러질 때까지 연습을 거듭했다. 긴장감을 가득 안고 올라선 무대, 걱정이 무색하게 나훈아의 ‘사모’를 깔끔하게 소화했고, 심사위원들의 극찬을 받았다. 그러나 아쉽게 최종예선에서 탈락하면서 Top7에 진입하지 못했다. 하지만 가수로서의 가능성을 확인받은 계기였다. 그렇기에 남 군은 아쉬움보다는 만족감, 기쁨이 컸다.

자신의 잠재된 능력을 재확인한 그는 가수로서 노래의 완숙도를 높이는 것 외에도 연예계 활동 반경도 넓혀나가기 시작했다. TV조선 ‘아내의 맛’, MBC ‘공부가 머니?’ ‘복면가왕’을 비롯한 여러 예능 프로그램에도 얼굴을 비췄다. 특히 연예인 대표 불자가수로서 활동하며 2021년 6월부터 BTN라디오 DJ로 발탁 ‘트위스트 킹 남승민입니다’의 에너지 넘치는 DJ로 활약하며 팔색조의 매력을 뽐내고 있다. 나이답지 않은 원숙함과 재치 있는 입담으로 이미 주변의 좋은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2시간 동안 DJ로서 라디오 프로그램을 이끌어가는 데 물론 처음에는 부담감도 없지 않았죠. 아직 부족하지만 DJ라는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는 데 감사함을 느낍니다. 저의 불연이 이렇게 라디오 DJ까지로 이어진 거라고 생각해요”

연예계 활동으로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면서도 그는 재능기부도 이어오고 있다. 그에게 나눔과 봉사가 일상이 된지 오래다. 6~7년째 요양원 등에서 노래 봉사로 많은 이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왔을 뿐 아니라 코로나19로 지친 모든 분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활력소가 되기 위해 마련된 BTN 라디오 ‘울림 바다음악회’에서 재능을 선물하기도 했다. “이 모든 게 항상 남을 위해 베풀고 살라는 부모님과 절에서 뵀던 스님들의 말씀 덕분”이라고 강조했다.

종횡무진 걸어오며 힘든 때도 없지 않다. 그럴 때마다 운동을 하거나 여행을 가기도 한다. 또 홀로 108배를 올리거나 절에 가서 기도를 드리기도 한다. 절을에 가면 자연히 복잡한 생각이 비워지고 마음이 편안해짐을 느껴 활동 중간에도 종종 찾았다.

“어린나이부터 연예계 활동을 했기 때문인지 절에 갈 때마다 마음이 치유되는 같거든요. 그리고 제가 금강사를 비롯해 다양한 절을 가봤지만 의령 일붕사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고즈넉한 산사의 풍경, 편안한 분위기까지 팬들에게도 추천해드리고 싶답니다.”

팬사랑이 유독 남다른 그였기에 코로나19로 교감의 시간을 갖지 못한 것에 아쉬움이 크다. 팬들의 박수와 함성소리, 응원이 그리웠던 그는 최근 ‘영텐 콘서트’를 통해 오랜만에 대중들과 만났다. 소통의 기회가 적었던 만큼 체력적으로 힘든 것도 잊은 채 무대를 준비하고 방방 뛰며 최고의 무대를 선사했다. 그런 그는 올해 팬미팅 개최 계획을 세우는 등 팬들의 사랑에 보답할 수 있는 방법을 끊임없이 고민 중이다.

“다른 건 몰라도 건강 조심하면서 좋은 노래를 많이 불러줬으면 좋겠다고 말씀해주세요. 거기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좋은 노래를 많이 불러드리려고요.”

전 국민의 사랑과 관심을 받는 가수로 기억되고 싶다는 남승민 군. 나이에 맞지 않게 깊은 울림이 있는 감정선과 목소리의 ‘국민손자’로 사랑받고 있는 그는 성인이 된 만큼 이제는 ‘국민아들’ 타이틀을 얻고 싶다는 당찬 포부도 밝혔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며 웃는 그는 음악적 스펙트럼을 넓히기 위해 배움을 게을리 하지 않고, 롤모델인 나훈아처럼 성장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미 연예인으로서, 가수로서 내공을 착실히 다져나가고 있는 남승민. 그의 올 한해가, 그리고 눈부신 앞으로의 미래가 기대될 수밖에 없다.

김민아 기자 kkkma@beopbo.com

[1615호 / 2022년 1월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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