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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불자들을 위한 수행론』/중앙불교교육원

기자명 이학종

“꽃다운 젊음 흘려보내서 안된다”

청년을 향한 최석호 법사의 수행메시지

책 전면에 걸쳐 주옥같은 이정표 ‘가득’


“막연한 비굴함 속에, 또 막연한 교만함 속에 헛된 인생으로 꽃다운 시간을 흘려보내지 않았으면 합니다. 크게 방황하는 사람들에게, 불꽃같은 정열로써 인생을 살고자 하는 분들에게, 부처님의 제자답게 참다운 보살행을 실천하고자 하는 분들에게 이 책이 약간의 도움이라도 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1990. 6. 20 최석호”

14년 전, 그러니까 1990년 이 책이 막 발간될 무렵은 초년기자 시절이었다. 지금은 삭발하여 저명한 스님(법륜 스님)이 되었지만, 저자 최석호 법사로부터, 당시로서는 다소 생경한 느낌의 제목인 『젊은 불자들을 위한 수행론』(중앙불교교육원출판부)을 선물 받았을 때, 그리고 그날 저녁 이 책을 절반 넘게 읽어나갔을 때의 감동은 매우 인상 깊은 것이었다. 다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불교를 삶의 개선이 아닌 ‘알량한’ 앎의 축적수단으로 받아들이려는 경향이 강했던 젊은이들에게 최석호 법사가 주창한 수행론은 충격 그 자체이기에 충분했던 것이다.

왜 수행이 필요한가. 수행의 문자적 의미는 ‘마음을 닦아 일상행동을 바르게 한다’는 것이고, 그렇다면 수행의 핵심은 육체를 훈련시키는 데 목표를 둔 것이 아니라 마음을 닦는 것에 목표가 있는 것이라는 수행의 정의에 대한 말끔한 정리, 마음을 닦는 것은 걸레로 때를 닦아내듯 문지르는 것이 아니라 개조하자는 것이라는 정연한 설명들은 당시의 청년 불자들에게 신선하게 어필했다.

수행은 일정한 목표에 도달했을 때의 그 결과만 공덕이고 기쁨이 아니라 그 과정 또한 기쁨이어야 하는 것이며, 수행을 올바로 한다는 것은 고통을 기쁨으로 변화시키는 과정을 말하므로 바로 과정 자체가 기쁨이 되는 것이라는 한 젊은 재가법사의 명쾌한 강의와 그것을 옮겨 만든 책을 쉬이 내려놓지 못했던 청년들이 적지 않았음을 기억한다.

무리지어 살아갈 수밖에 없는 세상에서 나 혼자만의 행복은 있을 수 없으니 자기중심의 아상을 버려라, 아상을 버리고 타인을 이롭게 하는 이타행이 알고 보면 가장 이기적 것이니 이 세상에 보살행처럼 큰 이기적 삶은 없다, 자기중심에서 타인 중심으로, 이상적인 인간관계나 진정한 사랑도 자주적이고 주체적인 삶을 살아갈 때 가능하다는 등의 주옥같은 삶의 지침을 적절한 비유와 예시로 끌어내가는 저자의 탁견이 책의 전편에 걸쳐 보석처럼 펼쳐진다.

아상이 강할수록 더 종속적이며, 노예적 삶에서 벗어나 주인의식을 가질 때 역사발전의 동력이 될 수 있고, 보살이 활동하는 곳이 정토이니, 길들여진 사고의 모순을 깨뜨리고 다 함께 성불하는 길로 나서자는 최석호 법사의 결론적 외침은 당시의 젊은 불자들에게 여름날 얼음우박을 맞는 듯한 청량음으로 다가왔던 것이다.

책의 구성은 첫 번째 ‘억압에서 해방으로 나아가는 수행의 길’을 비롯하여 △바람직한 인간관계와 자기혁명 △이 시대의 보살적 삶을 걷는 이들에게 △극기와 창의력을 배양하는 길 자기개조와 사회개조의 변증법적 통일 △크게 의심하고 크게 분노하라 △젊은 보살들을 위한 인생론 등 모두 7개 강의로 나뉘어 있다.

책의 출간시기가, 이 땅의 민주화와 역사발전을 위해 젊은이들의 역할이 뜨겁게 요구되던 시절이었던 만큼 이따금씩 그런 정서를 반영하는 시대적 용어들이 섞여 있지만, 이 책은 오늘의 젊은이들도, 그리고 수행에 관심 있는 불자들이 꼭 읽어볼 만한 책이다.


이학종 기자 urubella@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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