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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기적’에 대한 붓다의 입장1

기자명 법보신문
  • 교학
  • 입력 2004.03.22 13:00
  • 댓글 0

기적 남발하면 사람들 잘못 인도

심심치 않게 어떤 종교의 교주나 그의 제자들 중 일부가 기적을 보이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곤 한다. 사실 이런 이야기는 오늘날에도 자주 접하는 것들이다.

그런데 붓다의 경우에는 기적이 태어나서 열반에 들 때까지 줄곧 일어났다고 해야 할 것이다. 붓다의, 이른바 다른 종교에서 기적이라고 불리는, 초자연적인 능력은 그의 길고도 치열한 마음수련을 거쳐 완성됐다. 모든 부분에서 최고 단계의 명상(선정)을 거친 붓다는 극도로 정제된 침착과 완성된 지혜라는 절정의 경계를 이뤄낸 분이다. 선정을 통해 이뤄진 붓다의 경계는 따라서 기적적인 것이 아니라 오직 훈련된 금욕의 힘에서 나오는 결과물이다. 다만 그 위대함이 보통 사람들에게는 기적으로 받아들여질 뿐이다.

선정을 통해 붓다는 자신의 여러 전생을 보았고, 자신이 어떤 단계와 과정을 통해 현재의 몸을 받고 태어났으며, 마침내 깨달음, 즉 성불을 이뤄냈는지를 알았다. 이를 통해 붓다는 부수적으로, 또 업으로 이뤄진 우주법계의 체계와 환생 등에 대해 보다 광범위한 안목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그는 선과 악, 행복과 불행이라는 요인과 결과들로 이뤄진 우주의 본질을 꿰뚫어 보았다. 그런 것들이 모두 ‘그들의 행위’에 따라 끊임없이 나고 죽으며, 존재의 형태를 남기거나 또 다른 그림자를 만든다는 것을 알았다. 궁극적으로 붓다는 고통의 본질, 고통의 소멸과 고통을 소멸로 이끌게 하는 방법을 완벽히 이해했다. 이런 통찰력들은 바로 붓다의 내면에서 촉발된 것이었다.

붓다는 자신이 인간이나 운명의 모든 굴레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워졌음을 깨달았다. 자신이 해야 모든 것들을 완전히 마쳤음을, 지금의 육신이 그가 마지막으로 갖는 육신이기 때문에 더 이상 윤회의 사슬에 빠지지 않을 것임을 깨달았다. 이 앎으로 모든 무지와 어둠을 깨뜨렸으며, 그의 내면에서 찬란한 광명을 불러일으켰다. 이런 현상들이야말로 붓다가 보리수 아래에서의 좌선을 통해 얻은 일종의 ‘기적’이라고 볼 수 있다.

붓다는 다른 사람과 마찬가지로 자연스럽게 태어났으며, 정상적인 방법으로 삶을 살았다. 그러나 그가 이뤄낸 깨달음에 관한한 그는 평범한 사람은 아니다. 붓다가 이뤄낸 최고의 지혜를 감사히 여겨 애써 배우려하지 않는 사람들은 붓다의 삶에 대해 마치 엿보듯 기적을 찾아내려고 한다. 그러나 붓다의 깨달음은 우리가 그의 위대함을 이해하는데 더 없이 충분한 근거이다. 붓다의 위대함을 드러내는데 어떠한 기적적인 힘도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붓다는 마음의 수련정도에 따라 능력이 개발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또 그는 그의 제자들이 마음공부를 통해 그런 힘들을 갖게 되었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그러나 붓다는 제자들에게 미혹한 범부들을 일깨운다는 목적으로 그런 초자연적 능력을 사용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붓다는 기적적인 행위들, 즉 물위를 걷거나, 액막이를 하거나, 시체를 일으키는 등의 이른바 초인적인 행위들을 금했다. 또 예언의 기적, 즉 생각을 읽어 내거나, 점을 치거나, 운명을 말하는 등의 행위를 하지 말라고 가르쳤다. 제대로 교육받지 못한 사람들은 자칫 그런 능력들의 활용에 쉽게 깊이 빠져들 수 있음을 지적했다. 이런 힘들이 종교적 신념과 잘못 결합되면 종교에 끌리는 사람들은 진리를 깨닫는 것에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환각에 빠져들게 된다고 경고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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