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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사키 시즈카 교수와의 e-mail 일문일답

기자명 법보신문

“율장, 승단 변용-분리 역사 규명”

-.인도불교 교단사의 연구에 있어 율장이라는 문헌은 어떠한 의미를 지닐까요?

율장은 승단내의 법률이므로, 이 문헌을 상세히 연구함으로써 고대 인도에 있어서의 불교 출가자들의 구체적인 생활 상황을 알 수 있습니다. 그것은 즉 불교라고 하는 종교를 이념이 아닌 현실적인 인간 집단의 활동으로 이해하게 됩니다. 불교를 이와 같은 방향으로부터 연구하기 위해 율장은 필요 불가결한 자료인 것입니다. 그러나 율장의 이용 방법은 이것뿐만이 아닙니다.

율장은 어느 한 시기에 한번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몇 세기라고 하는 오랜 시간에 걸쳐 조금씩 여러 가지 정보가 부가되며 성립한 자료입니다. 따라서 그 안에는 긴 불교의 역사 속에서 일어난 여러 가지 정보가 복잡하게 축적되어 있습니다. 그것은 일견 무관한 정보가 난잡하게 모여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읽는 사람이 특정한 시점에 따라 정확하게 분석하면서 이용함에 따라 상상을 초월하는 성과를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율장의 또 하나의 중요한 특징은 그것이 불교 승단 필수의 법률 체계였기 때문에, 단지 하나뿐인 율장이 전해지고 있었다고 하는 사실입니다. 따라서 율장이 어떻게 변용하고 분리되어 갔는가 라는 문제를 해명함으로써 그것을 전하고 있던 인도불교 승단의 변용·분리의 역사가 해명되는 것입니다.

-.향후 교단사 연구는 어떤 방향으로 발전해야 하나.

과거의 불교 교단사 연구는 불교 교단의 역사를 직접 기술하고 있는 자료에 근거하여 구축되어 왔습니다. 이것은 학문의 방법으로서는 매우 당연한 일입니다만, 그 결과는 이미 한계를 보이고 있습니다. 서로 모순하는, 의미가 불명확한 자료를 수집해 그 공통 부분으로부터 역사를 재 구축한다고 하는 방법으로는 이미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갈 수 없는 단계에 와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지금부터는 역사서 뿐만이 아니라 삼장(三藏) 전체, 혹은 비문 등의 고고학적 자료까지도 이용하여 폭넓게 역사 정보를 찾아내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이들 자료 속에 숨겨져 있는 역사 정보를 어떻게 바르게 찾아내는가, 개개의 연구자의 지혜가 돋보이는 부분이 될 것입니다. 대승불교의 기원의 문제 등은 그러한 종합적 연구의 절호의 테마가 될 것입니다.


-. 현재 특히 흥미를 갖고 계신 주제나, 앞으로의 연구 계획은.

현재는 아비다르마 연구에 착수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대비바사론』을 중심으로 한 유부 아비다르마 논서의 성립 과정을 조사하는 것에 의해 대승불교의 기원에 접근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또 하나의 테마는 “현대불교가 어떻게 율을 수용해 가는가?”라고 하는 문제입니다. 스리랑카 등 남방 제국에서 지금 한창 논의되고 있는 비구니 승단의 문제를 비롯해 현대 불교가 안고 있는 많은 곤란은 율에 관한 것입니다. 따라서 율장에 대한 바른 이해 없이는 이들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그 율장의 진정한 의미가 거의 전혀 이해되고 있지 않습니다. 남방제국의 비구를 비롯하여 율을 지키고 있는 불교 출가자는 많이 존재하고 있습니다만, 그들 대부분은 율을‘절대 권위’로써 그것에 무조건으로 따르고 있음에 불과합니다.

‘율이란 무엇인가?’‘율을 지키는 진정한 의미는 무엇인가?’라고 하는 가장 중요한 문제에 눈을 감고 무비판적으로 규칙을 받아들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것이 현대 불교에 여러 가지 모순을 일으키는 근본적인 원인일 것입니다. 이 점을 명확히 하고, 지금부터 불교 본연의 자세를 정해나가기 위해서는 먼저 고대 인도에서 율장을 만드신 석가모니의 진의를 분명히 해 나가지 않으면 안됩니다. 거기에 불교 문헌학과 현대 불교와의 접점이 탄생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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