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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동참 1만2천 정토행자는 불교계 자긍심

기자명 법보
  • 사설
  • 입력 2022.01.28 19:56
  • 호수 1619
  • 댓글 2

법륜 스님, 시대 전환점 정확히 판단
단순명료 가르침이 엄청난 파급력
생태·인권·평화·통일 전 분야 모범

30여년 동안 정토회를 이끌어 온 지도법사 법륜 스님이 만일결사 회향을 앞두고 법보신문 등이 주관한 특별대담을 가졌다. 이 결사가 1993년 3월7일 시작했으니 올해 12월4일이면 1만 일에 이른다. 지난 여정의 회고를 통해 표출한 난망과 희망의 토로 울림이 크다.

정토행자들은 매일 아침 1시간 정진, 하루 1000원 보시, 하루 1가지 선행을 해왔다. 한국 현대사에서 참선, 염불기도, 사경 등의 특별 분야 정진으로 만일결사를 회향한 경우는 있지만 하루 세 가지의 ‘의무’를 다하며 회향한 결사 소식은 듣지 못했다. ‘개인은 행복하고 사회는 평화로우며 자연은 아름다운 정토세상을 만들자’고 서원한 그들이었기에, ‘1%의 소금이 바다의 짠맛을 내듯 1%의 정토 행자의 마음이 이 세상을 정토로 바꿀 수 있다’고 굳게 믿었기에 가능했다고 확신한다. 전 세계의 불교사 책장을 넘겨 보아도 신심이 동반하지 않은 원력이 성취된 예는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첫날, 대장정에 오른 사람은 법륜 스님 한 명이었다. 묵묵히 걸었다. 천일결사가 끝날 즈음 300명이 참여했고, 2022년 1월 기준으로 1만2000여명이 동참했다. 한 번이라도 이 결사에 참여한 사람까지 포함하면 3만여명에 이른다고 한다. 정토 행자는 환경·인권·평화·통일 운동을 옹골차게 전개할 수 있었던 정토회의 원천이다. 그것은 법륜 스님의 한국사회의 현실과 미래를 면밀하게 진단한 후 탁월한 선택에 기인한다. 

법륜 스님의 저서 ‘새로운 100년’이 방증한다. 환경문제는 소비주의로부터 비롯되었음을 간파했다. 과소비는 줄이면 될 일이다. 법륜 스님은 적게 먹고, 적게 소비하고, 적게 소유하는 ‘무소유’ 삶을 제안했다. 정토회 소속 ‘에코 붓다’는 창립(1998) 직후 ‘빈그릇 운동’, ‘쓰레기 제로 운동’을 전개했다. 전국을 강타한 이 운동은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한국의 경제수준과 국민의식 수준이 향상한 만큼 국제사회에서의 책임감도 높아야 한다고 보았다. 세계경제 10위권 진입도 예견했는데 그대로 적중했다. 법륜 스님은 기아와 질병에 고통받는 나라로 눈을 돌리며 이렇게 결론 내렸다. ‘배고픈 사람은 먹어야 한다’ ‘아픈 사람은 치료 받아야 한다’ ‘아이들은 제때 배워야 한다’ 

1993년 창립한 사)JTS는 인도, 필리핀, 아프가니스탄, 스리랑카, 북한 등 제3세계에서 기아와 질병, 문맹이 없는 세상을 만들어 가고 있다. 특히 북한 식량지원은 물론 각 지역의 진료소에 기초의약품과 기초의료기기를 전했다. 고아원, 양로원, 장애인특수학교 등 취약계층에도 남다른 정성을 쏟아부었다. 남북한 후대의 번영과 평화를 위한 통일 염원이 빚은 결과라고 본다. 국제인권·난민지원센터 ‘좋은 벗’(1996년 창립)은 북한 주민의 인권과 새터민 정착 지원 등 평화로운 사회 조성에 앞장서 왔다. 난민 문제가 세계적 이슈로 떠오르는 시점에서 ‘좋은 벗’의 역할은 더욱 지대해졌다. 

코로나19 여파 속에서 법륜 스님은 과학기술을 이용한 세계전법이 가능하다고 특별대담을 통해 예측했다. 하여, 즉문즉설과 강의방식을 결합한 강의를 준비하겠다고 했다. “예전엔 부처님은 누구인가?”라고 접근했다면 “나는 어떻게 살고 있는가”로 접근해 고뇌에서 벗어나게 해주겠다는 것이다. 자신의 일상생활로 접근해 부처님 가르침으로 해결·정리한다는 방편은 신선하다. 사회 공부 4년보다 불교 공부 1년 하면 세상을 보는 지혜가 더 생길 수 있도록 하겠다는 지도 방향은 이 시대에 적확하다. 불교계 종단과 단체들도 이 방식을 선택한다면 본인은 물론 수행·상담 전문지도자를 양성해야 한다. 생태·인권·평화·통일을 하는 이유에 대한 답은 사부대중이 새겨둘 만하다. 기후위기 재앙과도 직결되기 때문이다. 

“저도 숨을 쉬고 살아야 합니다. 깨끗한 물을 마셔야 합니다. 전쟁이 나면 총을 피할 수 없고 포탄이 떨어지면 다칩니다. 우리가 살기 위해서는 공기도, 물도, 음식도 깨끗해야합니다. 또 전쟁의 긴장과 공포 없이 평화로워야 합니다.”

짧은 법문 속에 한국불교 지향점이 명료하게 담겨 있다. 그 누구든 불자라면 가슴에 품어 둘 만하다. 1만일 결사에 동참한 정토행자 모두는 불교계의  자긍심이며, 세상을 정토로 만들어가는 이 시대 새로운 수행자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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