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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하시 사야도[하]

기자명 김재성

좌선-걷기 중시…수행점검 체계 구축

배 움직임 관찰로 쉬운 ‘마음집중’ 유도

초기불교 정신 계승한 남방수행법 확립


<사진설명>마하시 스님의 수행법이 이뤄지고 있는 미얀마 양곤 마하시수행처.

1991년 필자는 마하시 스님의 수제자이신 우 판디타 스님이 지도하시는 양곤의 판디타라마라는 수행처로 위파사나 수행을 하러 가기 전에 마하시 스님의 수행법에 관한 책을 여러 권 읽었다. 하지만 3개월간의 집중수행을 하고 난 뒤에야 마하시 스님의 가르침을 조금 이해할 수 있었다. 실제 수행법이란 직접 수행을 해 볼 때 이해할 수 있다는 사실을 경험을 통해서 확인한 것이었다. 이 글을 읽는 분들도 실제 수행을 통해 초기경전과 『청정도론』 등을 바탕으로 마하시 스님의 한 가르침의 참맛을 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기 바라면서 실제적인 마하시 수행법을 간략하게 정리해 본다.

먼저 마하시 스님의 수행은 예비적인 단계를 거쳐서 본격적인 위파사나 수행으로 좌선과 행선 그리고 일상행동의 관찰로 진행된다. 위파사나 수행에 들어가기에 앞서 먼저 예비적인 단계로 네 가지 보호에 대해 마음을 (5분에서 15분 정도) 집중한다. 수행자의 심리적인 안정과 정진에 힘을 불어넣어 주는 네 가지 보호하는 마음집중은 (1)부처님 덕에 대한 마음챙김(佛隨念), (2)모든 존재들의 행복을 기원하는 자관(慈觀), (3)부정관(不淨觀), (4)죽음에 대한 마음챙김(死念)이다.

마하시 스님이 가르친 위파사나 수행의 특징은 좌선할 때는 일차적인 관찰의 대상으로 배의 움직임(자연스런 호흡에 따라 배가 불러오고 꺼지는 움직임)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과 좌선과 함께 걷기 수행(行禪)을 중시하고 있다는 점(좌선과 행선을 1시간씩 번갈아 한다), 가고 서고 앉고 눕는 행주좌와(行住坐臥)의 일상생활의 움직임에 대한 빈틈없는 알아차림을 중요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대념처경』에 제시된 신수심법(身受心法)의 사념처 가운데 첫 번째인 몸에 대한 마음챙김(身念處)을 일차적인 관찰의 대상으로 삼는 수행법임을 알 수 있다. 그리고 한 가지 지도방법의 특징은 매일 또는 2~3일 간격의 개인적인 면담을 통해 수행자의 수행상태를 철저하게 점검한다는 점이다. 이러한 점검을 통해 수행자는 자신의 상태를 확인하고 수행에 전념할 수 있어 수행에 좋은 효과를 볼 수 있게 된다.

좌선할 때, 물론 배의 움직임만을 대상으로 삼으라고 한 것은 아니지만, 『대념처경』의 신념처에 제시된 수행 주제 가운데 하나인 네 가지 물질적인 요소(地水火風) 가운데, 두드러진 현상으로서 움직임의 요소(風界)인 배의 움직임을 ‘일어남’, ‘사라짐’(또는 불러옴, 꺼짐)이라는 명칭을 사용해서 알아차리라고 한 점은 스승인 우 나라다 스님의 가르침을 따르고 있는 마하시 수행법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마하시 사야도가 배의 움직임을 일차적인 대상으로 가르친 이유는 무엇일까? 처음에 마하시 사야도는 무엇이든지 몸과 마음에서 생겨나는 현상을 관찰하라고 하였다. 하지만 수행자들은 무엇을 관찰해야 할지 몰라서 관찰할 대상을 찾았다. 수행자들이 마하시 사야도에게 관찰할 대상에 대해서 질문을 했고 복부가 일어나고 꺼지는 움직임에 대한 관찰은 지수화풍의 네 가지 요소(四大)를 관찰하는 항목이 있는 몸에 대한 마음챙김 (身念處)에 해당하는 것이기 때문에 권하였다. 이렇게 지도를 받은 수행자들은 배의 움직임을 기본적인 관찰의 대상으로 하여 관찰하였고 그 결과 마음집중이 잘 되었다. 배의 움직임은 분명한 현상이어서 일부러 찾을 필요가 없었다. 이것이 마하시 사야도의 주저인 『위파사나 수행법』과 마하시 수행센터에서 기본적인 관찰의 대상으로 배의 움직임을 가르친 이유이다.

행선의 경우에도, 걷는 동작에 마음챙김(sati, 念)을 지니면서, 동작과 다리에서 일어나는 감각을 중심으로 알아차리라고 한 점, 일상적인 동작을 면밀하게 관찰하라고 한 점은 마하시 수행법을 특징짓는 수행 기법이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움직임의 요소를 일차적인 관찰의 대상으로 하면서, 몸과 마음에서 일어나는 모든 현상을 관찰하는 것이 마하시 위파사나 수행법이다.

수행의 대상은 『대념처경』에 제시되어 있는 네 가지 물질적인 요소와 행주좌와의 일상적인 움직임과 육체적 정신적 현상인 오온(五蘊)과 눈, 귀, 코, 혀, 몸, 마음(안이비설신의)의 여섯 감관에 대한 끊임없는 관찰로 수행이 이어지고 있다. 그 과정에서 욕망이나 분노, 졸음이나 산만한 생각, 의심 등이 떠오르지만, 이것들도 관찰의 대상일 뿐, 알아차리면 된다.

사념처 수행은 일곱가지 깨달음의 요소(七覺支)의 체험으로 향상되며, 궁극적으로는 네 가지 고귀한 진리(四聖諦)에 대한 깨달음으로 완성된다. 이 과정이 『대념처경』의 법념처에 순서적으로 제시되어 있다. 몸과 마음에서 생겨났다가 사라지는 모든 현상에 대한 관찰을 통해 『청정도론』에서 제시하고 있는, 정신적 현상과 물질적 현상을 분명히 구별하는 지혜(名色區別智)에서 시작하는 위파사나 지혜가 펼쳐져 궁극적인 열반에 대한 체험으로 완성된다.

이러한 마하시 수행법은 특정한 선정 수행(사마타)을 미리 닦지 않고 곧 바로 위파사나 수행을 실천하기 때문에, 순수 위파사나(純觀, suddha-vipassana)라고 하며, 마음이 집중된 상태인 선정(禪定)에 머물러 관찰력을 기르지 않는 사마타 수행의 잘못에 빠지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사진설명>마하시 스님(왼쪽에서 네번째)과 그 제자들.

마하시 수행의 궁극적인 목적은 모든 번뇌가 소멸한 아라한의 깨달음을 얻는 것이다. 이 수행법이 『대념처경』을 근거로 하고, 『청정도론』 등의 상좌불교의 주석서에 근거를 두고 있다는 점에서, 초기불교의 정신을 이은 상좌불교의 소중한 수행전통이라고 할 수 있다.

등산과 마찬가지로 실제 수행은 이론적인 지식만으로 목적지에 도달할 수 없다. 안내자의 도움을 받아가면서 한발 한발 구체적인 발걸음을 바른 길을 따라 옮겨 놓을 때, 정상에 오를 수 있듯이, 수행도 스승의 정확한 지도를 받아가면서 열심히 바른 길로 노력할 때, 마음의 번뇌가 소멸한 행복을 자신의 힘으로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많은 성인들이 도달한 그 행복을.


경전연구소 김재성 소장 metta4u@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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