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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도망치니?“이젠 돌아보렴”

기자명 남수연
  • 불서
  • 입력 2004.03.22 13:00
  • 댓글 0

『번뇌 업 고통』 정승석 지음 / 민족사

어린 시절 ‘죽지 않겠다’고 마음먹었던 저자는 철이 나고 인생의 고통을 맛보면서 ‘차라리 빨리 죽는 편이 낫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여전히 문제는 있었다. 죽어 버리고 나면 고통에서 벗어나 자유를 느낄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었다. 동국대학교 인도철학과 교수로 재직중인 저자는 7년전 집필했던 책을 재편집해 다시 발간했다. “다시는 이와 같은 글을 쓸 수 없을 것 같았기 때문”이라는 변으로 당시의 치열했던 고민을 살짝 들춰 보이며.

저자는 번뇌와 업, 고통이라는 단어야말로 인간을 이해하는데 가장 많이 거론되면서도 막상 그 실상에 대한 우리의 주목은 너무도 인색했다고 피력한다. 번뇌, 업, 고통은 버리고 벗어나 가급적 멀리 떨어져있어야 안심할 수 있는 단어들이었던 것이다. 몸에 달라붙은 꽃을 떼어내려 애썼던 사리불처럼 우리는 어디선가 뚝 떨어져 내게 달라붙은 듯한 번뇌를 털어 내려 번뇌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번뇌를 만들어 내는 주체가 자신임을 깨우쳐줄 천녀조차 없으니 우리는 번뇌와 업 고통으로부터 도망치고자하는 마음에 또 다시 끄달려 다니느라 더욱 헐떡일 것이다.

저자는 번뇌, 업, 고통이라는 세 단어에 대해 과감한 정면 돌파를 시도한다. 그러나 그 문체는 매우 차분하고 논리적이며 자신감에 차 있다.

경전에 대한 풍부한 인용과 스스로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적절한 비유도 독자에게 ‘자유’를 얻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는데 일조하고 있다. 8,500원.


남수연 기자 namsy@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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