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들의 세계도 예외는 아니다. 나이 들면 힘없고 외로워지게 마련이다. 수도하는 사람들이 왜 그러냐고 해서는 안 된다. 수행자이기 이전에 하나의 인간이다. 출가 수행자들의 노후 대책을 강구해야 할 때가 이미 지났다. 이것은 개개 수행자들의 문제를 넘어서 불교계 교단적인 문제에서 접근해야 한다. 출가 승려들은 세속인 처럼 가족이 없기 때문에 문제는 더욱 심각할 수 있다. 젊었을 때야 이절 저절 다니면서 수행도 하고 포교도 하지만, 나이 들면 역시 한계가 온다.
노후의 경제 문제는 개인의 문제를 넘어선 사회의 문제이다. 세속에는 연금제도가 만들어져 월급생활을 하는 사람은 그 나름대로 노후대책으로 이 제도를 활용한다. 그리고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사람은 실버타운으로 들어가기도 한다. 불교계에는 이 문제에 대한 대책이 전혀 없다. 그런가 하면 주지 보직을 맡은 스님과 그렇지 않은 스님과의 경제권의 차이는 현격하여 빈부의 격차가 상당히 크다. 많은 사람들이 주지하려고 애를 쓰지만 자리에는 한계가 있다. 사람 다루고 경제적인 운영 감각이 있는 사람은 그래도 인연 따라 도회지에 포교당을 열어 독립된 경제구역을 만들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스님들은 청춘을 불교에 바치고 세월 속에서 남는 것은 늘어가는 나이와 병든 몸이다.
수행이나 학문이 훌륭한 스님들은 제자들이 줄줄이 있어 노후를 보살펴준다지만 그것도 옛말이다. 요즘은 수행 잘하고 학문이 깊다고 주지하는 것도 아니다. 주지도 이제는 선거로 한다. 후보자들은 선거운동도 하고 선거공약도 내 건다. 그나마 문중이 단단한 집안은 돌아가면서 주지 직책을 맡는 혜택을 누리지만 그렇지 못한 스님들은 10년을 넘게 그 절에 살아도 객승이다.
선방이나 강원에서 혹은 행정직에서 이른바 불교의 공적인 일로 일생을 보낸 수행승들이 노후에도 수행하면서 여생을 보낼 수 있는 복지시설이 만들어져야 한다. 제도와 일정한 기준들이 제시되어 수행자들이 마음 놓고 젊은 시절에 불도에 매진 할 수 있는 대책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출가 스님들은 일반 세속인들에 비해 욕심이 적다. 젊어서 잘 수행하고 포교하면 노후에서 그 근력에 맞게 부처님 모시고 세월 마칠 수 있다면, 지금처럼 종교권력에 끼어들려고 하지도 않을 것이다. 출가자들은 심성이 착한 사람들이다.
각 본사별로 대책을 마련하여 노인 스님들이 살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여, 건물 구조도 노인들이 수행하기 편하게 만들고, 간호시설도 갖추고, 건강 검진도 정기적으로 하여, 노인 스님들이 수행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개발해야 할 것이다. 그들만이 별도로 생활을 하면서 거기에 걸맞은 율법도 정착이 되어야 할 것이다.
종단이나 교단 차원에서 전체적으로 이런 일을 실시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다. 예부터 내려오는 이름도 있고 하니 우선 ‘열반당’이라는 이름을 걸고 세속의 인연이 다해가는 수행자들이 마지막을 회향할 수 있는 별당이 마련되어 그들의 젊음을 보답하는 사업이 하루라고 빨리 시작되어야 할 것이다.
신규탁/연세대 철학과 교수
ananda@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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