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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포교, 유아방 설치에서부터”

기자명 윤영자
물질문명이 지나치게 발전하면 종교에 귀의하는 인간의 심의가 얄팍해진다고 한다. 육안으로 보이는 현상들이 적나라하게 분석·규명되고 결과를 예측할 수 있는 혜안이 열려서일까? 이러다 보니 또 한가지 간과해서는 안될 일이 있다. 현대로 다가갈수록 종교에 대한 귀의는 인생행로에서 희망의 싹을 이리저리 첨삭하여 버리고 마지막 촛불을 켜는 심경에 있는 노년층의 몫이 되어 간다는 것이다. 따라서 종교계의 노령화문제는 비단 불교계의 문제인 것만은 아닌 둣 싶다. 개신교나 천주교의 행사에 참여해보면 이러한 당면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고, 문제해결을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고 있는 흔적을 느낄 수 있다. 오늘날 전통적인 불교국가였던 국가들에서 청소년층의 불교신자가 급감하고 있는 현상도 타종교계의 적극적인 교세확장을 위한 포교활동의 결과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오늘날 한국불교가 비판받아왔던 여성대중화현상은 21세기 3F시대에 전통적인 한국불교의 명분을 범세계적으로 유지·계승시킬 수 있는 행운의 요소일 수도 있다. 지식·정보기반사회의 특성을 따라 Feeling(감성)과 Fiction(가상성과 상상력) 및 Femininity(기다림과 인내와 희생 및 봉사)등 3F의 태도가 절실한 현대의 분위기에 앞서, 한국의 여인네들은 모진 탄압에도 한 절 한 절의 간곡하고 절박한 간구와 한마디 한마디 입 속에서 간구하는 기도 속에 깃들인 지극정성과 자신만이 느끼는 희열의 효험에서 오늘의 한국불교는 전승·존립하였다.

그러나 시대가 변한 만큼 그 속에 내재하는 제도와 운영의 변화가 필요한 것 또한 간과되어서는 안 된다. 어린이는 미래의 희망이라고 영국의 문호 키플링(J. R. Kipling)은 일찍이 갈파했다. 아무리 절망스런 오늘이라도 티 없이 맑은 어린아이의 눈망울과 방실거리는 미소를 생각해 보라 ! 새로운 희망의 다짐이 용솟음친다.

2003년도 8월부터 10월까지 조계종 포교원이 실시한 ‘불교계 유치원 현황조사“에서는 전국 8292개 유치원 중 불교계에서 운영하는 유치원의 수는 132개로 전체의 1.6%, 개신교계에서 운영하는 유치원의 수는 303개로 3.7%, 천주교계에서 운영하는 유치원의 수는 192개로 2.3%를 차지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그 어느 쪽도 종교계에서 운영하는 유치원의 숫자는 복지후생국가를 지향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현실에서 상당히 실망적인 비율에 불과하며, 그의 실망적인 정도는 불교계가 가장 심각하다는 점이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이러한 현실의 실상보다는 앞으로 이 정도의 통계도 유지하기가 어렵다는 전망이다. 최근 젊은 학부모들의 동향은 1.17명이라는 저출산율에다 유치원에서부터 영어, 중국어, 일어등 외국어 열풍을 비롯한 양질의 영재교육시스템을 갖춘 시설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유치원기관도 대형화·고급화된 기관만이 생존의 명분이 서는 극심한 M & A현상이 일어나고 있으며, 더구나 최근 국회를 통과한 유치원교육의 의무교육화 입법화의 영향은 이러한 구조조정을 더욱 강화시킬 것이라는 전망이다.

종교의 존재가치는 인간다운 인격양성과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형성에 있다고 본다. 여기에는 투자가 필요할 때 아낌없이 지원을 하는 결단도 필요하다. 불교계도 조기부터 불교도로서의 소양을 갖춘 어린2세들의 인격체양성이 시급함을 인식하고 3000여 조계종 사찰 안에 각각 특성화 있는 유치원이라던가 유아원 또는 유아방의 시설을 갖추어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는 안식처가 제공되어 능력있는 젊은 어머니들이나 종교활동을 갈구하는 어머니들 모두가 안심하고 아이들을 위탁하여 생활의 목적에 부합되는 장이 될 수 있기를 간곡히 바라는 바이다.


윤영자/한국방송통신대 서울 2지역 학장

yjyoun@kno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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