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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주지’되기 갈수록 ‘좁은 문’

  • 교계
  • 입력 2004.03.22 13:00
  • 댓글 0
조계종 고시위, 3·4급 승가고시 강화

태고종, 동방대 승가과 졸업해야 자격


조계종과 태고종에서 스님이 되고 주지 소임을 맡는 일이 더욱 어려워졌다.

조계종은 고시위원회에서 교육체계를 더욱 강화하는 쪽으로 승가고시 제도를 개편했고, 태고종은 동방불교대학 승가과 졸업생에 한해서만 종단 입문을 허용키로 하는 등 양 종단이 스님이 되고 주지가 되는 자격기준을 대폭 강화했다.

<사진설명>조계종 고시위원회는 2월 9일 위원회를 열어 교육강화 방안을 담은 3-4급 승가고시개선안을 확정했다.

조계종은 지난해 ‘선 교육 후 득도’라는 승가 교육체계 정비를 공식 발표한 이후 처음으로 시행하는 3·4급 승가고시 제도를 큰 폭으로 강화했다. “통과의례 정도로만 여겼던 승가고시를 강화해 옥석을 가리겠다”는 종단의 의지를 담아 제도를 변경, 기본적인 교학을 갖추지 못하면 정식 스님이 되거나 사찰의 주지 소임을 맡기 어렵도록 했다.


전과목 논술 시험 방식 채택

조계종 고시위원회(위원장 법산 스님)는 지난 2월 9일 교육원에서 제2기 8차 고시위원회를 열어 이 같은 승가고시 개선안을 확정했다. 고시위원회는 오는 10월 18일부터 승납 10년 이상 스님들의 주지 자격 여부를 심사할 3급 승가고시에서 선 시험 후 고시산림 입방자를 선별하기로 했다. 고시산림 후 시험을 치르던 기존 제도를 뒤바꾼 것이다. 따라서 불합격자는 고시산림 참여 자체가 불가능하게 됐다.

고시위원회는 산림 입방시 치르는 3급 승가고시를 크게 시험(80%)과 수행이력·갈마(20%) 두 분야로 구분해 평가하기로 하고, 과목당 100점 만점에 40점 이상·평균 60점 이상을 취득한 자에 한해서만 합격시키기로 했다.

특히 조계종 소의경전인 좬금강경좭을 필수과목으로 하고, 경·율·론·종무행정 관련 교과목 중 분야별로 1개 과목씩 총 3개 선택 과목 등 4교시로 나눠 치러지는 시험은 논술식으로 진행키로 했다. 또 수행이력을 담은 자필 자기소개서를 제출하도록 해 갈마와 수행이력 평가에 적용하기로 했다.

고시위원회는 또 구족계를 받을 수 있는 4급 승가고시도 오는 3월 12일 김포 중앙승가대에서 개최하기로 하고, 기존의 10과목 50문항에서 10과목 100문항으로 늘려 변별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특히 4급 승가고시에서는 외국인 승려의 한국어 실력을 당락에 반영키로 했다. 고시위원회는 외국인 승려가 한국에서 포교와 수행을 지속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언어 소통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는 데에 뜻을 모으고 갈마(면접고사)시 언어 소통이 되지 않는 외국인 승려는 탈락시키기로 결정했다. 이 같은 고시위원회의 승가고시 제도 개선으로 올 3·4급 승가고시에서는 지난해보다 많은 탈락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태고, 선교육 후득도 본격 시행

태고종 역시 선 교육 후 득도라는 교육방침을 확정하고 동방불교대학에 승가과를 신설했다. 동방대 승가과 졸업생에 한해서만 태고종 승려가 될 수 있는 자격을 부여함으로써 동방불교대학을 승려 양성 전문기관으로 육성하는 한편, 종단 승려의 자질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출가연령을 50세로 제한하고도 원칙이 무너지기 일쑤였던 태고종에서 승려의 자질 향상을 위해 첫 입문 과정부터 자격기준을 강화하겠다고 나선 것은 상당한 변화를 예고하는 일이다.

교육과정 2년의 동방대 승가과는 초발심자경문·사미율의·치문·도서·선요 등 내전과목과 불교기초의식·불교학개론 등 교양과목, 참선·위빠사나 등의 수행과목, 포교론을 포함한 교화과목 등을 교과과정으로 채택했으며 올해부터 시행한다.

태고종의 교육제도 개선과 선 교육을 통한 승려 교육 강화는 기존에 4주 수계산림의 교육의 전부였던 종단 상황에 비춰볼 때 혁신적 내용이다. 따라서 이 제도가 정착될 경우 종단의 면모가 일신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심정섭 기자 sjs88@beopbo.com

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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