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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수행 양현숙 [상]

기자명 양현숙
출산 후 몸-마음이 만신창이 상태

절수행 후 20년 지병 씻은 듯 나아


절은 이제 내 삶의 중요한 요소다. 아침에 일어나서 맨 먼저 하는 것도 절이고 절에 나가서 하는 것도 주로 절이다. 특히 매월 마지막 토요일 법왕정사에서 실시하는 3000배 철야정진 때면 꼭 참석해 가행정진을 하는 것도 벌써 4년째다.

이렇게 절의 좋은 점을 알고 생활화하다보니 주변 사람을 만날 때에도 기회가 있으면 절은 왜 해야 하는 것인지, 또 무엇이 좋은지, 삶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등에 대해 자주 얘기하곤 한다.

내가 절 수행에 반해 버린 것은 몸과 마음의 고통 때문이었다. 20여 년 전, 딸아이를 출산한 이후에 산후조리에 실패하여 그 후로 20여 년 넘게 산후병에 시달려야 했다. 양·한약을 입에 달고 살아야 했던 힘겨운 시간들은 소중한 딸을 얻은 대가치고는 참으로 가혹했다. ‘이렇게까지 살아야 하나’란 생각이 들 정도로 육체적으로 힘겨운 나날의 연속이었다. 몸이 건강하지 못하니 마음의 병까지도 깊어져 별 일 아닌 것에도 쉽게 짜증내고 화를 내곤했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그 와중에도 불교와의 소중한 인연을 놓지 않았었다는 점이다.

하루하루 연명하는 게 고통 그 자체였던 지난 5년 전 어느 날, 우연히 가까운 도반의 권유로 양평 법왕정사에 절 교육을 받으러 가게 됐다. 그것이 내 삶의 전환점이었다.

나는 그곳에서 처음으로 절을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지를 배웠다. ‘절이야 그냥 정성껏 하면 되지’란 생각은 크게 잘못된 것이었다. 처음 절을 시작할 때 괴로움이 얼마나 컸던지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무릎 관절에서는 ‘뚝! 뚝!’하는 소리가 나고, 허리는 끊어질 듯 아팠다. 절을 할 때마다 꺾어야 하는 발가락도 부러져 나가는 듯 했다. 손톱 밑에 바늘을 꽂는 고통이 이와 같을까. 그러나 주지 청견 스님은 고통스러운 부분에다 대고 “부처님 고맙습니다”를 대입하여 수행을 하다보면 고통은 사라지고 몇 십년 묵은 지병도 씻은 듯이 낫게 된다고 장담하시는 게 아닌가. 오랜 세월 산후병에 시달려 몸과 마음이 지칠 대로 지친 나는 스님의 말을 그대로 믿고 받아들였다. 그리고 나는 “그래, 바로 이것이다, 나를 살리는 방법은 이 것밖에 없다”는 결심을 하고 죽을 각오로 절 수행에 매달렸다.

절에서는 물론 집에서도 부지런히 절을 했다. 그리고 얼마 후 마지막 주 토요일에 있는 철야 3000배 정진에 도전했다. 숫자를 헤아리는 대신 스님의 우렁찬 죽비 소리에 맞추어 절을 했다. 그리고 “부처님 고맙습니다”를 한 배에 세 번씩 가슴에 새겨 나갔다. 이렇게 하니 나중에는 정말 부처님께 감사한 마음이 북받쳐 올랐고, 뜨거운 감사의 눈물이 솟아났다.

이 “부처님 고맙습니다”라는 말의 효과는 직접 경험해 본 사람만이 느낄 수 있다. “부처님 고맙습니다”라는 말을 마음속으로 계속하다보면 어느 순간 자동으로 염불이 되는 때가 오는데 이 때는 자기도 모르게 자신의 호흡이 이전과는 완전히 바뀌어 있음을 알게 된다. 그 때는 말로 할 수 없을 만큼 편안해진 호흡에 불안감이나 초조함이 사라진 절대 안정의 상태를 유지할 수 있게 된다.

어쨌든 이렇게 시작된 절은 나의 몸과 마음을 완전히 바꿨고, 새 삶을 살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양현숙/가정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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