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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노다순지 교수와의 e-mail 일문일답

기자명 법보신문

“티베트 논리학 인도보다 실용적”

-인도불교논리학과 비교할 때 티베트 승원 논리학은 아직 많이 연구된 분야가 아닙니다만,앞으로의 세계적인 연구동향은 어떻게 진행될 것으로 보십니까?

순수한 교학적 의미의 논리학이란 관점에서 보면, 뒤라시스템은 인도논리학 정도의 엄밀함은 다소 떨어집니다. 그러나 이 시스템은 철저하게 교육적인 효과를 제일의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다르마(속성)를 통해 모든 존재들을 이해하고, 그들 모든 존재들이 본성을 가지지 않음을 학습자로 하여금 체득하는 데 목적을 두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존재의 속성에 의해 사로잡힌 사고방식을 철저히 단련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그 점에서는 인도논리학보다 실용적일 수도 있지요. 필시 앞으로는 이 “논리학이 가진 불교학적 측면”이 보다 주목받으며 연구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현재 일본의 티베트학 연구는 어떠한 경향을 보이고 있으며, 또 어떻게 변화하리라고 생각하시는지요?

논리학 혹은 뒤라시스템, 그리고 넓은 의미의 티베트식 불교학 연구까지 후쿠다 요이치(福田洋一) 씨와 그 주변의 비교적 젊은 연구자들을 중심으로 연구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특히 티베트학의 관점에서 주목되는 점은 국립 민족학박물관의 나가노야스히코(長野泰彦) 선생을 중심으로 한 본(Bon)교 연구가 체계적으로 진척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민족학자들과 언어학자들을 포함한 형태로 다면적인 성과가 기대됩니다.

또한 미술 분야에서는 도상학연구(iconography)의 방법론이 더욱더 진척되어 미술양식과 화파(畵派), 그리고 특정한 화가를 좇는 미술사적 연구가 한층 진전될 것입니다.

한편 역사학으로서의 티베트학은 몽골역사와 만주사, 게다가 오이라트사 분야와의 교류가 점점 더 빈번해지지 않을까요? 자료 면에서도 상호간에 참조하지 않으면 안될 상황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동양사를 한문 전적만으로 말하던 시대는 이미 과거의 이야기입니다. 동양사라는 개념 자체가 무너지고 있으니까요. 한국사의 경우에도 고려사를 말할 경우 몽골제국사나 티베트사를 제쳐놓고 말하는 것은 이미 불가능한 일이겠지요.


-선생님이 가지고 계신 향후 연구계획은 어떠하신지요?

현재는 미술양식의 변천과 색재(色材) 연구를 더욱 진행시켜 보려고 합니다. 그런데 최근에 느낀 점은 색재의 연구가 티베트에서는 약학 분야에 포함된다는 점입니다. 그들의 과학지식의 역사는 매우 놀라운 것입니다.

문헌학 분야에서는 울란바토르 사본 가운데 깡규르(불설부)를 연구 중입니다. 이것은 티베트의 불교문헌 성립사를 이해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사본세트라고 판단됩니다. 한 가지 더 주목하는 점은 티베트어 번역문헌들의 오역에 관한 것입니다. 그러나 이 분야는 연구대상이 되는 어학에 관한 역량 면에서 볼 때 반드시 공동연구가 필요할 것입니다


-티베트학을 연구하려는 한국의 학생들에게 권유하고 싶으신 커리큘럼이나 조언이 있다면 한 말씀 해주십시오.

존대말 체계 같은 것을 보면 한국어와 티베트어 사이의 거리는 필시 일본어와 티베트어 사이보다 더욱 가까울 것으로 느껴집니다. 예를 들어 일본어와 한국어에서 한문을 제거한다면 티베트어와의 공통점은 더욱 분명히 드러날 것입니다. 이러한 언어적 특징에 주목한다면, 티베트어 불교문헌의 해독은 일본과 한국의 연구자들 사이에서 보다 괄목할만하게 진척되어야만 할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서구인들이 갖지 못한 우리들만의 학문적인 무기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점은 서구 중심의 콤플렉스에서 벗어나 글로발한 아카데미즘을 구축하고 모두가 대등한 입장의 연구자가 되겠다고 하는 자각입니다. 동일한 코드(code)와 동일한 룰을 가지고 플레이하는 것이므로, 겸허하게 상호 존중하면서 대등한 존재가 될 필요가 있습니다.


-앞으로 한국에 방문하실 의향은 있으신지요? 만일 있다면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물론 기회가 닿으면 방문해 보고 싶습니다. 산스크리트어를 포함하여 영어 등 서양 언어의 관점에서 바라보던 관점에서 벗어나, 티베트학에 접근하는 환경을 조성하는 일에 저는 항상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티베트어와 언어적으로 유사한 구조를 가진 한일 양국의 학생들과 함께 그러한 관심을 공유해 보고 싶습니다.

만일 그러한 일에 제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다면 무엇이든 하고싶군요. 하지만 소속 중인 대학에서의 일이 많아서 생각대로 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하여간 가능한 한 빈번히 교류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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